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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북능선 (장수대-남교리) - 설악산(1) (인제) - 2012.06.01 본문

산행기-국내/강원

서북능선 (장수대-남교리) - 설악산(1) (인제) - 2012.06.01

삼포친구 2012. 6. 2. 13:57

설악산 서북능선 (장수대-남교리) (2012.06.01)


ㅇ 산행지 : 설악산 서북능선(장수대 -> 남교리-안산 갈림길)
ㅇ 산행코스 및 시간 : 장수대 입구(08:50) -> 대승령(11:10) -> 남교리-안산 갈림길(11:55) -> 1396봉(12:30) -> 남교리-안산 갈림길(13:00) -> 십이선녀탕(14:30) -> 복숭아탕(14:45) -> 응봉폭포(15:50) -> 남교리(16:50) (총 8시간)

가슴이 답답하다.
베낭을 메고 훌쩍 혼자서 어디론가 떠나보고 싶은 충동에 빠져든다.
며칠전부터 그랬다.
괴산 여행도 잘하고 왔는데.. 가족들과 말하기도 귀찮고.. 우울증인지.. 무기력증인지..
1박2일로 지리산을 갈까.. 아니면 설악산을 갈까..
아내에게 하루전에 통보를 한다. 1박2일로 집을 떠나 머리 좀 식히고 싶다고..
아내가 가까운 곳에 가면 안되겠나고 물어 오지만.. 이미 마음의 결정을 한 상태다.
내 굳은 결의가 보였는 지 아내도 더 이상 말리지 못한다.
용대자연휴양림에서 1박을 하며 많은 생각을 한다.
남편이 병을 얻고나서 힘들었을 아내.. 가끔씩 말도 안되는 떼를 쓰는 남편에게 화도 못내고 속만 상했을 아내..
다짐을 한다. 이제부터 몸은 환자지만 마음은 환자가 아니다.
희망 만을 생각하며 적극적으로 살 것이다.

아침 시간에 여유롭게 설악을 찾는다.
산행은 장수대에서 대승령을 올라 12선녀탕을 지나 남교리로 하산할 계획이다.
장수대에 도착을 했는데.. 대승령에서 남교리 구간 출입통제를 알리는 현수막이 걸려있다.
지난 겨울 눈사태로 파손된 시설이 복구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남교리로 넘어갈지 말지는 대승령에 올라서 고민하기로 하고.. 대승령을 향해 오른다.

이른 시각에 안개가 자욱하다.
장수대에서 대승령으로 오르는 구간도 경치가 좋은 것 같은데.. 나하고는 인연이 없다.
지난번에는 너무 늦은 시간에 내려와서 못보고.. 이번에는 안개가 걷히기 전의 이른 시간에 올라서 못보고..
햇빛이 없으니 날씨는 선선해서 좋다.


↑장수대 들머리


↑오르막 - 안개가 자욱하다.


↑오르막


↑대승폭포 전망대


↑대승령으로 향하는 길 - 원시림


1시간 정도 올랐을까..
급경사의 계단길이 끝나고.. 이어지는 대승령까지의 평탄한 오르막..
서서히 안개가 걷히고 하늘이 보이는데.. 울창한 원시림이 햇빛을 가린다.
대승령에 오른다.
왼쪽으로 가면 십이선녀탕의 남교리 방향.. 오른쪽으로 가면 대청봉 방향..
이제 오를 만큼 다 올랐다. 즐기는 일만이 남아있다.
평일이라 설악도 한가하다. 산꾼들이 거의 보이지 않는다.
몇명이 열심히 식물도감을 보며 식물채집을 하고 있다.
부부로 보이는 두쌍의 노부부 산꾼은 야생화 사진을 찍기에 바쁘고..
남교리 방향으로 향한다.


↑연리지


↑대승령


↑대승령에서 안산 방향


↑대승령에서 대청봉 방향


남교리-안산 갈림길에 이른다.
왼쪽으로 능선을 따라가면 안산으로 오르는 길이고.. 직진하면 십이선녀탕 계곡을 지나 남교리로 하산하는 길이다.
안산 능선으로는 출입제한을 알리는 표지와 밧줄이 둘러져 있다.
출입금지란 사실은 올라와서 알았고.. 힘들게 여기까지 올랐는데.. 남교리로 곧장 하산하기에는 아쉬움이 많이 남을 것 같다.
지도상에는 안산에서 남교리로 하산하는 길도 표시되어 있는데..

안산에서 보는 가리봉과 주걱봉이 장관이라니.. 안산으로 향한다.
한동안 숲길이 이어지고.. 이어 하늘이 트이는 암봉이 나타난다.
1396봉이다.
남동쪽으로 대청봉까지 이어지는 설악산의 서북능선이 한눈에 들어오고..
한계령의 깊은 계곡과 맞은편으로는 가리봉과 주걱봉의 웅장한 모습이 보인다.
그동안 막혔던 가슴이 확트인다.


↑남교리-안산 갈림길


↑안산방향 능선에서 가리봉 능선


↑가리봉 능선


↑서북능선 (대청봉 방향으로)


↑한계령


↑가리봉 능선


↑1396봉


1396봉에서 코앞에 안산이 있다.
우뚝솟은 암봉의 웅장한 모습이다.
1396봉을 내려와서 안산쪽으로 조금 더 나아간다.

주변은 주목과 진달래 군락으로 빈틈이 없다.
꽃피는 때에 왔다면 장관이었을 것 같다.
이곳이 출입제한 구역인 이유를 알 것 같다.
설악의 다른 곳에서는 볼 수 없는 모습이다.
1396봉과 안산의 중간 암봉까지 오른다. 기념촬영을 하고 발길을 돌린다.
더 이상 죄를 짓기 싫은 마음이랄까?
다시 남교리-안산 갈림길에 도착한다.
가벼운 식사를 하고 7.5km의 장거리 십이선녀탕 계곡으로 향한다.


↑진달래와 주목 군락


↑암봉에서 안산을 배경으로


↑주목


↑주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