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따라 구름따라

불교 최초 도래지 - 불갑산 (영광) - 2009.04.22 본문

산행기-국내/전라

불교 최초 도래지 - 불갑산 (영광) - 2009.04.22

삼포친구 2009. 4. 22. 20:26
728x90

불교 최초 도래지 - 불갑산 (2009.04.22)


ㅇ 산행지 : 불갑산 (영광, 516m)
ㅇ 산행코스 및 시간 : 불갑사(10:30) -> 덫고개 -> 법성봉(11:00) -> 장군봉(11:35) -> 연실봉(정상)(12:10) -> 해불암 -> 동백골 -> 불갑사(13:30) (총 3시간)

출장지가 곳곳에 흩어져 있다는 것도 좋은 일이다.
이렇게 건수가 있을 때마다 먼 산행을 즐길 수 있으니...
출장 일행중 2명은 어제 일을 마치고 오후 늦게 올라가고.. 산꾼은 혼자 남아 불갑산을 찾는다.

불갑산은 우리나라 최초의 불교도래지라는 의미의 불갑사(佛甲寺)를 감싸고 있는 산이며 가을이면 꽃과 잎이 만날 수없는 사랑의 전설이 담겨있는 상사화(꽃무릇)로 유명하다.
지금은 봄철이니 상사화는 기대할 수 없으나.. 조금은 영적인 느낌이 드는 불갑산이 기대된다.

불갑사에 도착하여.. 산행준비를 하고.. 지도를 보아 가며 불갑사를 왼쪽으로 끼고 도는데.. 근처에 보여야 할 들머리가 보이지 않는다.
근처에 물어 볼 만한 사람도 없고.. 왔다 갔다 하기를 몇번.. 속는 셈치고 아니면 길을 개척하면서 라도 오를 심산으로 외진 곳을 따라가니.. 반가운 리본이 보인다.
비탈길을 잠깐 올라 덫고개에 도착하고 이어 능선길이 시작된다.

이어 장군봉까지 이어지는 능선은 평탄한 길이다.
평일이라 산을 찾은 사람도 거의없고.. 고요함을 만끽하며 산행을 즐기는데.. 바로 머리위에서 헬기소리가 정적을 깬다.
무엇인가를 산위로 열심히 실어 나른다.


↑기암


↑노적봉 직전 전망대에서 불갑사


↑법성봉(앞)과 장군봉(뒤)


↑머리위에 헬기가..


그 무엇인가는 장군봉에 올라서 그 이유를 알았다. 단풍나무 묘목과 지지대.. 불갑산을 단풍나무로 꾸미려나 보다.

덫고개를 올라.. 노적봉, 법성봉, 장군봉을 지나고.. 평탄한 능선은 암릉으로 바뀐다.
불갑산의 바위는 모양도 특이하고 구성도 특이하다. 마치 거친 골재와 시멘트를 섞어 콘크리트를 만들어 놓은 듯이 작은 돌들이 서로 엉겨붙어 큰 바위를 이루고 있다.
마이산의 마이봉도 이런 모습이었던 것 같다.

암릉의 일부는 직접 오르고 조금 험한 암릉은 우회하고.. 불갑산의 정상인 연실봉이 점점 가까워진다.


↑장군봉 오름길 (참식나무숲)


↑기암 (두꺼비 같기도 하고..)


↑기암


↑암릉과 연실봉 (정상)


산행 1시간 30분만에 정상에 오른다.
주변에 높은 산이 없이 영광벌과 함평벌의 사방이 시원하게 들어온다.
기념촬영을 하고 차가운 삼각김밥 2개로 허기를 채운다.
이꼴이 뭐람.. 이미 익숙해졌지만.. 혼자 즐기는 식사 시간에.. 가끔은 처량함을 느끼기도 한다.


↑지나온 암릉


↑연실봉 (정상)


하산길은 해불암을 거쳐 꽃무릇과 참식나무 자생지인 동백골 방향이다.
경사가 심하지 않은 너덜지대 계곡으로 하산한다.
하산길에 방목된 흑염소 세마리가 평화롭게 풀을 뜯다가 산꾼을 보자 놀라 달아난다. 녀석들 놀라긴 누가 잡아먹나??
그리고.. 꽃무릇 자생지.. 꽃은 없고 줄기인지 잎인지 구분이 안되는 것이 마치 홍수에 휩쓸린 듯이 모두 쓰러져있다.
겨우내내 쓰러진 채 자란 것인지.. 빙해를 입어서 쓰러진 것인지..
남들은 모두 봄에 꽃을 피우는데.. 꽃무릇은 가을이나 되어야 꽃을 피운다.

웬지 신령스러운 느낌을 줄 것이라는 선입견과는 다르게.. 불갑산은 그저 평범한 산이다. 평범함에 신령스러움이 녹아있는 지도 모르겠다.
불갑사로의 하산을 마친다. 돌아오는 길에.. 불갑사 근처의 논에 가득 심어진 유채꽃이 꽃무릇을 보지 못한 아쉬움을 달래준다.


↑하산길 흑염소


↑꽃무릇(꽃은 안보이고..)


↑하산후 불갑사와 불갑산


↑유채꽃

728x9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