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따라 구름따라

16년 만에 다시 찾은 - 지리산 (함양) - 2007.06.16 본문

산행기-국내/경상

16년 만에 다시 찾은 - 지리산 (함양) - 2007.06.16

삼포친구 2007. 6. 17. 01:43
728x90

16년 만에 다시 찾은 - 지리산 (2007.06.16)


ㅇ 산행지 : 지리산
ㅇ 산행코스 및 시간 : 백무동(11:10) -> 하동바위(11:50) -> 참샘(12:20) -> 망바위(13:05) -> 장터목(13:50) -> 정상(14:50) -> 장터목 -> 백무동(17:30) (총 6시간 20분)

16년 만에 지리산을 찾는다.
16년전에는 아무런 생각없이 지리산을 올랐다. 겁도 없이 노고단에서 중산리로 종주코스...
그때만 해도 기운이 넘쳐서.. 무거운 구식텐트를 천왕봉까지 메고 올랐다.
그리고 중산리로 내려오는데.. 다리에 무리가 와서.. 그 후 산에 갈때마다 다리가 문제를 일으켰다.

그리고 오대산에서의 낙오..
더 이상 산을 오르지 못하고.. 그렇게 10여년의 시간이 흘렀다.
4년전부터 다시 산행을 시작하고.. 다시 다리에 힘이 붙으면서.. 산행에 자신이 생겼다.

오늘 산행은 백무동에서 시작하여 당일로 천왕봉을 오르는 산행이다.
지리산 종주보다 더 힘들 수도 있다.
조금은 걱정이 되기도 하는데.. 당일의 설악산 종주보다 짧은 코스이니.. 힘들어도 참을 만 할 것 같다.

백무동에 도착한 시간이 11시..
조금 늦은 시간이다. 산행 예정시간은 6시간 30분을 잡는데.. 최소한 7시간은 걸어야 할 것 같다.
동호인 모임을 따라 나서는데.. 가이드는 6시간 30분이 지나면 출발하니까.. 그 후에 하산하면 대중교통을 이용하라고 엄포를 준다.
하동바위를 지나고.. 참샘에서 시원한 약수로 목을 축인뒤.. 계속해서 가파른 길을 오른다.
참샘에서 망바위까지는 가파른 오름길이 계속된다.
날씨가 엄청 더울거라는 예보와는 달리.. 하늘은 밝고.. 습기는 없고.. 바람마저 불어서..
땀은 나지만 더운줄 모르고 산행을 한다.
가파른 오르막이 끝이나고.. 망바위까지는 지리산의 전형적인 능선길이다.
길옆으로 산죽이 빼곡하게 자라고 있다. 산죽지대를 지나고.. 다시 오름길을 지나고.. 장터목까지는 평탄한 길이다.


하동바위


참샘


산죽길


망바위


장터목이 가까워 오면서...
숲에 가려 보이지 않던 하늘이 머리위로 보이고.. 장터목에서 연하봉과 노고단으로 이어지는 지리산의 능선이 나타난다.
가슴이 확 트인다.
이미 몸은 지칠만큼 지쳐있고..


장터목과 연하봉


연하봉과 능선


장터목 (천왕봉 방향)


백무동에서 출발하여 2시간 40분만에 장터목에 도착한다.
이제 오를 만큼은 다 올랐다. 장터목에서 잠깐의 휴식을 취하고.. 천왕봉으로 향한다.

급경사의 오름길을 올라 고사목지대가 있는 새목장에 도착한다.
지리산하면 빼놓을 수 없는 곳이 이곳 고사목지대이다.
겨울 산 사진에도 상고대와 함께 자주 등장하는 곳.. 한여름의 고사목지대는 또 다른 모습이다.


고사목 지대 (II)


고사목 지대 (I)


누가 지리산을 육산이라 했던가...
장터목에서 천왕봉까지의 길은 전형적인 암산이다.
중간 중간에 멋진 모습의 바위들도 만나고....
지친 몸에 발걸음 하나 하나가 힘이 들다. 손에 잡힐 듯 잡힐 듯 하던 천왕봉이...

온몸에 힘이 다 빠져 나갈 즈음에야 정상을 허락한다.
정상에서는 지리산 주변의 푸르른 산하들이 눈에 들어온다.
날씨가 좋아서 조망도 아주 좋은 편이다.
세석평전에서 외삼신봉으로 이어지는 능선과.. 반야봉과 노고단으로 이어지는 주능선이 눈에 들어온다.
2004년에는 외삼신봉을 올라 이곳 천왕봉을 보았는데.. 언젠가는 삼신봉에서 천왕봉을 올라보겠다고 생각하며..
그때도 날씨가 좋아서.. 천왕봉이 아주 가까이 보였었다.

지리산의 여신은 한라산의 여신과는 다르게 마음이 너그러운 모양이다.
세번의 지리산행을 이렇게 맑은 날만 오다니..


제석봉에서 천왕봉 방향


천왕봉 오름길


뒤돌아보니 바위도 얼굴을 돌리고..


통천문


통천문 위에서 뒤돌아보니


천왕이 기다린다.


외삼신봉 (가운데)


지리산 능선 (멀리 노고단과 반야봉)


천왕봉


천왕봉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하산을 서두른다.
6시간 30분내에 하산을 완료하라고 했으니.. 남은 시간은 3시간이 채 안되는데..
연하봉과 세석평전을 지나 백무동으로 하산하려는 계획은 시간상 불가능할 것 같다.
무슨 극기훈련을 하는 것도 아니고.. 체력은 말이 아니고.. 올랐던 길을 되돌아 백무동까지의 2시간 30분을 정신없이 하산한다.
주차장앞에 왔을 때는 이미 앞차가 떠나는 모습을 보고 있어야 했다.
그리고.. 미처 하산하지 못한 사람들을 기다리며.. 다시 1시간 30분을 기다려 두번째 차가 출발한다.
한 산꾼 왈.. "누구는 세석평전 가기 싫어서 일찍 내려온 줄 아십니까?.."
늦은 자는 말이 없고.. 하산주에 취해 버스에 몸을 맡기니.. 어느새 버스는 3시간을 달려 수원 톨게이트에 진입한다.

728x9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