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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절이 없는 남도의 산 - 상황봉 (완도) - 2009.11.28 본문

산행기-국내/전라

계절이 없는 남도의 산 - 상황봉 (완도) - 2009.11.28

삼포친구 2009. 11. 29. 0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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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절이 없는 남도의 산 - 상황봉 (2009.11.28)


ㅇ 산행지 : 상황봉 (644m) (완도)
ㅇ 산행코스 및 시간 : 대구리(10:50) -> 심봉(쉰봉)(13:25) -> 상황봉(13:40) -> 백운봉(15:10) -> 업진봉(15:30) -> 숙승봉(15:55) -> 원불교 수련장(16:20) (총 4시간 20분)

완도의 상황봉을 찾는다.
겨울이라 일출시간이 늦어져서 7시가 되어도 주변이 컴컴하다.
동이 트기전에 출발한 버스에 몸을 싣고 부족한 잠을 보충하느라 눈을 붙인다.
비몽사몽 간에 12시가 되어서 버스는 완도의 상황산 입구에 도착한다.

옅은 연무가 있긴 하지만 맑은 하늘이 산행하기에 좋은 날씨이다.
산에 들어서자마자 초반부터 산에 빼곡히 들어서 있는 울창한 숲에 감탄사를 연발한다.
그것도 낙엽진 한겨울의 숲이 아니라 푸른잎이 하늘을 가리고 있는 한여름의 숲이다.

후박나무 숲이다. 울창한 숲이 계속이어진다. 고도가 어느정도 높아갈 즈음에 후박나무 숲은 사라지고 낙엽진 빽빽한 소사나무 숲이 이어진다.
상황봉은 쉰봉, 상황봉, 백운봉, 업진봉, 숙승봉으로 이어지는 다섯개 봉우리 중의 가장 높은 봉우리다.
특별한 산이름이 없어 전체를 통틀어서 오봉산이나 상황산으로 불리기도 한다.

소사나무 숲이 끝나고.. 능선의 윗부분 암봉을 오른다. 심봉(쉰봉)이다.
쉬어가는 봉우리라 쉰봉이라는데.. 표지석에는 심봉으로 쓰여있다. 쉰봉에서 멀리 상황봉이 보인다.
그 아래 노랗게 물들었거나 낙엽진 숲이 보여야 하는데.. 이곳은 푸른색의 후박나무 숲이 보인다.


↑오름길 숲 (참나무와 후박나무의 조화)


↑후박나무 숲


↑소사나무 숲


↑멀리 상황봉


↑심봉(쉰봉)


↑심봉


쉰봉을 지나고.. 10여분만에 상황봉에 도착한다.
뒤돌아 본 푸른색의 능선이 이곳이 남도의 산임을 알게한다.

상황봉에서는 남쪽으로 남도의 여러 섬들이 눈에 들어오지만 짙은 연무가 앞을 가린다. 하늘이 맑은 날은 제주도까지 보인다는데.. 아쉽다.
북쪽으로는 가야할 백운봉까지의 푸른 능선이 들어온다.
상황봉에서 휴식을 취하며 김밥 한줄로 점심을 대신한다.
커피도 빠뜨리고 와서 따뜻한 맹물로 속을 데운다.


↑상황봉


↑뒤돌아 본 능선


↑뒤돌아 본 심봉


↑상황봉


상황봉에서 백운봉까지는 200m 정도를 내려가 하느재를 거쳐 다시 올라야 한다.
능선이 길어서 하느재까지는 빽빽한 후박나무 숲의 부드러운 능선 하산길이다.
30여분을 걸어서 넓직한 임도가 있는 하느재에 도착한다.
하느재에서 백운봉까지는 다시 오르막길.. 숲이 좋아서인지 힘든줄 모르고 오른다.

백운봉은 커다란 벽돌들을 쌓아 올린듯한 모습의 암봉이다.
사각의 암봉아래로는 절벽이고.. 뒤돌아 보면 상황봉에서 백운봉까지의 온통 푸른색의 능선이 펼쳐진다.


↑상황봉에서 멀리 백운봉


↑하느재 지나 백운봉으로


↑백운봉에서 영풍저수지


↑뒤돌아 본 능선


↑백운봉


↑백운봉


백운봉의 암봉능선은 업진봉에서 끝이 난다.
업진봉에서는 산행의 마지막 봉우리인 숙승봉까지의 능선이 잘 보인다.

업진봉을 지나 숙승봉까지는 키 큰 낙엽수와 동백이 어우러져 있는 동백나무 숲길이다.
군데 군데 꽃을 피우고 있는 성질 급한 동백나무도 보인다.
낙엽수와 동백나무의 어울림.. 서로가 부족한 햇빛을 갖고 싸울 일은 없어 보인다.
한여름에야 키가 큰 참나무와 같은 낙엽수들이 햇빛을 독차지 하겠지만.. 가을에 낙엽이 지고.. 봄에 새잎이 나올 때까지 햇빛은 오로지 동백나무 차지이다.
그래서인지 낙엽이 지고 하늘이 열린 지금에서 동백나무 잎은 유난히 반짝거리며 생기를 찾고 있다.

숙승봉에 가까이 갈수록 숙승봉의 웅장한 모습에 놀란다.
스님이 잠자는 모습을 찾아 보는데.. 바위봉이 눈을 지긋이 감고 졸거나 또는 생각에 빠진 스님의 모습과 비슷하기도 하다.
숙승봉의 우뚝 솟아있는 모습이 마이산의 암봉이나 북한산의 인수봉을 떠올리게 만든다.
상황산 오봉중에서 가장 멋있는 봉우리가 아닌가 싶다.
가파른 오르막을 단숨에 지나치고 숙승봉에 오른다.

숙승봉에서는 남쪽으로 지나온 상황봉에서 백운봉까지의 능선이 한눈에 들어온다.
북쪽으로는 땅끝마을의 두륜산과 서쪽으로는 고흥반도의 팔영산까지 보이는데 그 모습이 연무에 가려 가물가물하다.
잠깐 휴식을 취하고.. 하산한다.


↑업진봉에서 숙승봉


↑업진봉


↑숙승봉에 가까이


↑숙승봉


↑숙승봉에서 왼쪽부터 상황봉, 백운봉, 업진봉


↑해신 촬영장


↑하산후 숙승봉


숙승봉에서 하산길은 울창한 후박나무와 동백나무 숲이다.
4시간여의 산행을 마치고 동백숲이 잘 가꾸어져 있는 원불교 수련원으로 하산한다.

하산후에 기다리고 있는 것은 완도산 싱싱한 회...
아침에 누군가 제안하여 5,000원씩을 더 걷어서 횟감을 떠 온 것이다.
좋은 안주에.. 막걸리 두잔에.. 취기가 올라 비몽사몽간에 버스에 몸을 싣고 산행을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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