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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왕산 - 2006.12.02 본문

산행기-국내/서울

인왕산 - 2006.12.02

삼포친구 2006. 12. 3. 14: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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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왕산 (2006.12.02)


ㅇ 산행지 : 인왕산 (서울, 338m)
ㅇ 산행코스 및 시간 : 독립문역(10:00) -> 범바위(10:40) -> 정상(11:00) -> 간식 -> 기차바위(11:40) -> 아파트(12:00)

연초에 찾은 인왕산을 다시 찾는다.
부서 산우회의 마지막 산행이라 가벼운 산행으로 올해를 벌써 마무리하려 한다.

전날 과음을 한 탓에 일어나기 싫지만.. 부서산행이라 어쩔수 없이 일어나 짐을 꾸린다.
아침을 먹고.. 9시30분까지 독립문역으로 가야 하는데.. 버스는 자주 없고..
용인에서 출발하는데.. 전날 온 눈이 녹았다가 다시 얼어있어 길이 아주 미끄럽다.
주변 산을 보니 눈이 아직 녹지 않은 채로 남아 있다.
운이 좋다면 인왕산에서 눈내린 북한산의 모습을 볼 수 있겠다.. 기대하며 버스에 오른다.
약속시간이 지나자 전화벨이 울린다. 사람들 다 모여있다고.. 먼저 올라가라 하고 여유있게 산행을 시작한다.

아파트 공사중으로 여기저기가 막혀있어 산입구를 찾는데 한참이나 애를 먹는다.
현대아파트를 지나 간신히 산입구를 찾아 오른다.


산성 틈으로 선바위


오름길


산성을 따라 산을 오르는데.. 조금씩 주변이 눈에 들어오고...
옆으로는 선바위가 멀리 보이고.. 윗쪽으로는 아이를 업은 어미 모습의 모자바위가 보인다.
모자바위 아래에는 추위를 피해 따뜻한 곳으로 날아드는 비둘기들로 붐비다.

범바위를 지나고.. 이름모를 나무의 열매가 찬바람에 황량함을 더한다.
희뿌연 하늘의 서울시내가 한 눈에 들어 온다.
머리위의 하늘은 맑은데.. 가시거리는 멀지 않다.


모자바위


모자바위 아래 비둘기


정상에 오른다. 앞서 출발한 일행들이 모두 정상에 올라있다.
뒷쪽으로 북한산이 위용을 들어낸다.
서울에는 어젯밤에 눈이 오지 않은 모양이다. 눈이 덮힌 북한산을 볼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꿈은 무너지고...
오른쪽 아래로는 이 나라 최고의 권력자가 있어 말도 많고 탈도 많은 푸른기와집이 보인다.
600년 도읍지의 모습도 보인다.
국민들이 얼마나 태평성대를 원하고.. 성군을 원했으면.. 산 이름까지도 인왕산(仁王山)이라 했을까...
저 곳을 거쳐간 많은 사람들 중에 인왕산의 의미를 새기며 태평성대를 만들어 간 이들이 얼마나 될까...

지금 저곳에 있는 권력자는.. 국회 청문회장에서 과거 군사정권 권력자에게 명패를 집어던지며 불호령을 내리던 사람이다.

그 인기를 몰아 새로운 개혁을 이루겠다며 세상에 불만이 가득차서 세상바꾸기 좋아하는 사람들의 맹목적인 지지를 받아 권력을 차지했다.

그러나 그가 외치는 개혁은 그 만의 개혁이었고.. 국민들은 더 이상 그를 지지하지 않는다.

이제 그는 "나를 괴롭히면 더이상 권력을 갖지 않겠다며".. 국민들을 향해 협박하고 있다.
"국민들은 하루하루를 보고 살지만 정치가는 50년을 보고 살아야 한다"며 자신의 정책을 이해하지 못하는 국민들을 나무라고 있다.
집권할때는 참여정부를 내세웠으나.. 이제는 국민들의 참여기회를 박탈한 채 일방적인 지지만을 요구하고 있다.

오늘따라 인왕산에서 보는 푸른기와집이 초겨울 찬바람과 어울려 차갑고 쓸쓸하게 보인다.


범바위를 지나고..


정상에서 서울시내


정상에서 푸른기와집


정상


정상에서 잠깐 휴식을 취하고.. 기차바위 능선을 지나 홍제동방향으로 하산한다.
2시간의 산행에 땀이 났는지 말았는지 구분이 되지 않는다.

하산후에는 부서후배의 결혼식장으로 향한다.
산행복장으로 나타난 초췌한 모습의 7명의 하객들 때문에 다른 축하객들이 당황한다.


정상에서 기차바위 능선과 북한산


하산하며 기차바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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