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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마빗속의 산행 - 월악산 (제천) - 2006.07.01 본문

산행기-국내/충청

장마빗속의 산행 - 월악산 (제천) - 2006.07.01

삼포친구 2006. 7. 2. 1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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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마빗속의 산행 - 월악산 (2006.07.01)


ㅇ 산행지 : 월악산 (충북 제천시, 1,097m)
ㅇ 산행코스 및 시간 : 덕주휴게소(11:20) -> 덕주사 -> 마애불(12:00) -> 바위능선(경관로) -> 960봉(13:10) -> 신륵사갈림길(13:50) -> 정상(14:20) -> 송계휴게소(16:30) (총 5시간 10분)

대학 동문회가 작년의 계룡산에 이어 올해는 월악산에서 있다.
일정은 마애불까지 산행 후에 친목을 다지는 것이지만...
산꾼이 10여년만에 찾은 월악산 등산 기회를 마애불에서 접을 수는 없다.
미리 계획을 세워 월악산을 오르기로 했다.
장마철이라 날씨가 걱정이지만..
단독산행이라도 할 계획이다.

덕주휴게소를 지나 40분에 마애불에 도달한다.


마애불


비가 조금씩 내리고.. 모두들 기념사진 촬영에 정신이 없다.
일부는 비를 맞아가며 미리 준비한 술과 안주로 시간을 죽이고...
행사에 방해가 되지 않도록 조심조심.. 즉석에서 부서 산행팀 몇명을 대상으로 월악산 등반팀을 모집한다.
4명이 월악산 등반팀에 합류한다. 이거 날씨도 안 좋은데 너무 많은 인원 아닌가??
걱정도 되지만..
마애불을 왼쪽으로 돌아 산행을 시작한다.
급경사의 길을 30여분 올랐을까.. 2명이 서서히 뒤로 쳐지기 시작한다.
그러더니 잠시 후.. 비 때문에 하산한다는 소리가 들린다.
남은 한명의 산행의지를 확인한 후 2명이서 월악산을 오른다.


오름길


비는 내리지만 차라리 시원해서 좋다.
안경에 습기만 차지 않는다면 정말 기분좋은 산행이 될 것 같다.
드디어.. 만수봉의 주능선이 보이는 높이까지 오른다.

바위봉에서 내다보는 주변의 바위봉과 운무가 멋진 동양화를 그려낸다.
이곳이 월악산에서 가장 경치가 좋은 곳인 것 같다.
신선의 세계가 따로없다.

바위능선을 오르는 동안 동행하는 친구와 감탄사를 연발한다.
이미 옷은 비에 다 젖고.. 베낭에 우비가 있지만.. 비를 피하고 싶지 않다.


전망대


전망대


만수봉 방향


만수봉 방향


960봉


바위능선이 끝이 나고.. 언제 바위능선이 있었나 싶을 정도로 육산의 부드러운 능선이 시작된다.
양쪽으로는 참나무가 울창해서.. 그나마 빗방울을 조금 막아준다.

바위산의 봉우리답지 않은 봉우리에 960봉이라는 푯말이 있다.
이제 고도상으로 100m 만 더 오르면 영봉인데.. 그러나 예전의 기억으로 영봉 직전의 오르막 철계단이 생각이나고..
960봉을 지나 능선길을 계속 걷는다.
비는 어느새 장대비로 바꾸었다. 그야말로 엄청 쏟아진다.
서서히 허기도 져 오는데.. 점심을 먹을 마땅한 장소를 찾을 수 없다.

능선을 걷다가 헬기장이 나타난다. 그래 어차피 젖은 몸 차리리 빗속에서 점심을...
헬기장에서 준비한 김밥과 초코파이로 간단히 점심식사를 한다.


참나무 (한뿌리에서 저렇게 많은 줄기가..)


960봉 지나 능선길


영봉이 희미하게..


헬기장을 지나 잠깐 걸으니.. 산불감시초소가 있는 송계리로의 갈림길이 나타난다.
이크.. 이곳에서 식사를 했으면.. 조금은 비를 피할 수 있었을텐데...
계속 능선길을 걸어 영봉 바로 아래까지 도달한다.

여기서 영봉을 오르는 길은 영봉을 아래에서 한바퀴 돌아 철계단으로 올랐던.. 예전의 기억이 또렷하다.

산꾼들의 마지막 체력을 시험하려는지.. 등산로는 영봉을 끼고 거의 한바퀴를 돌아.. 100여m를 급경사로 내려간 후..
다시 오르막 계단이다. 이제부터 공포의 철계단 오름길이 시작된다.
계단에서 올려다 보는 수직벽의 영봉이 아득하게 보인다.


영봉 오름길 계단


절벽을 올려다보고..


몇번을 쉬어가며 철계단을 오른다.
체력은 바닥으로 가고..

그리고 정상에 오른다.
중간 중간에 산꾼들을 만나긴 했지만.. 정상에는 우리일행 둘 뿐이다.
날씨만 좋으면 소백산과 금수산과.. 월악산 근처의 수 많은 산들.. 그리고 충주호를 볼 수 있으련만..
오늘은 구름에 쌓인 만수봉 방향으로의 능선만이 눈에 들어온다.

다행이 빗줄기는 조금 약해진 느낌이다.
구름에 가린 산맥조차도.. 아! 이 땅은 왜 이리 아름다운 건가.. 속으로 감탄하며 잠시 휴식을 취한 후 하산한다.


영봉 직전 전망대


영봉


정상


정상에서 만수봉 능선 (오른쪽은 덕주사 방향)


하산길 두꺼비


하산길은 송계리 방향이다.
중봉, 하봉을 지나려했지만.. 굳은 날씨에 욕심을 낼 수가 없다.

송계리 갈림길에서부터 송계리까지의 하산길은 급경사의 내리막...
보이는 것은 주변의 나무 뿐.. 그리고 끝없는 돌계단.. 이쪽으로 오르면 고통은 두배요 기쁨은 반일 거라는 생각이다.
하산길의 두꺼비가 비를 만나 바삐 어디론가 이사를 하고 있다.

우리도 빨리 서두른다면 동문일행을 만나 편하게 상경할 수 있겠지만..
미끄러운 길에 서두르지 않는다.
하산을 완료할 쯤에는 가파른 급경사에 무릎이 뻐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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