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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 칼바람과 암릉 - 포암산 (충주) - 2017.12.16 본문

산행기-국내/충청

겨울 칼바람과 암릉 - 포암산 (충주) - 2017.12.16

삼포친구 2017. 12. 16. 2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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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 칼바람과 암릉 - 포암산 (2017.12.16)


ㅇ 산행지 : 포암산(962m) (충주)
ㅇ 산행코스 및 시간 : 미륵사지(11:50) -> 하늘재(12:30) -> 정상(14:15) -> 미륵사지(16:40) (총 4시간 50분)


2017년도 이제 보름밖에 남지 않았다.
올해는 정말 많은 일이 있었고.. 그 많은 일들이 산꾼에게는 충격적인 것이었다.
세상이 모두 무엇에 혼을 빼앗긴 채 미쳐서 돌아가는 듯한 느낌이다.
권력을 잃은 자들은 모두 죄인이 되고.. 권력을 얻은 자들은 어느새 정의가 되어 칼춤을 춘다.

욕심을 부리는 것은 아니지만.. 올해는 산행횟수도 예전만 못하다.
간신히 30회를 넘기고 있다.
본격적인 겨울.. 서쪽지방으로는 눈소식이 있다.
충주의 포암산을 찾는다.
지난번 수안보 연수때 미륵사지에서 이어지는 하늘재길을 보고 조만간 찾기로 했던 산이다.
아내와 함께.. 애마를 몰아 미륵사지에 도착한다.
날씨가 쌀쌀하고 바람이 강하게 분다.
미륵사지 미륵부처님은 지금 치료 중이시라 보호막으로 가려있고.. 거대한 사진이 미륵부처님을 대신한다.
지금이야 말로 혼란한 세상을 다스릴 미륵이 나타나야 할 시기가 아닌가..
미륵사지를 지나 하늘재길을 따라 오른다.
쌀쌀한 날씨에 녹은 눈이 그대로 얼어 있는 빙판길이다.
넓직한 완만한 경사의 길을 걸어 하늘재에 이른다.
하늘재.. 주변의 문경새재나 이화령에 비해 경사가 완만해 보이고.. 그 이야기는 신라시대 마의태자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미륵사지


↑하늘재 입구


↑하늘재길


↑연아나무


↑하늘재산장


하늘재에 이른다.
탐방관리소가 있고.. 작은 하늘재산장이 있고..
문경에서 오르는 길은 포장도로라 차량도 올라오고..
충주에서 오르는 길은 비포장이라 차량이 오르기 어렵다.
하늘재전망대에는 거대한 백두대간 하늘재의 표지석이 있다.
포암산의 암봉이 눈에 들어온다.


↑하늘재전망대의 표지석


↑하늘재에서 포암산


하늘재에서 본격적인 산행이 시작된다.
가파른 오름길.. 산성의 흔적이 남아있는 곳을 지나고.. 계단 오르막에서 주흘산으로의 조망이 트인다.
중부내륙고속도로를 타면 항상 보지만.. 볼 때마다 웅장함을 느끼는 산이다.
고도를 높히고.. 넓적하고 미끄럽지않은 바위암릉을 지난다.


↑산성터


↑기암


↑계단오름길에 하늘재와 남으로 주흘산


↑암릉


주능선길에 오른다.
언제 내렸는지 눈이 쌓여있고.. 능선 아래에서는 예상치 못했던 칼바람이 분다.
추운 날씨에 칼바람이라.. 금새 볼때기가 떨어져 나갈 것 같고.. 정신이 혼미해 지는 듯 하다.
바람이 강하다는 일기예보는 알고 있었지만.. 아무리 강풍이 불어도 산속은 아늑하다는 것을 산꾼은 알고 있다.
그러나 능선은..
아무 생각없이 오르는 일에 집중한다.
나무의 방풍을 받지 못하는 계단은 더욱 칼바람이 분다.
계단에서 서쪽으로 조망이 트인다.
조령산, 깃대봉, 신선봉, 북바위산, 박쥐봉, 용마산, 월악산까지..
철계단을 지나고.. 가파른 경사의 암릉길이 이어진다.
크고 넓적한 암반조각의 중간 중간에는 눈이 있어 마음놓고 발을 디딜 수도 없고.. 오름길이지만 내려올 길을 먼저 걱정하며 힘겹게 오른다.


↑능선


↑철계단에서 서남으로 조령산(좌), 깃대봉(중), 신선봉(우)


↑서로 신선봉, 북바위산, 박쥐봉


↑계단 오름길


↑계단에서 박쥐봉(좌), 용마산(우)


↑서북으로 용마산(좌), 월악산(우)


바위봉의 정상에 오른다.
커다란 정상표지석이 산꾼을 맞는다.
주변에 나뭇가지가 가리기는 하지만.. 동서남북으로 조망이 트인다.
능선의 칼바람에 기세가 눌려.. 정상에는 얼마나 더 센 바람이 불까 걱정했는데.. 정말 이상하게도 정상에는 바람이 불지 않는다.
오히려 겨울 햇볕에 따뜻함을 느낀다.
동서남북 조망을 즐긴다.
지난번 아내와 함께 올랐던 월악산 영봉은 오늘도 어김없이 그 위용을 자랑한다.


↑정상


↑정상에서 북으로 월악산(좌)과 만수봉(우)


↑동쪽으로 대간능선


↑동남쪽 조망


↑남으로 운달산


↑남으로 주흘산


↑정상에서


정상에서 오름길을 되돌아 하산한다.
보통은 하산길이 시간이 덜 걸리겠지만.. 겨울의 암릉은 다르다.
눈이 쌓인 바위는 오름길보다 내림길이 더 위험하니..
반은 두발로 걷고.. 반은 네발로 기고..
아내는 특히나 미끄러운 경사길에 약하니..
오르는 시간이나 내리는 시간이나 똑같다.
가파른 암릉길을 무사히 하산하고..
하늘재에서 미륵사지까지의 군데 군데 빙판길에서 아내는 두번이나 미끄러진다.
어쨋든 다치지않고 무사히 하산..
돌아오는 길에 뜨끈한 순대국밥으로 얼어버린 속을 녹인다.


↑하산길


↑하산길에 정상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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