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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단풍이 아름다운 - 주왕산 (청송) - 2006.11.04 본문

산행기-국내/경상

가을 단풍이 아름다운 - 주왕산 (청송) - 2006.11.04

삼포친구 2006. 11. 5. 1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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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단풍이 아름다운 - 주왕산 (2006.11.04)


ㅇ 산행지 : 주왕산 (경북 청송군, 685m)
ㅇ 산행코스 및 시간 : 절골매표소(12:00) -> 대문다리(13:10) -> 식사 -> 능선 -> 가메봉(883m)(14:45) -> 내원동(15:50) -> 제3폭포(16:30) -> 제1폭포,학소대(16:50) -> 대전사 매표소(17:10) (총 5시간 10분)

올 가을은 비가 많지 않아서 이렇다할 단풍을 보기도 전에 가을이 다 지나가고 있다.
안내산악회에 주왕산을 예약하고 부랴부랴 부서 산우회원 5명이 주왕산 단풍산행에 나선다.

산도 좋지만 산까지 가는 길이 너무 멀다. 누가 산 아래까지 순간이동 시켜주면 매일이라도 갈텐데...
7시30분에 양재동을 출발한 버스는 12시가 되어서야 주왕산 절골입구에 도착한다.
그런데 이상한 것이 절골 입구보다는 주산지 방향에 차들이 많이 주차해 있다.
나중에 알았지만 주산지도 가을 정취가 아름다워서 많은 관광객이 찾는 곳이라는데.. 버스에서 내리자 마자 절골계곡을 따라 산행을 시작한다.


계곡


주왕산은 계곡이 잘 발달해 있다.
오르기에 험하지도 않고 거의 평지와 비슷한 걷기에 아주 좋은 계곡이다.
계곡에 들어서자 마자.. 주변 나무의 단풍과 계곡의 작은 소로 떨어지는 낙엽이 가을의 정취를 느끼게 한다.

절골 계곡이 길어서 1시간정도 계곡을 따라 오른다.
대문다리라고 쓰여진 이정표가 있는 곳까지 왔는데.. 대문다리는 보이지 않고.. 이곳을 지나서 부터는 가메봉으로의 오름길이다.
넓은 바위가 있는 곳에 자리를 잡고 본격적인 산행을 하기도 전에 허기진 배부터 채운다.

일기예보에서는 전국적으로 비가 내린다고 했는데.. 비는 커녕 날씨만 좋다. 아직도 슈퍼컴퓨터가 더 필요한 상황인가??
어쨋든 일기예보가 틀린 것이 오히려 혼잡하지 않은 산행을 할 수 있어 행운을 잡은 느낌이다.


낙엽송 낙엽이 호수위에 그린 그림


계곡의 가을..


이제 가메봉까지의 본격적인 산행이다.
계곡길이 끝이나고.. 능선을 따라 오르는데.. 능선에는 오래된 소나무들이 많이 있다.
그런데.. 소나무마다 아랫부분에 상처를 안고 있다.

소나무 둘레의 반 정도가 V자 모양으로 껍질이 벗기우고.. 나무에 빗살모양의 상처를 입고 있다.
처음에는 묘 근처라서 누군가 나무를 고사시켜려고 했거나.. 아니면 일제때 일본놈들의 만행으로 생각했는데.. 사실은 60년대 개발 당시에 소나무에서 송진을 채취한 흔적이라니... 76년도에 주왕산이 국립공원으로 지정될 때까지 계속되었다 한다.
그래도 주왕산의 소나무는 40년전의 상처를 안고 용케도 잘 살고 있다.
하기야 그 시절에는 산에서 주는 모든 것에 의지해서 살던 시절이었으니..
나무로 밥도 짓고 겨울철 난방도 하고.. 집집마다 높이 쌓아 놓은 장작더미를 보고 흐뭇해 하고.. 약초캐러 다니던 시절이었으니.. 가난했던 시절을 탓하는 수밖에 없지 않을까.. 그나마 살아있으니 다행이다.

소나무에게 용서를 빌고 다시 오른다. 가메봉까지 오르는 능선길은 가파른 급경사의 오르막이다.
점심을 먹어서 인지.. 다리는 아파 오고.. 숨은 벅차 오고.. 그렇게 계곡에서부터 1시간 정도를 올라 가메봉에 도달한다.

사실 이곳 가메봉(883m)이 주왕산(720m) 보다는 100여 m 가 높다. 가메봉에서는 주변 산들의 가을 모습이 눈에 들어온다.


상처난 소나무 (인간들이란..)


가메봉


가메봉 정상에서


가메봉에서 단풍


주왕산은 하산길의 단풍이 더 아름답다.
가메봉에서 계곡 가까이의 가파른 하산길이 끝나고.. 아직도 전기가 들어오지 않는다는 마을.. 내원동까지의 단풍이 아름답다.
커다란 참나무 사이 사이에서 가을색을 자랑하는 단풍이 올 가을을 맘껏 즐기게 한다.
가족들 생각이 난다. 같이 왔으면 더 좋았을 것을.. 사진이라도 보여줘야지 하며 열심히 셧터를 누른다.

내원동 고가에서 막걸리와 두부안주로 휴식을 취한 후.. 지체된 시간을 만회하려 제3폭포까지는 빠른 걸음으로 이동한다.


하산길 단풍


하산길 단풍


내원동 근처 억새길


억새와 돌탑


제3폭포


제3폭포에서 대전사까지에는 주왕산의 11경이 모여있다.
주방천계곡, 학소대, 시루봉, 급수대 등 기암절벽이 눈을 어지럽게 한다.
마치 삼악산 입구의 기암절벽과 유사하나 규모는 훨씬 커 보인다. 산행 가이드의 빨리 하산하라는 말이 귓전에서 사라진다.
이리 저리 정신없이 눈을 돌리며.. 대전사까지의 하산을 마친다.
시간은 이미 오후 5시를 지나가고.. 날도 서서히 저물어 간다.
조금 더 여유있는 산행이었더라면 좋았을 것을... 아쉬움은 남아도 만족한 산행이다.
시간에 쫓기며 산행을 했는데.. 양재동 원점에 돌아오니 10시 30분.. 뒷풀이를 하고.. 안식처에 돌아오니 12시..
아침 6시부터 시작한 산행이 오후 12시에야 끝이난다.


주방천 계곡


주방천 계곡


제1폭포


학소대


시루봉


급수대


뒤돌아 본 주방천 계곡


기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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