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반의 성공 - 사명산 (2012.0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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ㅇ 산행지 : 사명산 1004봉 (1004m)
ㅇ 산행코스 및 시간 : 웅진리 주차장(사명산까지 6km)(13:30) -> 왼쪽능선(B코스) -> 사명산
2.95km(16:55) -> 삼거리(17:20) -> 1004봉(17:30) -> 문바위(17:55) -> 삼거리(19:00) -> 추곡약수
(20:00) -> 추곡리 입구(20:30) (총 7시간)
↑웅진리 주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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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말에 사명산을 향해 출발했으나..
마지막 피서를 즐기려는 인파가 만만치 않았다.
서울을 벗어나기도 전에 포기하고..
경안천습지공원을 둘러보는 것으로 주말을 보냈다.
그러나 사명산은 계속해서 산꾼을 유혹하고..
어쩔수 없다. 다시 떠나야지..
혼잡한 주말을 피해 평일에 출발..
경춘고속도로를 달려 춘천을 지나고 양구 웅진리에 도착하니 시간은 이미 13시를 지나고..
부랴부랴 산행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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웅진리 주차장에서 사명산을 오르는 길은 두갈래다.
왼쪽 능선을 올라 오른쪽으로 돌며 사명산을 오르는 길(B코스)과 선정사쪽으로 더 들어간 후에 오르는 길..
대부분 선정사에서 단시간에 급경사를 오르는 길로 오르지만 하산할 때 길찾기가 어렵지않을까 걱정
되어 B코스로 오른다.
신중한 선택이었는 데.. 결과적으로는 최악의 선택이 되고 말았으니..
내일이면 태풍 볼라벤이 우리나라에 상륙한다는데..
태풍 전날.. 바람은 조금 있지만.. 하늘이 맑고 날씨가 무덥다.
능선 오름길이 가파르다. 500m 정도 걸었을까? 벌써부터 힘들어진다.
이후부터 저질체력이 된다. 10분정도 산행하고 쉬기를 반복한다.
아무리 무더운 날씨라고 해도 너무 심할 정도의 저질체력이다.
예전에는 보통 한시간 산행후에 한번 쉬는 정도였는데..
무리해서 오르니.. 호흡이 가빠지고.. 빈혈까지 생기며.. 토할 것 같은 기분이다.
이러다 무슨 일 생기지.. 걱정이 된다. 베낭을 베고 드러누워 10여분간 호흡을 가다듬으니 조금 나아진다.
정신을 차리고 다시 오른다. 능선에 원시림과 같은 노송이 많다.
구조용 이정표를 몇개 지나고.. 시간은 지나가지만 사명산 정상까지의 거리는 좀처럼 줄어들지 않는다.
웅진리 주차장에서 정상까지의 중간지점(사명산 2.95km)에 도착한 시간이 16시 55분..
3km 를 오르는데 3시간 25분이 걸렸다. 시간당 1km 를 못 나간다.
지금부터는 정상까지의 능선이 부드러워진다고 해도 지금의 체력을 고려할 때 2시간 이상은 걸릴텐데
..
정상까지의 오르기는 이미 물건너 갔다. 인적이 전혀없는 산을 혼자 오르려니 단체산행보다 몇배는
더 힘든 것 같다.
추곡리와 정상방향으로 갈라지는 삼거리를 지나고.. 정상쪽으로 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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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름길에 북쪽능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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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름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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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명산 5.35km, 웅진주차장 0.6k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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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능선에서 소양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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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명산 2.95km, 웅진주차장 3.0k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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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거리(↓웅진리, ←추곡약수, →사명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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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4봉에 오른다. 특징이 없는 봉우리다.
시간은 17시 30분.. 정상까지는 아직도 2km 이상이 남아있다.
정상까지의 시간과 하산 시간을 고려할 때 더이상 산행을 진행하는 것이 무리다.
신중한 선택이었지만 실패한 산행이 될 것 같은 느낌.. 아쉽지만 발걸음을 되돌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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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4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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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4봉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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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상에 오르는 것은 실패했으니.. 하산길에 사명산의 명물인 문바위와 석탑이라도 보아야겠다.
삼거리에서 웅진리로 향하지 않고 추곡리 방향으로 하산..
하산길에 뒤돌아본 정상의 모습이 아쉬움을 더한다.
다음에 다시 오리라.. 그때 보자.. 마음속으로 사명산과 약속을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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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4봉에서 뒤돌아 하산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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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산길에 당겨본 정상부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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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바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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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바위.. 육산인 사명산에서 유일한 바위이다.
문바위 한쪽 아슬아슬한 절벽 위에는 석탑이 하나 있고..
소양호쪽을 바라보고 있는데.. 그 자태가 고고하다.
인간을 대신해서 무엇인가 간절하게 기도하는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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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바위 위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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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탑과 소양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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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거리(↓사명산, ↑국도, →추곡약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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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바위를 지나고.. 추곡약수와 국도의 갈림길에 도착한다.
시간은 이미 18시를 지나고.. 추곡약수까지는 1.9km.. 발걸음을 재촉한다.
능선길이 계속 이어지는데.. 고도는 별로 낮아지지 않는다.
산행로 옆으로는 여기저기 멧돼지가 쑤셔놓은 흔적이 있다.
서로 마주치지 않는 것이 신기할 정도이다.
혹시나 근처에 있으면 피해 가라고 일부러 간간이 헛기침을 한다.
추곡약수를 0.8km 정도 남겨놓고.. 결국은 하산하는 중간에 날이 어두워진다.
랜턴을 커내 머리위에 불을 밝히고 어렵게 어렵게 추곡약수터로 하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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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곡약수 0.8k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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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곡리 입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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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곡약수로 하산하니 해는 산너머로 지고.. 주위가 깜깜하다.
웅진리로 다시 가야하는데.. 지도를 보니 국도로 이동하면 12km 이상 될것 같다.
오지 중에 오지이니 차가 다닐리도 없고.. 민가에 들어가 차를 태워줄 수 없냐고 부탁을 하지만 허사다.
무슨 수가 있겠지.. 일단 마을에서 국도까지 걸어 나온다.
중간에 양구 경찰서 무슨 파출소에서 전화가 온다.
산꾼이 실종된 것으로 생각하고 마을 주민이 신고를 했단다. 경찰을 안심시키고 걷는다.
국도에서도 차가 없기는 마찬가지.. 더구나 새로난 국도가 있어 구길로는 더욱 차가 다니질 않는다.
잠깐 기다리다가 구길을 따라 걷기로 한다.
30여분을 걸었을까.. 서서히 지쳐감에 외딴 민가에 다시 들어간다.
다행이 마음씨 착한 아저씨를 만나 차를 얻어 타고 웅진리까지 무사히 이동한다. 지친 발걸음으로 걸었다면 밤새 걸었어야 할 거리.. 집나오면 개고생.. 이럴 때 쓰는 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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