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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위없는 바위산 - 백암산 (홍천) - 2013.08.31 본문

산행기-국내/강원

바위없는 바위산 - 백암산 (홍천) - 2013.08.31

삼포친구 2013. 9. 1. 2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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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위없는 바위산 - 백암산 (2013.08.31)


ㅇ 산행지 : 백암산 (1,099m) (홍천)
ㅇ 산행코스 및 시간 : 가령폭포 입구(12:00) -> 가령폭포(12:20) -> 비레올갈림길(13:10) -> 정상(14:20) -> 가령폭포(15:30) -> 가령폭포 입구(16:00) (총 4시간)

어느새 추석이 3주 앞으로 다가와 있다.
시골에 벌초를 가는 길에 고향의 산을 찾는다.
백암산(白岩山).. 산꾼을 유혹하는 산은 아니지만..
고향에 있는 산이니 언젠가 한번은 올라야 할 산으로 생각하고 있었다.
선답자들의 산행기를 보니.. 산이름과는 다르게 바위는 없고.. 조망도 없는 순수한 육산이다.
백암산은 어디서 온 것인가.. 뱀이 많아서 뱀산이 배암산이 되고 백암산이 되었다는데.. 신뢰성 있는 이야기는 아니다.


↑연화사 입구


가령폭포 입구에 애마를 세우고 산행을 시작한다.
연화사까지 비포장도로가 있지만 지난 여름 비에 많이 훼손되었다.
연화사를 지나고.. 폐가처럼 된 산장을 지나서 계곡을 잠깐 올라 가령폭포에 이른다.
시원한 물줄기가 우렁찬 소리를 내며 떨어진다.
하산할 때 더위를 식혀갈 곳으로 점을 찍어 놓는다.


↑계곡


↑가령폭포


가령폭포를 지나고 왼쪽/오른쪽 능선갈림길에서 오른쪽 능선으로 오른다.
본격적인 오르막이 시작된다.
요즘은 산정상에서의 맛보는 짧은 짜릿함보다 하산할 때의 느긋하고 기분좋은 발걸음에 더 산행의 재미가 붙어있다.
조망에 취해 오래 있다보면 조난을 당하거나 위험에 처할 수 있다.
인생도 마찬가지다.
대부분은 정상에 오르기도 힘들지만.. 정상에서의 쾌락에 취해 오래 있으려고 발버둥치다 보면 비리에 얽히거나 불명예 퇴진을 하게 된다.
힘들게 오른 정상은 아쉽지만.. 적절한 시기에 내려오는 것이 자연스럽다.
고도가 높아지고.. 노송지대를 지나고.. 산죽군락이 이어진다.


↑갈림길 - 우측능선으로


↑산죽


↑비레올 갈림길


↑산죽길


비레올 갈림길을 지나고.. 정상이 가까워오는데..
능선 오른쪽으로는 울창한 나무숲을 모두 베어내고 개발이 한창이다.
산의 한쪽면 전체의 넓은 면적에 있는 나무들을 베어내고.. 아래로는 포장도로까지 개설해 놓았다.
산꾼이 제일 싫어하는 스키장이나 골프장을 만들려는 모양이다.
아직까지는 오지의 산으로.. 최근에 알려지기 시작한 백암산인데.. 이런 모습이 오지의 산인가?
덕분에 울창한 숲으로 둘러싸인 백암산에서 유일한 조망터가 생겼다.
몇년 후에는 골프채를 휘두르거나 스키를 타고 내려오는 인파로 붐비는 산의 모습을 보게 될것 같아 기분이 씁쓸하다.


↑능선 오른쪽


↑능선 윗쪽까지 개발


정상 근처에 이른다.
능선을 사이에 두고 한 쪽은 개발로 나무들이 잘려 나갔고.. 다른 쪽은 불안하지만 참나무가 울창한 숲을 유지하고 있다.
예전에는 무조건 소나무가 좋은 줄 알았다.
지금도 소나무는 좋다.
그렇지만 흔하디 흔한 참나무는 더 좋고 정이 간다.
소나무는 독야청청.. 혼자서 푸르름을 자랑하며.. 주변의 다른 식물들은 자라지 못하게 한다.
참나무는 다른 초목들과 어울려 자란다.
바위틈에서 잘 자라는 것이야 소나무를 따라갈 것이 없지만.. 나눔에서 인색한 나무가 또한 소나무이다.

어쩌다가 소나무가 곧은 선비의 꺽이지 않는 성품을 대신하는 나무가 되었는지 궁금하다.
주변에는 다른 나무가 자라지 못하도록 송진이 배어있는 솔잎을 잔뜩 떨구어 놓는 소나무가 선비의 성품을 나타내는 것인가.
이런 저런 잡생각을 하며 정상에 이른다.
먼저 오른 대여섯명의 산꾼들이 있다.
정상은 사방이 숲에 가려 조망이 전혀 없다.


↑초목


↑정상


↑가령폭포로 갈림길


정상에서 짧은 휴식후 하산길.. 오른쪽 능선으로 올랐으니.. 왼쪽 능선으로 하산한다.
능선에서 첫번째 갈림길에서 왼쪽의 가령폭포 방향으로 하산한다.
적당한 경사의 하산길이 이어진다.
길은 가령폭포로 이어지는 계곡을 만나는데.. 바로 아래에 폭포가 있다는 것이 상상이 안될 정도로 평탄하다.
폭포를 지나고 더위를 식힐 적당한 곳을 찾는다.
산모기와 전쟁을 치르며 짧은 시간 시원함을 즐기고.. 산행을 마친다.


↑하산길


↑노송지대


↑계곡


↑가령폭포 윗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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