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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색에서 대청봉을 지나 천불동으로 - 설악산 (인제) - 2005.09.24 본문

산행기-국내/강원

오색에서 대청봉을 지나 천불동으로 - 설악산 (인제) - 2005.09.24

삼포친구 2007. 11. 19. 2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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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와 안개속을 뚫고 오색에서 대청봉을 지나 천불동으로 - 설악산 (2005.09.24)


설악산을 다시 찾는다.
작년 10월 2일에는 설악동에서 공룡능선을 거쳐 대청봉을 올라 오색으로 하산했는데.. 이번에는 그 역으로 오색에서 오른다.
잔뜩 기대를 하고 산행에 나선다.

산행코스 및 시간은 오색(02:30) -> 설악폭포 -> 대청봉(06:30) -> 희운각(09:00) -> 천불동계곡 -> 비선대(13:00) -> 설악동(15:00)


대청봉 오르기 직전의 단풍


오색에 도착한 시간은 새벽 2시 30분...
우리보다 먼저 도착한 관광버스 3대에서 쏟아져 나온 산행 객들이 벌써 산행짐을 꾸리고 있다.
우리생각은 하지도 않고.. "저 사람들은 잠도 없나.. 이렇게 일찍 산을 찾다니..."
날씨는 흐려서 간간이 비를 뿌린다. 불안하다. 대청봉에서 공룡의 모습을 볼 수 있을지...
우리팀 40여명도 곧바로 산행을 시작한다.

계곡과 오름길이 험해서.. 초반부터 지체가 된다.
비는 점점 더 세차게 내리고.. 앞사람 발뒷꿈치만 보며 계속 오른다.
중간 중간 지체되어 따로 숨을 돌릴 필요가 없다.
옷은 이미 모두 젖었다. 오늘따라 비옷도 준비하지 못했으니..
땀이 나는 둥 마는 둥..
그렇게 2시간여를 올랐을까.. 주위에서 계곡 물 흐르는 소리가 들리고..
산행로에도 물이 질퍽질퍽하다.
오른쪽을 보니 설악폭포가 희미하게 보인다.

계단길이 나타나고.. 서서히 먼동이 트기 시작한다.
대청봉 근처에 다다르니 주변의 단풍이 시작된 나무들이 눈에 들어온다.


대청봉이 가까이 온다. 날씨도 조금 더 쌀쌀해 지는 것 같아 겉옷을 껴 입는다.
드디어 대청봉에 오른다.
시간은 6시 30분.. 산행을 시작한 지 4시간이 걸렸다. 비는 언제 그쳐버렸지만 주변은 온통 안개에 휩싸인 채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다.

작년에 대청봉에서 보았던 천불동계곡의 아름다운 모습이 지금도 생생한데... 아쉽지만 어찌하랴.. 그렇다고 햇빛이 나올 때를 무작정 기다릴 수도 없고...
대청봉에도 인파가 많아서.. 정상기념사진 한장 제대로 찍을 수가 없다.
정상표지석 근처에서 대충 기념사진을 찍은 채 중청으로 향한다.

중청에서 친구가 끓인 라면과 준비해 간 주먹밥으로 아침식사를 한다.

소청을 거쳐 희운각으로 하산한다. 하산길에 중간에 잠깐 안개가 걷히며 공룡과 천불동이 모습을 드러낸다.
와.. 감탄하며 카메라를 들지만 잠깐 뿐.. 이내 안개속으로 사라진다.
그 모습이 꼭 내숭떠는 여자친구 같다.


대청봉 (사람들이 많다.)


소청으로 내려가는 길의 단풍


희운각으로 향하며..(공룡의 모습이 잠깐)


희운각으로 향하며..(천불동)


가야동계곡


공룡시작


무너미 고개에서 잠시 망설인다.. 공룡으로 갈까? 천불동으로 갈까?

날씨가 흐려서 공룡의 모습이 제대로 보일 지도 알 수 없고.. 그러느니 10년전의 천불동으로 내려가자...
천불동으로의 길은 급경사다. 급경사의 내리막 비탈길이 끝나고.. 이어서 계곡길이 시작된다.
10년전의 천불동 기억은 하나도 남아있지 않다.
그때는 친구와 왔다가.. 이산가족 되고 돈도 없어서.. 설악동에서 텐트치고 김치와 나폴레옹으로 하루를 보냈었는데..

천불동계곡이 시작되어 오른쪽으로 화채능선의 절벽인 만경대가 보인다. 천당폭포와 양폭포를 지나고..
계속해서 화채능선과 천불동계곡의 절벽들이 이어지는데.. 이건 금강산의 구룡계곡에 견주어도 손색이 없을 정도이다.
예전에 젊었을 때는 도대체 무엇을 보고 산에 다닌 것인지 모르겠다.
어떻게 한번 왔다간 길이 이렇게 새로울 수가 있는가. 그렇다고 10년전의 천불동이 변하지는 않았을 터인데..

계곡을 따라 계속 하산하여 오련폭포를 지나고.. 귀면암을 지나.. 비선대에 도달한다.


만경대


천당폭포


양폭포


화채능선의 잣나무


오련폭포


비선대와 장군봉


권금성


설악동에 15시에...
공룡도 못 갔는데 시간이 많이 걸렸다...
네려오는 중에 할머니들 추월한다고.. 돌 잘못밟아 한번 뒹굴고...
이제 설악산도 많은 사람들이 붐빈다.
자연을 찾아 온 이곳에서 사람들에 걸려 넘어질 줄이야...
역시 산꾼은 고독을 즐겨야 제 맛인데.. 오늘은...
다음 주의 오대산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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