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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바람 속에 눈꽃 - 덕유산 (무주) - 2017.01.22 본문

산행기-국내/전라

칼바람 속에 눈꽃 - 덕유산 (무주) - 2017.01.22

삼포친구 2017. 1. 22. 22: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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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바람 속에 눈꽃 - 덕유산 (2017.01.22)


ㅇ 산행지 : 덕유산(1,614m) (무주)
ㅇ 산행코스 및 시간 : 설천봉(13:50) -> 향적봉(14:10) -> 중봉(14:40) -> 향적봉(15:50) -> 설천봉(16:00) (총 2시간 10분)

주중에 눈소식이 있다.
기다리던 주말.. 아내와 함께 애마를 몰고 덕유로 향한다.
조금 늦은 시간.. 많은 이들이 덕유의 눈을 찾은 모양이다.
덕유 근처에 이르러 차들이 막힌다.
곤돌라 기다리고.. 산행하고.. 다시 곤돌라 기다리고.. 시간이 만만치 않을 것 같다.
많은 인파가 두렵고.. 참을성 없는 산꾼.. 애마를 돌린다.
덕유로 향하는 길에 하얀 정상부근의 하얀 눈꽃을 보았던 근처의 적상산으로.. 가을에 한번 찾은 적이 있지만.. 안국사방향에서는 초행이다.
순조롭게 입구에 이르는데.. 와인동굴을 지나고.. 주중에 내린 눈으로 출입통제..
네발에 엔진이 달린 튼튼한 애마가 무색해지는 순간이다.
다시 덕유로.. 곤돌라 매표소앞에서 다시 발이 묶인다.
사전예약제를 모르고 왔으니 금일표는 모두 매진이란다.

그렇게 허무한 토요일을 보내고.. 일요일.. 조금 서둘러서 다시 덕유를 찾는다.
오늘도 어제 못지않은 많은 인파가 덕유를 찾았다.


↑곤돌라를 기다리며..


곤돌라를 타려는 네가닥의 긴줄.. 참을성이 다시 시험대에 오른다.
칼바람에 눈보라가 몰아친다.
눈보라속에 묻혀있는 사람들의 모습이 남극의 칼바람속에 허들링을 하는 펭귄의 모습을 닮아있다.
1시간여를 추위에 떨며.. 곤돌라에 올라 눈꽃산행을 시작한다.
설천봉..
햇빛이 보이지 않는 흐린날씨에 눈보라가 몰아친다.
일단 휴게소 안으로 들어가서.. 따끈한 우동을 한그릇 먹고.. 준비한 순대로 속을 든든하게 한다.
향적봉으로 오르는 길이 눈보라에 형체를 알아보기 어렵다.
볼을 때리는 칼바람.. 그냥 내려갈까?
잠깐 스치는 생각이다.
향적봉에 이른다.
칼바람 뿐.. 주변은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다.


↑설천봉


↑향적봉으로..


↑눈꽃


↑향적봉


향적봉에서 중봉으로 향한다.
바람이 잔잔해 진다. 바람이 잔잔해 진것이 아니라 앙상한 여린 나뭇가지들이 바람을 막아주고 있다.
눈꽃을 즐긴다.
덕유를 몇번 찾았지만.. 남덕유에서 약한 눈꽃을 본 이후 제대로 된 눈꽃은 처음이다.
환상.. 무슨 말이필요한가? 자연의 조화에 그저 감탄할 뿐이다.
많은 인파에 밀려가면서 눈꽃을 감상한다.
앙상한 나뭇가지에 하얀 눈꽃이 사슴뿔을 연상케 한다.
향적봉 대피소에 이른다.
능선에서 벗어나 있어 아늑하다.
잠시 휴식.. 중봉으로..


↑눈꽃


↑눈꽃 (향적봉 대피소)


↑눈꽃


↑향적봉 대피소에서 향적봉


눈꽃이 눈길을 끈다.
모든 나무가 예외없이 하얀 눈을 뒤집어 쓰고 있다.
기다림의 보람이 있다.


↑눈꽃


↑눈꽃


↑주목에도..


↑중봉으로 향하며..


↑눈꽃


↑주목


주상나무 군락지를 지나고.. 나무의 크기가 작아지며 다시 바람이 강해진다.
중봉으로 오름길에 칼바람이 분다.
오늘은 햇님이 얼굴을 보여주지 않을 모양이다.
눈과 하늘이 구분되지 않는다.
하얀 눈과 대비되는 슬플만큼 파란 겨울하늘의 대비가 아쉽다.
중봉의 칼바람을 견디기 힘들어 잠깐 휴식을 취하고 다시 향적봉으로 향한다.
돌아오는 길이라 여유가 생긴다.


↑눈꽃


↑눈꽃


↑중봉


↑향적봉으로 되돌아오며 눈꽃


↑눈꽃


↑덕유에서 제일 멋진 주목


↑눈꽃


↑눈꽃


↑눈꽃


↑잠깐 해가 비치고..


다시 대피소에 이르러 시원한 막걸리와 따뜻한 컵라면으로 속을 녹이고.. 눈꽃속의 여유를 즐긴다.
그리고.. 다시 향적봉으로 되돌아 온다.
아직도 많은 사람들이 있다.
덕유의 눈꽃을 마음껏 감상하고.. 설천봉.. 곤돌라를 타려는 기다란 줄이 산꾼을 기다린다.
나무가 없으니 어김없이 칼바람이.. 1시간여를 곤돌라를 기다리며 칼바람에 온몸을 내 맡긴다.
칼바람속에 곤돌라를 기다리는 고통이 산행의 즐거운 기억마저 빼앗으려 한다.
추위와 사투를 벌이며 펭귄이 허들링을 하듯이 이웃과 자리를 바꾸지는 않지만..
제자리에서 체온을 보존하려 발을 구르고.. 몸을 뱅뱅 돌리고.. 칼바람속에 눈꽃산행을 마친다.


↑다시 향적봉으로..


↑설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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