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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을 지키려는 의지 - 북한산 - 2005.03.19 본문

산행기-국내/서울

서울을 지키려는 의지 - 북한산 - 2005.03.19

삼포친구 2005. 7. 9. 1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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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을 지키려는 의지 - 북한산


북한산을 다시 찾았다.
산행코스 및 시간은 정진매표소(11:30) -> 비봉능선 -> 문수봉(14:40) -> 대동문(15:45) -> 진달래능선 -> 백련사(16:30)


북한산을 다시 찾는다.
독바위역에서 내려 앞선 산꾼들을 따라 마을의 골목길을 지나니 곧바로 산행이 시작된다.
시간은 이미 11시 30분.. 조금 늦은 산행 아닌가?
북한산이야 서울시내 어디서나 볼수가 있지만 자꾸 이끌리는 것이 최근의 수도이전과도 무관하지 않다.
산행을 시작하고 조금 오르니 곧 이어 족두리봉이 나타난다.
족두리 위에는 사람들이 꽉 차있고.. 왼쪽으로는 웅장한 모습의 응봉능선이 보인다.
족두리봉을 우회하여 앞으로 나가는데 가파른 향로봉과 본격적인 북한산 암릉이 시작된다.


족두리봉 (2005.03.19)


향로봉 (2005.03.19)


가파른 바위능선을 올라 향로봉에 도달한다.
북한산의 전경이 한눈에 들어온다.
비봉.. 문수봉과 의상봉능선..사자능선.. 보현봉.. 그리고 멀리 백운대까지도 한눈에 들어온다.
그러나 카메라의 시야는 인간의 시야보다 작아서 세번으로 나누어 찎어도 그 전경을 모두 담아내지 못한다.
웅장한 북한산.. 정말 세계 어느 도시가 이렇게 아름답고 웅장한 산들을 갖고 있을까.. 천혜의 복받은 도시.. 하느님의 축복을 받은 도시..
이곳이 서울이다.
후세의 우리들이 제대로 자꾸지 못했다면 그것이 잘못일까.. 이제부터 다시 가꾸어간다면 늦은 일일까..


향로봉에서 본 북한산 파노라마 (2005.03.19)


비봉과 그 뒤로 문수봉(왼쪽), 보현봉(오른쪽) (2005.03.19)


향로봉에서 비봉까지는 10분이 채 안걸리는 평탄한 능선이다.
바위를 직접 오르려다 우회하고 뒤에서 오른다. 10여년전에 와 본 기억하게 되살아난다.
그때는 비봉 아랫쪽에 군부대도 있었던 것으로 기억이 나는데...
비봉 위에는 진흥왕이 국력을 키워 서울을 차지하고 세웠다는 진흥왕순수비가 있다.
나이들어 보이는 한 분이 진흥왕순수비 옆에 걸터 앉아 열심히 진흥왕순수비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예전부터 이 아름다운 서울을 차지하기 위해서 얼마나 많은 싸움과 희생을 치렀을까..
그리고 삼국에서 마지막으로 서울을 차지한 신라는 결국 반쪽통일이지만 삼국을 통일한다.

뒤돌아 본 비봉의 뒷모습은 마치 밀짚모자를 쓴 사람의 뒷모습과 흡사하다.


비봉(위에 진흥왕순수비) (2005.03.19)


비봉의 뒷모습 (2005.03.19)


비봉을 지나고.. 사모바위에 도달한다.
오늘도 많은 사람들이 사모바위 찾았다. 사모바위 공터에 산꾼들이 꽉 차있다.
점심식사를 할까하다.. 조용한 자리를 찾아 계속 앞으로 나아간다.
이제 문수바위가 기다리고 있다. 계획은 문수바위에 올라서 점심식사를 하는 것이었지만..
시간은 이미 1시반이 지났다.
사모바위에서 평탄한 능선을 따라 돌문바위를 지나고 서서히 문수봉을 향한 오르막이 시작된다.
이쯤에서 휴식도 취할겸.. 식사도 할겸.. 적당히 조용한 장소를 찾아 간단히 컵라면에 쏘세지 두개로 점심을 먹는다.


사모바위를 지나서 뒤돌아보니.. (2005.03.19)


돌문바위 (2005.03.19)


한참을 쉬고 커피까지 마시니 이제야 살것 같다.
이제 문수봉을 향해 출발한다.
문수봉의 바위는 거의 수직벽이다. 어디로 오를까 길을 찾지 못하여 허둥거리고 있는데.. 여성 산꾼이 둘이서 잘도 올라간다.
잠시 올라가는 것을 보고 마음을 정리하는데.. 문수봉 바위 절벽의 소나무가 힘을 더해준다.
이런 것을 릿지라고 하는 가 보다. 손끝과 발끝의 힘으로만 바위에 매달려 오른다. 스파이더맨이 된 기분으로...
이럴땐 몸무게가 가벼운 것에 한없는 고마움을 느낀다.
이렇게 문수봉을 올랐다.

문수봉을 지나고.. 이제 올라올 만큼 올랐다. 문수봉부터 산성이 시작되는 국기봉까지는 아기자기한 바위능선..
국기봉 전에 개구리들이 여러마리 올라앉아있는 듯한 바위가 신기하다.
그 바위를 우회하여 오르고.. 이내 아슬아슬한 바위능선도 무사히 통과하고.. 국기봉에 오른다.
국기봉에서는 백운대까지의 산성능선이 한눈에 들어온다.


문수봉의 소나무 (2005.03.19)


국기봉 전의 기암 (2005.03.19)


산성 중간의 돌문바위 (2005.03.19)


이제부터는 오르락 내리락을 반복하는 산성능선이다.

서울을 끝까지 지켜내겠다는 선조들의 의지가 보인다.
북한산성은 백제때부터 토성을 쌓기 시작하여.. 고구려, 신라순으로 그 성을 차지하고..
고려때는 방치되었다가 조선 숙종때 석성으로 지금의 형태를 갖추었다 한다.
지금도 군데군데 예전의 모습이 남아 있으나.. 대부분은 새롭게 복구를 한 모습이다.
산성에서 바라보는 서울의 하늘은 맑은 날씨임에도 깨끗하지가 않다.

산성을 따라 계속 오르락 내리락을 반복하는데..
험한 바위능선을 따라가며 쌓은 산성의 모습은..
그 당시는 전쟁에 대비해서 쌓은 성이었겠지만 지금은 성이라기 보다 차라리 예술작품으로 보인다.
대남문, 대성문, 보국문, 대동문까지.. 산행은 이어지고..
대동문에 와서.. 계속 백운대로 갈까.. 하산을 할까 고민한다.


고민이 시작되는 순간 이미 의지는 약해지고.. 산행은 끝이 나버린다.


북한산성 (2005.03.19)


이쯤되면 산성도 예술 (2005.03.19)


백운대까지의 산성 주능선 (2005.03.19)


대동문 (2005.03.19)


하산은 계절에 맞지않는 진달래능선을 택한다.

평탄한 바위능선길이 다리의 피로를 풀기에 적당하다.
대동문을 출발한 지 1시간만에 백련사에 도달하여 오늘의 산행을 마친다.


진달래능선 암릉 (2005.03.19)


하산길의 만경대와 인수봉 (2005.0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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