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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뜻한 겨울날 가벼운 산행 - 인왕산 - 2006.01.14 본문

산행기-국내/서울

따뜻한 겨울날 가벼운 산행 - 인왕산 - 2006.01.14

삼포친구 2006. 1. 15. 1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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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뜻한 겨울날 가벼운 산행 - 인왕산 (2006.01.14)


매섭던 날씨가 많이 수구러 들었다.
겨울 눈산행을 계획했었지만 계획에 차질이 생겨 가벼운 산행을 하기로 한다. 산행지는 인왕산...

산행코스 및 시간은 인왕사(13:00) -> 정상(14:10) -> 기차바위(14:20) -> 문화촌 아파트(15:30)

눈 산행을 계획했지만 다음 기회로 미뤄야 할 것 같다.
대신에 가까운 인왕산을 찾는다. 웬일인지 아내와 딸이 흔쾌히 산행에 따라 나선다.
서두를 필요가 있을까.. 아침 잠을 싫컷 즐기고.. 천천히 끓는 물과 과일 몇개, 그리고 딸이 좋아하는 컵라면을 준비하여 출발한다.
독립문 역에 도착한 것이 이미 오후 1시...
인왕사 표지판을 따라 산행을 시작한다.

산행을 하다보니 이것 저것 관심거리도 많아진다.
가끔 처음 만나는 꽃이름도 찾아보게 되고.. 풍수지리까지도 문외한의 눈으로 관심을 갖게 된다.
대한민국에서 최고의 명당이라 말하는 서울은..
풍수지리에서 좌청룡, 우백호, 남주작, 북현무에 해당하는 산들이 이중으로 둘러싸고 한강과 청계천이 그 사이에서 수태극을 이루는 명당 중의 명당이라..
외사산(外四山)으로는 동서남북으로 용마산(595.7m), 덕양산(124.8m), 관악산(632m), 북한산(836.5m)이 있고..
내사산(內四山)으로는 동서남북으로 낙산(111m), 인왕산(338m), 남산(262m), 북악산(342m)이 있다.

그동안의 산행으로 서울을 보호하는 대부분의 산들은 올라 보았으니.. 이것이 인왕산을 찾은 이유이다.
인왕사를 향해 오르는데.. 인왕사 앞쪽에 산을 깍아내는 공사가 한창이다.
뒷쪽으로는 개발을 반대하는 플래카드가 여러장 보이고..
공사장을 가로질러 인왕산으로 오르는 철문을 지나 산성을 따라 오른다.
전망이 좋은 곳에는 어김없이 초소가 설치되어 있다.
오르는 내내 감시받는다는 느낌이 들어 상쾌하지가 않다.
산성을 따라 오르니 왼쪽으로 모자바위가 나타난다. 얼핏보기에는 달팽이가 두 촉수를 내민 모양 같기도 하고..


(철문지나 산성따라 오름길 (오른쪽이 인왕산))



(얼굴바위, 모자(母子)바위(달팽이 모양인데..))

오른쪽으로는 내려다 보니 북악산과 푸른기와집이 보인다.
앞쪽으로는 초소를 지나 우뚝 솟은 바위가 있는데.. 이것이 범바위인 모양이다.
그리고, 뒤돌아 보면 남산의 모습도 눈에 들어온다.



(북악산과 그 아래 푸른기와집)



(남산)

범바위를 지나 잠깐 내리막을 지나면 인왕산 주 봉우리의 급경사 오름길이다.
바위를 깍아 만든 계단이 오르기에 편리하다.
인왕산 정상.. 정상에는 표지석을 대신한 커다란 바위가 하나 있다.
정상에 오르니 시간은 이미 2시.. 잠깐 휴식을 취하며.. 귤로 목을 축이고.. 기념촬영을 한 후.. 사방을 둘러본다.
북쪽의 북한산 비봉능선, 남쪽의 남산, 서쪽의 안산.. 그리고 동쪽으로는 용마산이 희미하게 들어온다.
다시 짐을 꾸려.. 점심을 즐길만한 장소를 찾아 기차바위 능선으로 향한다.



(정상이 보인다)



(정상)



(서쪽의 안산)



(기차바위와 뒤로 북한산)

기차바위는 하산하며 그 모양을 보았지만 바위 위에서는 전혀 연상이 되지않는다. 넓은 공간을 찾아 점심을 컵라면으로 대신하고 다시 휴식을 즐긴다.
날씨가 푸근해서 가족산행을 즐기기에는 안성맞춤이다.

기차바위에서는 북한산의 비봉능선이 파노라마로 보여진다.
북한산이 언제 보아도 멋있는 산이란 걸 알게 된 것은 그리 오래전 일이 아니다.
이젠 가족들에게 눈에 들어오는 각각의 봉우리에 대해서도 설명할 수 있을 정도이니 그래도 이땅을 많이 오른 보람이 있다.

너무 가벼운 산행.. 산꾼은 안산까지 둘러보는 산행을 계획했으나.. 가족산행이라 또 희생을 감수한다.
희생이라지만 내 욕심 조금만 버리면.. 가족과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다.



(북한산 비봉능선)



(북한산 비봉능선)



(기차바위를 내려가는 길)

하산은 문화촌 아파트쪽으로 향한다. 하산길에 인왕산위를 달리는 기차의 모습을 본다.
하산길에 문화촌 아파트를 가기 직전의 산기슭에 판자집들이 또 다른 우리의 모습을 보는 것 같아 안타깝다.
푸른기와집에서 작은 산하나 넘었는데.. 그곳에는 최고의 권력자가 있고.. 이곳에는 힘없이 살아가는 사람들이 있다.
그렇다고 사회주의처럼 모두가 똑같이 먹고살자고 외칠 수도 없는 노릇이다.
자유민주주의 시장경제의 원동력은 시장에서의 경쟁에 있을 터이니.. 다만 많이 가진 사람들이 욕심만 덜 부린다면..
산행 2시간 30분만에 하산을 완료한다.
모처럼의 서울 나들이에.. 서점에도 들르고.. 광화문에서 종로 3가까지 일부러 걷는다.
많은 사람들과 어깨를 부딪치며 복잡한 거리를 걷는다.
이리저리 부대끼는 것이 즐거운 일 만은 아니지만.. 그래도 그게 사람사는 세상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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