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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숨은벽 - 북한산 - 2008.09.06 본문

산행기-국내/서울

아! 숨은벽 - 북한산 - 2008.09.06

삼포친구 2008. 9. 6. 2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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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숨은벽 - 북한산 (2008.09.06)


ㅇ 산행지 : 북한산
ㅇ 산행코스 및 시간 : 사기막(11:00) -> 숨은벽능선(11:50) -> 숨은벽(12:20) -> 위문(13:50) -> 영봉(15:00) -> 육모정 갈림길(16:40) -> 우이동(17:10) (총 6시간 10분)

북한산 산행에 나선다.
지난번에 가려다 못갔던 상장능선을 오를 계획이다.
아침 일찍 서둘러 출발했지만 용인에서 가기에는 만만한 거리가 아니다.
출발한지 2시간여 만에 상장능선의 들머리인 솔고개에 도착한다.
그런데 이게 웬 날벼락?? 솔고개-상장능선-육모정 구간이 출입금지 구간이라는 플래카드가 나부끼고 있다.
위반하면 벌금 50만원이라는 무시무시한 경고문과 함께.. 더군다나 언제부터 언제까지 라는 기간도 없다.
이미 먼저 도착한 몇명의 산꾼들은 투덜거리며 발길을 돌리고 있다.

50만원을 무시하며 입장할 정도의 강심장이 아니라 산꾼도 발길을 돌려 다시 버스를 타고 사기막으로 향한다.
사기막 입구를 들어서는데.. 솔고개에서 보았던 것과 똑같은 모양과 내용의 플래카드가 걸려 있다.
설마 넓은 계곡을 모두 출입금지 했으랴.. 한쪽으로는 오를 수 있겠지.. 생각하며 계곡으로 들어선다.

출입금지 구역은 철조망이 쳐져있고.. 몇개의 당집을 지나.. 산행로 들머리로 보이는 곳에 철조망 문이 개방되어 있고.. 문에는 친절하게 등산로 <- 왼쪽 이라는 글씨가 쓰여있다.
발걸음을 되돌리기엔 이미 너무 많이 와 버렸다. 그렇게 산행을 시작한다.

오름길 군데 군데 노인네들이 다람쥐들의 겨울먹이를 도둑질하고 있다.
올해는 유난히 도토리가 풍년인 듯 싶다. 길에 도토리가 어지럽게 널려있다.
50분 정도를 걸어서 숨은벽 능선에 도달한다. 시야가 확 트인다.
숨은벽의 가파른 바위벽이 눈에 들어오고.. 건너편으로 오르려다 못 오른 상장능선.. 그리고 그 뒤로 도봉산이 보인다.


↑숨은벽이 보인다.


↑숨은벽 계곡


↑상장능선


↑상장능선 (멀리 도봉산)


↑숨은벽이 점점 가까이


숨은벽을 바라보며 암릉을 따라 오른다.
주변의 높은 바위봉들에 가려있어 숨은벽이라 하는 모양이다.
높이는 낮지만 그 날카로운 위용은 인수봉에 뒤지지 않는다. 뒤돌아 보니 지나온 능선이 시원하게 펼쳐진다.
잠시 휴식을 취하며 가파르게 솟아오른 숨은벽에 감탄한다.
어떤 고난과 역경에도 굴하지 않는 한국인의 기개를 보는 것 같다.


↑지나온 능선


↑지나온 능선


↑숨은벽 아래 절벽


숨은벽이 점점 가까워진다.
자세히 보니 저 가파른 벽에 개미만한 사람들이 겁도 없이 자일에 온몸을 의지한 채 매달려 있다.
숨은벽의 왼쪽은 인수봉의 뒷모습이며.. 오른쪽은 만경대의 뒷모습이다.

산꾼은 어디로 올라야 하나?
숨은벽으로 직접 오르지 못하고.. 숨은벽 아래를 돌아 오르는 우회길을 택한다.
길은 가파른 계곡 오름길이다.

그리고 그 길은 인수봉과 백운대의 사이로 통한다.


↑숨은벽


↑숨은벽


↑인수봉


↑멀리 수락산과 불암산


백운대를 끼고 돌아 위문에 도달한다.
위문에서 만경대와 백운대가 지척이다.
백운대는 눈으로 확인만 하고.. 백운대를 배경으로 기념사진을 찍으며.. 정상으로 오름은 생략한다.

그리고.. 백운산장 방향으로 하산한다.
하루재에 도착해서.. 도선사 방향으로 하산을 하려다 생각을 바꿔 상장능선에 남은 미련을 달래고자 영봉을 지나 육모정고개로 향한다.
영봉은 북한산에서 영원히 산과 함께 살고 있는 영혼들을 달래기 위한 곳이다.
물론 사고였겠지만.. 얼마나 산이 좋았으면 목숨까지 걸었을까.. 영봉에서 보는 인수봉이 웅장하다. 멀리 도봉산도 상장능선과 함께 잘 보인다.
육모정고개로 향하는 길은 숨은벽 능선과는 너무나 대조적으로 평탄한 능선이다.

산행을 마치는 아쉬움으로 발걸음을 재촉하지 못하고.. 하산길에 휴식을 취하며 30분정도의 달콤한 낮잠을 즐기고.. 오늘 산행을 마친다.


↑위문에서 만경대


↑백운대(정상)를 배경으로


↑백운산장에서 인수봉


↑영봉에서 인수봉


↑영봉에서 도봉산


↑코끼리바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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