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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을 기다리며 - 대야산 (문경) - 2006.09.30 본문

산행기-국내/경상

가을을 기다리며 - 대야산 (문경) - 2006.09.30

삼포친구 2006. 10. 1. 1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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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을 기다리며 - 대야산 (2006.09.30)


ㅇ 산행지 : 대야산 (경북 문경시, 930m)
ㅇ 산행코스 및 시간 : 버리미기재(10:20) -> 곰넘이봉(10:50) -> 미륵바위(11:10) -> 촛대봉(11:30) -> 정상(12:40) -> 밀재 -> 용추계곡 -> 하산 (15:20) (총 5시간)

추석황금연휴다.
10월 2일은 회사창립일이라 쉬고.. 10월 4일은 샌드위치 데이라 휴가내고 건너뛰고...
생각같아서는 백두산이라도 갔다오고 싶지만.. 여의치 않다.

10월 3일과 5일은 산행일정을 잡았는데.. 9월 30일이 문제다.
어느 산을 갈까 고민하는데.. 천성적으로 타고난 게으름 때문에 단독산행도 무리고 해서...
인터넷에서 카페형태로 운영되는 적당한 산악회를 찾았다.
부랴부랴 회원가입을 하고.. 출발전날밤 늦은 11시에 산행예약을 한다.
접수가 되었는지 확신도 없는지라 무작정 차 시간에 맞춰 나가보고 안 되면 북한산으로 가고...


오름길에 대야산(우)과 조항산(좌)


아침 출발 전에 전화를 해 보니 나오란다.
준비물은 온수한통과 냉수한통이 전부.. 카메라 챙기고..
나머지 김밥과 간식거리는 동네 마트에서 준비한 후 수원 IC 근처의 버스정류장에서 기다린다.
잠시 후 버스가 오고.. 다행이 좌석이 여유가 있어 편안하게.. 대야산을 향해 출발한다.
부족한 잠을 채우려 억지로 눈을 붙이고 버스에 몸을 맡기니.. 어느새 버스는 충주를 지나 산행 들머리인 버리미기재에 도착한다.

대야산의 명성에 걸맞지 않게 산행들머리는 숲에 가려서 혼자서는 그냥 지나치기 딱 알맞게 되어있다.
들머리를 지나자 오르막 등산로가 나타난다.


산행속도가 무척 빨라서 초반부터 숨을 헐떡거리며 일행을 따라간다.
울창한 숲과 앞의 봉우리들 때문에 대야산 정상의 모습은 보이지 않는다.

30분 정도를 걸어 곰넘이봉에 올라서야 대야산의 모습이 나타난다. 우뚝 솟아오른 정상이 쉽게 그 모습을 보여줄 것 같지가 않다.

곰넘이봉을 지나고.. 미륵바위가 눈길을 끄는데...
그동안 올라온 것이 허무하게 길은 내리막으로 바뀐다. 대야산이 바위산이라 밧줄도 있고 험난한 바위를 무사히 내려와 불란치재까지 200m 이상은 내려가는 듯 하다.
멀리 촛대봉과 대야산이 한참 위로 보이는데.. 이렇게 자꾸 내려가면..
불란치재를 지나고 촛대봉까지는 능선길이 부드럽다. 이름처럼 험하지 않음에 안도하며 촛대봉에 도착한다.


곰넘이봉에서 촛대봉과 대야산


미륵바위


촛대봉 지나서 대야산


촛대봉에서 보는 대야산은 그 모습이 훨씬 더 웅장하다.
정상 근처의 바위 절벽이 오르기 쉽지않음을 보여준다.
촛대봉에서 내리막은 험난한 바위에 밧줄산행의 연속이다. 앞에서의 촛대봉과 뒤애서의 촛대봉이 이렇게 다르다.
내리막이 끝나고.. 잠깐 평탄한 참나무숲의 능선길이 어어지나 싶더니.. 본격적인 오르막이다.

대야산 정상으로 오르는 길은 수직에 가까운 바위절벽에 밧줄을 잡고 올라야 한다.
그것도 한번에 오르기 어려워 중간에 잠깐 잠깐 쉬며 오른다.

드디어 정상.. 표지석에는 대야산(大耶山)이라 쓰여있는데.. 그냥 큰 산이란 뜻인것 같다. 누군가 농담삼아 대악산으로 바꿔야 한다고 주장한다.


정상오르기 직전 뒤돌아 보니


정상


정상에서는 대야산을 중심으로 동북쪽과 남서쪽으로 이어지는 백두대간의 산들이 눈에 들어온다.
산이 하도 많아 남서쪽의 속리산과 동쪽의 희양산만이 뚜렷하고.. 나머지 산들은 구분하기 힘들다.

날씨가 너무 좋다. 바람은 약간 선선하고.. 햇빛은 따갑지만 땀은 많이 나지 않는다.
정상을 지나서 적당한 바위능선에서 김밥과 컵라면의 단촐한 만찬을 즐긴다.

정상에서 밀재로 향하는 바위능선이 대야산의 백미인 것 같다.
날카롭지 않으나 웅장한 바위능선이 수락산의 바위능선을 연상케 한다.


남서쪽으로 속리산


동쪽으로 희양산


중대봉 능선


뒤돌아 본 정상


중대봉


큰 바위


나뭇가지에 의지한 큰 바위


바위능선이 끝이나고 밀재까지는 그리 험하지 않다. 예전에는 밀재가 문경과 괴산을 이어주는 통로였다 한다.
밀재를 지나서부터는 용추계곡 하산길...
날이 가물어서 물이 많지 않다.
용추계곡의 반석이 무릉계곡의 반석을 연상케 한다.
계곡을 흐르는 맑은 물을 그냥 지나치지 못해.. 찬 계곡물에 발을 담그고.. 세수를 하고.. 잠깐 신선놀음에 빠진다.

한 여름에 오면 좋은 휴식처가 될 것 같다.
용추와 용추폭포에서 자연이 만들어 놓은 작품에서 긴 세월과 짧은 인생을 본다.

어젯밤에 고민고민하며 결정한 산행이 이렇게 큰 기쁨을 가져다 준다.


뒤돌아 본 능선


밀재로 하산길에 책바위


용추계곡


용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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