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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화 찾아 걷는 지루한 능선 - 백운산 (광양) - 2013.03.23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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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화 찾아 걷는 지루한 능선 - 백운산 (광양) - 2013.03.23

삼포친구 2013. 3. 24. 1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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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화 찾아 걷는 지루한 능선 - 백운산 (2013.03.23)


ㅇ 산행지 : 백운산(1,218m) (광양)
ㅇ 산행코스 및 시간 : 중대리(11:30) -> 한재(12:20) -> 신선대(13:30) -> 정상(14:20) -> 매봉(15:40) -> 게밭골(17:10) -> 관동마을(17:30) (총 6시간)

영동지방에는 아직도 눈소식이 들리는데.. 남쪽은 매화의 계절이다.
지난 주 남해의 설흘산을 찾은데 이어서 이번에는 매화로 유명한 광양의 백운산을 찾는다.
먼길.. 경부고속도로, 천안-논산고속도로, 호남고속도로, 완주-순천고속도로..
연속 2주를 이용하다 보니 익숙하다.
이번에는 버스가 구례쪽에서 백운산으로 접근하다 보니 남해고속도로는 빠진다.
등반대장이 겁을 준다.
이번 백운산 산행코스는 17km의 짧지 않은 거리이므로 힘들 수도 있으니 6시간내에 산행하기 어려운 사람들은 쫓비산으로 가란다.
17km를 6시간에 마치라니.. 거북이 산행에 익숙한 산꾼에게는 조금은 무리다.
어차피 백운산을 오르기로 했으니.. 산꾼은 그대로 고집을 부리고.. 겁을 먹은 15명 정도가 쫓비산으로 산행지를 바꾼다.

구례에서 섬진강을 따라오던 버스는 하동의 화개장터를 지나고.. 남도대교를 건너 광양으로 들어선다.
그리고.. 중대리 계곡을 올라 더 이상 오르지 못하는 막다른 길까지 올라 산꾼들을 내려놓는다.
해발 400m 정도는 힘 안들이고 거져 먹기로 오른다.


↑중대리에서 돌아 본 계곡


이어 중대리에서 한재까지 구불구불 콘크리트 포장도로를 따라 오른다.
주변은 고로쇠나무 밭이다.
나무마다 수액채취를 위한 흰줄과 봉지를 하나씩 달고 있는데.. 그 모습이 고통스러워 보인다.
봄을 맞이하여 새싹을 틔우는데 쓰여야 할 수액을 인간이 거머리처럼 달라붙어 빨아내고 있다.
중대리에서 한재까지 약 4km의 길을 천천히 오른다.
그 거리가 조금 멀어서 그렇지만..
갑자기 급경사의 산길을 오르는 것보다.. 이렇게 몸을 서서히 달구어 가며 오르는 것도 괜찮다.
50분 정도를 쉬지않고 걸어서 한재에 이른다.


↑고로쇠나무


↑한재


한재에 오른다. 남쪽에서 한재를 넘어 시원한 바람이 불어온다.
한재에서 잠깐 숨을 돌리고.. 능선까지 오른다.
북으로는 노고단에서 천왕봉까지 이어지는 지리산 능선이 황사에 가려 가물가물하다.
길 양쪽으로는 산꾼이 좋아하는 산죽이 노란색으로 물들어 봄이라기 보다는 차라리 가을의 모습을 하고 있다.


↑한재에서 능선 오름길


↑능선


↑능선에서 북쪽으로 지리산


↑산죽길


능선을 따라 걷는다.
기암들도 가끔 지나치는.. 육산에 가까운 아기자기한 암릉이다.
고도가 높아지면서 호남정맥 주능선이 시원하게 들어온다.
뒤돌아 보면 따리봉과 도솔봉이.. 앞으로는 신선대와 백운산 정상인 상봉이다.
상봉이 점점 더 가까워 진다.
상봉에 이르기 전에 또 하나의 암봉인 신선대에 이른다.
좁은 암봉에 아래는 절벽이고.. 아찔하다.
신선대에서 내려와 상봉으로 향하다가 중간에서 제대로 된 휴식을 취하며 점심식사를 한다.


↑기암


↑능선에서 신선대와 정상방향


↑능선 - 주목도 보인다.


↑뒤로 따리봉(우)과 도솔봉(좌)


↑신선대와 뒤로 정상


↑정상방향


상봉으로 향한다.
멀리서 보아도 뾰족한 봉우리가 위압감을 준다.
백운산이란 이름을 가진 산들은 전국에 많은데.. 이곳 광양 백운산의 정상쪽은 용문산 백운봉과 그 모습이 비슷하다.
상봉에 오른다.
좁은 공간의 정상은 산꾼들로 꽉 차있다.
간신히 기념사진을 찍고.. 정상에서의 조망을 감상하기도 전에 급하게 내려온다.


↑정상


↑정상에서


↑정상에서 북쪽으로 지리산이 가물 가물


↑정상에서 지나온 능선


↑매봉


정상에서 억불봉으로 향하는 능선과 매봉으로 향하는 능선이 갈라진다.
아침에 버스안에서 등반대장이 조심하라고 일러줬었는데.. 산악회에서 이정표를 깔아주지 않았다면 억불봉으로 내려갈 뻔 했다.
매봉까지는 걷기 좋은 능선길이 이어진다.
소사나무와 노각나무가 중간 중간 보이는 평탄한 숲길이다.
앞서 간 이도 있고.. 뒤로 쳐진 이도 있고.. 어느새 정상에서부터 혼자가 되었다.
정상에서부터 1시간 20분을 걸어 매봉에 이른다.
특징이 없는 밋밋한 봉우리다.


↑매봉


↑매봉에서 정상방향


매봉을 지나고.. 방향을 남쪽으로 돌려 쫓비산방향으로 향한다.
왼쪽으로는 섬진강을 끼고.. 매봉에서 배딩이재까지 5km 구간의 지루한 능선길이 이어진다.
계속 내리막도 아니고.. 오르락 내리락하는 긴 능선길이 지치게 만든다.
나뭇가지 사이로 보이는 섬진강을 빼고나면 특별히 볼 것도 없는 육산의 지루한 능선이다.
길옆의 철쭉나무에는 빨간 꽃봉우리가 막 돋아나고 있다.
기다리는 천왕재는 보이지 않고.. 몸은 지쳐가고.. 빨리 마을로 하산하고 싶다.
발걸음은 느려지고.. 매봉에서 1시간 30분.. 관동마을로 하산길이 있는 게밭골에 이른다.
정상에서부터 3시간의 긴 능선산행이다.

게밭골에서 휴식을 취한다.
관동마을까지는 2.6km.. 거리표시가 잘못되었나? 20분만에 마을까지 하산한다.
섬진강 옆에 관동마을은 매화꽃으로 뒤덮혀있다. 잘 가꾸워진 매화나무 과수원에 매화꽃이 한창이다.
혹시 복숭아꽃이 아닌가 현지인에게 물어보니 매화꽃이란다. 산악회에서 주어진 6시간에 정확하게 맞추어 산행을 마친다.


↑게밭골


↑관동마을 하산길


↑관동마을 - 섬진강


↑관동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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