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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더위에 힘든 산행 - 중원산 (양평) - 2014.08.02 본문

산행기-국내/경기

무더위에 힘든 산행 - 중원산 (양평) - 2014.08.02

삼포친구 2014. 8. 3. 0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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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더위에 힘든 산행 - 중원산 (2014.08.02)


ㅇ 산행지 : 중원산(800m) (양평)
ㅇ 산행코스 및 시간 : 중원계곡 입구(12:40) -> 남쪽능선 -> 정상(14:40) -> 안부(16:00) -> 너덜지대(17:00) -> 계곡(18:00) -> 중원계곡 입구(18:40) (총 6시간)

지리산 성삼재-반야봉-뱀사골 산행을 예약한다.
간만에 아내도 흔쾌히 산행에 동참하겠다고 약속을 한다.
그런데 불길한 소식이.. 나크린지 나가린지.. 요상한 이름의 태풍이 한반도를 향해 올라오고 있단다.
지리산에 최대 400mm 의 비예보가 발령되고.. 산행은 하루전날 보기좋게 취소된다.

남쪽과 달리 북쪽으로는 비소식이 없고.. 친구부부와 모처럼 가족산행으로 중원산을 향한다.
태풍이 제주도 근처까지 올라왔다는데.. 경기도 하늘은 태풍전야.. 햇빛이 쨍쨍이다.
오전부터 30도를 넘어간다.


↑들머리에서 중원산


본격적인 휴가철.. 중원계곡도 예외가 아니다.
차량들이 중원계곡 입구를 막고 있다.
개인팬션에 10,000원이라는 거금을 주고.. 주차를 한다.
12시 40분이 되어서 산행시작..
능선으로 올라 계곡으로 하산할 계획으로 능선을 따라 오른다.
초반부터 급경사 능선길.. 무더운 날씨에 숨이 가슴까지 차오르고.. 다리는 힘이 쭉쭉 빠져버린다.
이렇게 하면 나아질까.. 숨이 차오를 때는 말처럼 "푸루루" 입술을 떨며 거친 숨을 내뿜는다.
조금 나아지는 것 같기도 하고.. 중간 중간 휴식을 취하며 천천히 오른다.


↑능선에 소나무


↑정상까지 1.44km - 중간 쯤 왔다.


↑참나무 - 한뿌리 여덟가지


↑소나무 모양이 특이하다.


↑정상에서 좌로부터 용문산, 용문봉, 폭산


급경사 능선길 지나.. 잠깐 암릉.. 힘들게 정상에 오른다.
구름이 조금 몰려오긴 했지만 시계가 아주 좋다.
백운봉에서 가섭봉을 지나 용조봉, 폭산까지 용문산 주능선 전체가 눈에 들어온다.

기념촬영을 하고 정상 아래서 점심식사를 한다.
땀에 젖은 몸이 식으면서 약간 찬기운을 느끼는데.. 친구가 끓여주는 따끈따끈한 라면이 찬기운을 없애준다.
여름산이나 겨울산이나.. 어디서나 어느때나 어울리는 음식이다.


↑정상에서


↑정상에서 백운봉, 용문산, 용조봉


정상에서 오름길 반대방향으로 하산길.. 예전에 짙은 안개속에서 올랐던 중원산의 기억은 거의 없고..
예상하지 못했는데.. 한동안 거친 바위암릉길이 이어진다.
곡예를 하듯이 조심스레 암릉을 통과한다.
나무숲 사이로 도일봉이 모습을 드러낸다.


↑암릉


↑암릉에서 동으로 도일봉


안부를 지나고.. 능선에서 중원계곡으로.. 지그재그길도 아니고 비뚤이길도 아니고..
발목에 무리를 줄 정도의 계곡으로 향하는 급경사 하산길이 이어진다.
"어떻게 이런 산에 데리고 왔느냐"고.. 내리막에서 특히 약한 아내가 한마디 한다.
산꾼도 처음 오는 길이니.. 중원산에 이렇게 험한 길이 있을 줄이야..
육산의 편한 산이라고 유혹을 했는데.. 시간도 4시간이면 충분하다고 했는데.. 이런 사기꾼이 없다.

한시간 정도의 급경사 길이 끝나고.. 이번에는 거친 돌덩이들로 이루어진 너덜길이다.
중원산이 험한 산 임을 새롭게 알았다.
더위를 먹었는지.. 몸은 지치고.. 속은 울렁거리고.. 머리도 어질어질하고..
잠깐 발을 헛디디며 중심을 잃는데.. 스틱이 바위틈에 끼이면서 무리한 힘을 가했는지.. 뚝 부러져버린다.
스틱의 희생으로 다행히 넘어지지는 않고.. 스틱이 부러지지 않았다면 손목을 다쳤을 지도 모르겠다.
거친 너덜길이 거의 끝나갈 무렵.. 물이 흐르는 계곡의 지류를 만난다.
친구는 신나서 등목을 하고 더위를 식히는데..
소화불량인가.. 익숙하게 양손 검지 손가락을 입속에 넣고 구역질을 해보지만 올라오지 않는다.
계곡물에 머리를 감고.. 얼굴을 닦고.. 휴식을 취하니 조금 괜찮아지는 것 같다.


↑나무


↑너덜지대 하산길


↑숯가마터


↑계곡 지류


가파른 너덜 내리막이 끝나고.. 중원계곡에 이른다.
계곡의 골이 깊고 상류이다 보니 계곡물이 많고 깨끗하다.
아내들은 내숭 떨며 물에 들어오지도 않는데.. 친구와 함께 본격적으로 더위사냥에 나선다.
계곡물에 풍덩.. 시원하다.
이맛이다.
무더운 여름에 중원산을 찾아서 6시간을 산행한 이유이다.
피곤함과 어지러움은 사라지고.. 몸과 마음이 상쾌해진다.
중원폭포에서는 젊은이들이 다이빙을 하며 더위를 제대로 즐기고 있다.
한여름 6시간의 힘들었던 산행이다.


↑중원계곡


↑중원폭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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