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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향가는 길에 - 원적산 (이천) - 2007.05.05 본문

산행기-국내/경기

고향가는 길에 - 원적산 (이천) - 2007.05.05

삼포친구 2007. 5. 6. 22: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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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향가는 길에 - 원적산 (2007.05.05)


ㅇ 산행지 : 원적산(이천)
ㅇ 산행코스 및 시간 : 백사면 산수유마을(13:00) -> 무량사(14:00) -> 원적산 - 영원사 갈림길(15:00) -> 정상(15:10) -> 식사 -> 영원사(16:50) -> 산수유마을(17:30) (총 4시간 30분)

어버이날을 앞당겨 고향길을 향한다.
고향을 향하는 길도 산꾼에게는 또 하나의 산을 오를 수 있는 기회가 된다.
가족산행.. 이리 꼬시고.. 저리 꼬시고.. 지난번 산수유를 보고왔던 이천의 백사면으로 향한다.

이천시내에 들어오니.. 사방에 군부대 이전을 반대하는 현수막이 걸려있다.
하이닉스 공장 증설을 반대하던 정부가.. 서울의 군부대를 이천으로 이전하기로 한 것이다.
나부터도 반대했을 만 하다.
하이닉스 증설은 이천시민들이 원했던 것인데.. 정부에서 반대하고.. 시민들이 원하지도 않았던 군부대는 강제로 이전한다 하고..
정부에서야 이미 군부대 이전 계획이 있어서 하이닉스 증설을 반대했는 지도 모른다.
그 나마 다행인 것이.. 이제는 민선 지자체장들이 과거와 달리 정부의 시책에 내 놓고 반대를 한다는 것이다.
국가의 권력은 약해 지지만.. 시민들의 이익은 더 커진다.
집단 이기주의도 문제지만.. 일방적인 권력의 밀어 부치기도 문제이다.

산수유마을에 들어선다. 산행과 산수유 맞이를 함께 했더라면 좋았을 것을.. 산수유마을로 애마를 몰아.. 육모정 앞에 세운다.

영원사로 올라야 하나.. 반대방향의 낙수제폭포 방향으로 올라야 하나...
이정표가 없어서 산수유 축제가 열렸던 방향으로 오른다.
산수유는 이미 지고.. 노란꽃을 피웠던 나무는 어느 새 초록색의 나뭇잎으로 옷을 갈아 입었다.
들머리를 찾기가 쉽지 않다. 마을을 지나.. 콘크리트 길을 따라 오르니.. 들머리가 나타난다.
조금 오르니 신축중인 무량사가 나타난다. 아직 대웅전 건물도 없이 석불상 만이 대웅전앞에 있다.

무량사에서 오른쪽으로 리본은 따라간다. 한참을 가도 들머리를 찾을 수 없다. 조금 있으니 한무리의 산꾼들이 내려온다.
그쪽에서 어디로 가느냐고 먼저 묻는다. 산을 오른다니까.. 길이 끊겨 있단다.
이런.. 다시 방향을 바꿔 내려오다 능선길이 있어 오르지만.. 이내 길이 없어져 다시 내려온다.
한무리의 산꾼들은 그냥 하산을 한 듯 싶다.

다시 무량사로 들어가 길을 묻는다. 무량사에서 왼쪽으로 원적산으로 오르는 길이 있단다.
다시 오른다.
인내심을 발휘해 주는 가족이 고맙다.


산수유축제때 산수유마을에서 원적산 (2007.04.01)


무량사 들머리


그렇게 길을 찾았다.
길은 있는데.. 인적이 거의 없다.
급경사의 오르막이다. 잠깐 잠깐 숨을 돌리며.. 한참을 올랐을까..
어디서 나타났는지 사냥개 세마리가 길을 막아 선다. 예기치 않은 일이라.. 순간 긴장.. 눈을 부라리며 사냥개와 눈싸움을 시작한다.
그 놈들도 놀랐는지.. 멈칫하며 더 이상 다가오지 않는다.
총부리를 겨누듯 스틱을 겨누고.. 순간적으로 저 놈들이 달려들면 어디를 먼저 제압을 할까.. 많은 생각이 스친다.

딸에게도 긴장을 하라고 일러두고.. 일단은 짧고 강한 목소리로.. "가 이놈들"를 외친다.
그렇게 대치하고 있는데.. 다행이 개주인이 나타난다.
빨리 개를 부르라고 호통을 치고.. 개들이 물러가자 다시 길을 오른다.
아마도 멧돼지를 잡으러 올라온 모양인데.. 하마터면 큰일날 뻔 했다.

원적산 - 영원사 갈림길이 나타나고.. 민둥산과 같은 정상이 보인다.


오름길


원적산이 보인다..


정상에 오른다.
정상은 오름길의 울창했던 숲과 다르게.. 주변에 나무가 하나도 없는 민둥산이다.
근처에 군부대 사격장이 있고 해서.. 일부러 나무들을 베어 낸 모양이다.
가까이 천덕봉의 모습과.. 반대로 영원사에서 오르는 능선길이 눈에 들어 온다.

아내와 딸이 힘겹게 정상에 오른다.
정상에서.. 아래로 내려다 보이는 풍경이 평화롭다.
휴식을 취하며.. 식사를 한다.
가족들이 조금은 지치고.. 힘들어 보여 천덕봉은 멀리서 보는 것으로 만족하고.. 발길을 돌린다.


정상에서 영원사 방향 능선


정상에서 천덕봉 능선


정상을 오르는 가족


정상에서


하산은 영원사 방향...
작은 봉우리를 오르락 내리락 하는 능선길이 다리를 풀어준다.


하산길에 원적산


하산길에 천덕봉


영원사


영원사로 하산을 한다.
산수유 마을은 눈에 들어오지 않고.. 길을 물어서.. 영원사에서 콘크리트 포장도로를 따라.. 40여분을 걷는다.

산수유마을로 향하는 콘크리트 길에서 무량사입구에서 만났던 빨간리본을 계속 만난다.
이제야 알았다.
빨간리본의 정체를.. 산행안내 리본이 아니라.. 영원사로 안내하는 리본임을..
웬지 속았다는 생각이 든다.
요즘은 절에서도 손님들을 끌기 위해서 속임수를 쓴다.

그렇게 오늘의 산행을 마치고.. 고향으로 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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