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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르기는 잠깐.. 길고 긴 소금강 계곡 - 오대산 (홍천) - 2005.10.08 본문

산행기-국내/강원

오르기는 잠깐.. 길고 긴 소금강 계곡 - 오대산 (홍천) - 2005.10.08

삼포친구 2005. 10. 9.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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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르기는 잠깐.. 길고 긴 소금강 계곡 - 노인봉 (2005.10.08)


지난 주(10월 1일)에 날씨가 좋지 않았던 이유로 미루었던 오대산 노인봉을 일주일을 기다려 찾았다.
부서 정기산행으로 산행은 모두 9명.. 거리가 멀고 이동이 어려울 것 같아 산악회를 따라 가기로 하고...

산행코스 및 시간은 진고개(11:00) -> 노인봉(12:10) -> 낙영폭포(14:06) -> 만물상(15:30) -> 구룡폭포(16:10) -> 무릉계 -> 매표소(17:00) (총 6시간)


나의 타고난 게으름은 오늘도 예외가 아니다. 부모님들은 모두 부지런했는데.. 난 도대체 누굴 닮아 아침에는 이렇게 게으른건지...
평일에는 출근시간에 전쟁을 치르고.. 주말인 오늘도 가이드산행 덕분에 예외없이 전쟁을 치른다.
아침부터 숨을 헐떡이며.. 구보를 하고 간신히 관광버스에 오른다.
어쨋든 버스에 올랐으니 이제부터는 안심이다.
버스는 나머지 여행객들을 모두 태우고 고속도로에 들어선다.
아침 잠을 설친 탓에 곧 바로 잠에 빠져들고.. 진고개까지 오는 길이 전혀 지루하지가 않다.
진고개에 도착한 것이 오전 11시.. 하늘엔 구름이 끼어있으나 비가 내릴 정도는 아니라 다행이다.
진고개 휴게소는 단풍나들이를 온 차량들로 가득 차 있다.
오늘 산행도 사람들에 채이는 인행이 아닐까 걱정하며 산행을 시작한다.

눈 앞에 보이는 노인봉의 부드러운 능선이 빨리 오라고 손짓을 한다.

초반에 10여분 정도의 급경사길을 지나고는 정상까지 부드러운 능선길이다.
산행로 주변은 모두가 참나무라.. 울긋불긋한 단풍이기 보다는 차라리 노란 단풍이다.


들머리에서 본 노인봉


황병산 방향 단풍


정상까지 오르는 동안에 부드러운 육산의 능선길을 밟는 느낌이 아주 좋다.
정상오르기 직전에 정상으로 바로 오르는 길은 막혀있다. 정상을 우회하여 노인봉 대피소 방향에서 정상을 오른다.
정상은 바위 몇개로 이루어진 바위 봉우리이다. 바위가 이슬에 젖어있어 미끄럽다.
산행을 시작한 지 1시간 20분만에 정상에 오른다.
노인봉까지의 길은 산행이라기엔 조금 약하다.
하긴 진고개의 해발이 970m 이고 노인봉이 1338m 이니 고도차가 360m 밖에 되지 않는다.
정상의 비좁은 바위 봉우리에는 정상에서의 기분을 만끽하려는 산행객들로 가득차 있다.

잠깐 정상에서 사방을 둘러보지만 안개때문에 원거리는 눈에 들어오지 않는다.
기념촬영을 한 후 노인봉 대피소 방향으로 하산을 한다.


노인봉 오르기 직전


정상


노인봉 대피소로 하산하며 (서북능선)..


오늘 산행은 산에 오르는 시간보다 내려오는 시간이 휠씬 길다.
노인봉 대피소 방향으로 하산을 하다가 바위전망대가 있어 잠깐 멈춘다.
구름속의 서북능선이 구름이 없었으면 하는 아쉬움을 남긴다.
능선을 지나고 소금강 계곡이 시작되기 까지는 가파른 내리막이다.

가파른 내리막이 끝나고 계곡이 시작되는 지점에서 점심식사를 한다.

산행에서 가장 즐거운 시간의 하나다.
모두가 각자 챙겨 온 먹거리를 꺼내놓고.. 학창시절에 도시락 반찬 빼앗아 먹듯이 맛있어 보이는 반찬을 찾아 젖가락이 춤을 춘다.
이윽고 본격적인 소금강 계곡산행을 시작한다.
머릿속에는 금강산의 구룡계곡과 만물상의 아름다웠던 모습과 설악산의 천불동 계곡을 생각하며.. 소금강 계곡이 얼마나 감동을 줄 것인지 기대하며..


소금강 계곡에는 소금강의 지명이 그러하듯이 금강산의 지명과 동일한 지명이 많다.
상팔담, 구룡폭포, 만물상 등... 이것들이 어찌 금강산의 그것들과 비교될 수 있을까 마는.. 금강산을 먼저 본 산꾼이 보기에 실망스럽지는 않다.
끝없이 깊은 계곡.. 무려 4시간을 계곡산행을 한다.
낙영폭포를 지나, 광폭포, 백운대, 만물상, 구룡폭포, 삼선암까지.. 군데 군데 계곡과 기암절벽이 어울어져 오늘은 마치 내가 신선이 되어 계곡에 놀러온 기분이다.
중간에 쉬며.. 적당한 소를 찾아 탁족을 하고 세수도 하고.. 주면 경치 감상하며 신선놀음에 빠진다.

일행 중 성질 급한 사람들은 우리들의 신선놀음을 보고 기다리다 못해 먼저 내려간다.
아니 산에 발등만 보러 온 것도 아니고.. 산을 보러왔는데.. 왜들 저렇게 서두르는지 모르겠다.
산악 마라톤을 하듯이 내려가 버린다.


낙영폭포


광폭포


백운대 (큰 바위 아래 받침돌을..)


만물상


만물상


구룡폭포


소금강 계곡


삼선암


소금강 매표소에 도착하니 시간은 17시.. 애고 버스 출발할 시간이다.
다행이 우리보다 더 신선놀음에 빠진 팀들이 있어 근처 식당에서 1시간동안 여유를 부리며 뒷풀이를 한다.

그리고는 양재까지 와서 헤어지는 게 아쉬워서 다시 한잔..
오늘은 신선놀음에 너무 많이 빠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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