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따라 구름따라

산꾼이 남쪽으로 간 까닭은 - 달마산(1) (해남) - 2013.04.20 본문

산행기-국내/전라

산꾼이 남쪽으로 간 까닭은 - 달마산(1) (해남) - 2013.04.20

삼포친구 2013. 4. 21. 11:02
728x90

산꾼이 남쪽으로 간 까닭은 - 달마산 (2013.04.20)


ㅇ 산행지 : 달마산(489m) (해남)
ㅇ 산행코스 및 시간 : 큰닭골재(08:40) -> 농바우봉(10:45) -> 정상(11:50) -> 대밭삼거리(13:10) -> 떡봉(14:30) -> 도솔암(15:30) -> 도솔암 주차장(15:50) (총 7시간 10분)

(1) 큰닭골재에서 대밭삼거리까지..

무박일정으로 달마산을 찾아 남쪽으로 떠난다.
새벽에 졸린 눈을 비비며 힘들게 일어나서 출발하는 당일치기보다.. 밤 12시에 출발하는 무박은 오히려 여유가 있다.
출발전 초저녁에 두시간 정도 미리 자고.. 이어 산행준비를 하고 출발한다.
해남의 달마산.. 암릉이 유명한 땅끝마을의 산으로 예전부터 한번 가보고 싶었던 산이다.
비소식이 있지만 무리해서 출발한다.

버스를 타고 새벽길을 달리는데.. 자는 둥 마는 둥 잠이 오지 않는다.
버스는 새벽길을 달려 4시 30분에 영암휴게소에 도착한다.
휴식을 취하고 다시 움직여야 할 버스가 움직이지 않는다.
3시간이 지나서.. 대체버스가 오고.. 다시 해남까지 달려 산행을 시작한다.

큰닭골재에서 산행을 시작하여 관음봉에 이르기까지.. 평탄한 능선길을 1시간 정도 걷는다.
미황사에서 보는 달마산의 경치가 일품이라는데.. 미황사에는 들르지도 않고.. 종주라는 명목으로 별 볼것없는 능선길을 1시간씩이나 걷는 것이 이해가 되지 않는다.
아쉽지만 따라가는 수 밖에.. 아침에 버스고장을 시간이 늦었다며 빠른 산행을 재촉한다.

아직까지는 날씨가 괜찮다.
능선에서 관음봉으로 시작되는 달마산 바위봉이 위용을 자랑한다.
천천히 산행을 하고자 일행에서 빠져나와 뒤로 쳐진다.
이어 암릉 산행길이 시작된다.


↑능선에서 관음봉


↑관음봉 오름길에 - 암릉이 닭벼슬같다.


↑암벽


↑바람재에서 암봉 오름길


서서히 빗방울이 떨어진다. 구름도 몰려온다.
가끔은 빗나가도 좋으련만.. 요즘은 일기예보가 너무 잘 맞는다. 일주일간의 예보는 거의 정확하다.
바람재를 지나 농바우봉 오름길.. 너덜지대와 같은 거친 길을 오른다.
본격적인 돌덩어리 너덜지대 산행이 시작된다.
커다란 돌들이 뽀족한 모서리를 위로 한 채 어지럽게 널려있고.. 비까지 내려서 매우 미끄럽다.
한걸음 한걸음에 긴장을 놓을 수 없다.
이제 초반인데.. 걱정이다.
고도가 높아지면서.. 비바람이 분다.
판쵸우의를 꺼내 입는다.
눈앞은 운무가 가리고.. 머리는 비바람에 혼미하고.. 발끝은 미끄럽고 뾰족한 돌덩이에 신경쓰이고..
농바우봉에 오른다.
맑은 날 조망이 괜찮을 것 같은 바위봉이지만..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다.


↑농바우봉 오름길


↑암릉


↑암릉 - 안개가 몰려오고..


↑농바우봉


↑기암 - 중국 삼청산의 동방여신이 달마산에..


한치앞이 안보이는 운무와 비바람 속에 방향감각만을 간신히 유지한 채 암릉길을 헤쳐 나간다.
너덜 돌길이 많고 주변이 보이지 않으니.. 길을 찾기가 쉽지않다.
달마대사가 이곳을 비오는 날 찾았다면 굳은 날씨와 험한 길에 그 험상궂은 얼굴이 더 험상궂게 화를 냈을 법하다.
삼청산의 동방여신과 같은 기암도 지나고.. 지나치는 암봉 하나하나가 만물상인데.. 날씨가 아쉽다.
길을 몇번씩 잃고.. 지나는 산꾼들이 없었다면 오던 길을 되돌아가는 실수를 했을 지도 모른다.
오리무중을 헤치고 달마봉에 도착한다.


↑암릉


↑능선길 - 운무속에 산죽과 진달래


↑정상 (달마봉)


↑정상에서


달마봉에서 잠깐 휴식을 취하며 초코파이 하나로 허기를 채운다.
달마봉을 지나고.. 운무는 물러날 기색이 없다.
운무때문에 산전체를 보지 못하고 산행을 하니.. 어디가 어딘지.. 코끼리 배만지기 식으로 맹인 산행을 한다.
문바위재에 이른다.
근처에 문바위가 있는데.. 찾을 수가 없다. 그대로 진행한다.


↑운무속에 암봉


↑문바위재


↑암봉


문바위재를 지나서.. 대밭삼거리에 이르기까지.. 이름없는 암봉의 연속이다.
구간 구간을 어떻게 통과했는지 기억이 몽롱하다.
험한 날씨탓도 있겠지만.. 그동안 여러 산을 올랐지만.. 이렇게 험한 산은 손에 꼽을 정도다.
설악산의 귀떼기청 오르는 험한 너덜지대가 생각난다.
산죽이 많은 대밭삼거리에 도착한다.
석문바위가 눈길을 끈다.
이제부터 길이 조금 평탄해지려나 기대하며 잠깐 휴식을 취한다.


↑암봉


↑암릉 - 운무는 가실줄 모르고..


↑잠깐 평탄한 능선길


↑대밭삼거리에서 석문


728x9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