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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은 보이지 않고.. 산림욕 산행 - 육백산 (삼척) - 2013.07.27 본문

산행기-국내/강원

산은 보이지 않고.. 산림욕 산행 - 육백산 (삼척) - 2013.07.27

삼포친구 2013. 7. 28. 1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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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은 보이지 않고.. 산림욕 산행 - 육백산 (2013.07.27)


ㅇ 산행지 : 육백산 (1,244m) (삼척)
ㅇ 산행코스 및 시간 : 황조리 강원대 삼척캠퍼스(11:30) -> 정상(12:30) -> 장군목(13:30) -> 1114봉(15:00) -> 화전민터(16:20) -> 이끼폭포(16:40) -> 광산(18:20) -> 고사리(18:40) (총 7시간 10분)

동호인 산악회를 따라 이끼폭포가 유명한 삼척의 육백산을 찾는다.
산 정상부위의 고원이 육백마지기나 된다고 해서 육백산이란다.
휴가철이 시작되니 아침부터 고속도로가 막힌다.
영동고속도로를 타던 버스는 중부내륙고속도로를 거쳐 38번 국도로 갈아타고 충주-제천-영월-정선을 지나 삼척으로 달린다.
막히지는 않지만 국도로 가다보니 5시간이 걸려서 육백산 들머리인 강원대 삼척캠퍼스에 도착한다.
5시간이면 진도까지도 갈 수 있는 시간인데.. 오지 중에 오지이다.

주변엔 아무것도 없는 오지의 산속에 대학 캠퍼스가 있다.
공부만 한다면 정말 잘 될것 같은데.. 방학철이라 학생도 없고.. 절처럼 조용하다.
산에 들어서자 마자 주변은 울창한 적송지대이다.
초목이 우거진 좁은 길은 임도로 바뀐다.
최근에는 별로 사용하지 않은 듯.. 임도에도 잡초들이 우거져 있다.
잠깐 오르고 나니 낙엽송으로 울창한 평지와 같은 넓은 고원이 펼쳐진다.
이곳이 1,200 고지인가 믿어지지 않는다.

육백산 정상은 산행로에서 300m 벗어나 있다.
정상에 올랐다가 다시 이곳으로 되돌아와야 한다. 1시간을 올라 육백산 정상에 이른다.
이곳이 정말 정상인가? 믿기지않을 정도로 밋밋한 봉우리다.
주변은 나무로 둘러싸여 있고.. 보이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강원대 캠퍼스내 나무


↑오름길 적송지대


↑응봉산(2.4km)-육백산(0.3km) 갈림길


↑정상


정상을 지나.. 임도를 따라 고원지대의 평탄한 길을 산책하듯이 걷는다.
임도에 맥문동처럼 보이는 잡초가 무성하여 마치 양탄자 위를 걷는 느낌이다.
연인이 있다면 함께 와서 손잡고 걸어보고 싶은 느낌이 들만한 길이다.
임도 옆으로는 야생화가 피어있고 가끔 산딸기가 탐스럽게 익어있다.


↑임도 - 양탄자길


↑응봉산(1.8km)-육백산(1.0km)


↑낙엽송지대


↑야생화 (긴산꼬리풀)


정상에서 1시간정도 걸어서 장군목에 이른다.
이끼폭포와 응봉산의 갈림길이다.
방향을 동쪽에서 북쪽으로 바꾸어 산행을 계속한다.
무리와 떨어져서 고독한 산행을 즐긴다.
잠깐 낙엽송이 우거진 지대를 지나고.. 작은 돌들이 깔린 새로 만든 듯한 임도가 나타난다.
조금 있으니 골재를 잔뜩 실은 대형트럭들이 그것도 한대가 아닌 여러대가 지나간다.
이 산속에서 무슨 공사를 하는지..
임도를 500m 정도 걸었을까.. 능선으로 들어서는 산행로가 나타나고..
평탄한 능선을 따라 걷다가 적당한 장소에서 점심식사를 한다.

점심식사를 하는데.. 한동안 지나는 산꾼들이 없다.
40여명이 올라왔는데.. 식사를 하며 곰곰히 생각하는데..
혹시 이 길이 날머리인 고사리가 아니라 중간의 마평리로 하산하는 길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갑자기 마음이 급해지고.. 되돌아가서 이전에 갈림길이 있는지 없는지를 확인해야 겠다는 생각이 든다.
준비한 도시락을 남긴 채 급하게 식사를 마친다.
올라온 길을 되돌아 임도쪽으로 내려가는데.. 산꾼들이 계속 올라온다.
확신은 없지만 이끼폭포를 가는 길이 맞는 것 같단다.
임도까지 내려왔는데.. 방법이 없다.
다시 오던 길을 되돌아 오른다.

다행히 길은 내리막이 아니고.. 평탄한 고원지대 능선이 계속 이어진다.
1114봉에 이르러 잘못된 길이 아님을 확신한다.
임도 갈림길에서 부터 2시간 이상을 걸은 느낌이다.
1120봉에 이르러 능선이 끝나고.. 길은 북에서 서쪽으로 방향을 바꾼다.
이어 본격적인 하산이 시작된다.


↑장군목 갈림길 - 이끼폭포(좌), 응봉산(우)


↑임도와 능선갈림길 - 능선으로


↑야생화 (물레나물)


↑1114봉


급경사의 지그재그 하산길을 지나 화전민터에 이른다.
이제서야 하늘이 열리고.. 육백산이 모습을 드러낸다.
육백산은 그야말로 완벽한 육산이다.
바위라고는 눈을 씻고 찾아봐도 볼 수가 없고.. 산의 모습도 볼 수 없는 산이다.
장님이 코끼리 다리를 만지듯이 산은 모른 채 나무 만을 만지는 산이다.
산림욕 산행지로는 최고의 산이다.

산허리를 돌아 고사리로 향하는 임도가 나타난다.
임도 시작점에서 이끼폭포로 향하는 갈림길을 따라 이끼폭포로 향한다.
이끼폭포까지 잠깐 급경사의 내리막을 내려간다.
이어 산행 5시간 만에 이끼폭포가 모습을 드러낸다.
수량이 많지는 않은 편이다. 짙은 녹색의 이끼위로 맑은 물이 흘러 내리고 있다.
폭포물로 계곡 전체가 시원하다.
사진을 찍고.. 잔뜩 열받은 얼굴과 발도 식히고.. 폭포물을 받아 마시니 몸속까지 시원하다.
짧은 휴식을 즐긴다.


↑화전민터에서 육백산(좌) 능선


↑성황골 - 우측의 임도가 하산길


↑이끼폭포


↑이끼폭포


이끼폭포에서 다시 급경사를 올라 임도를 따라 걷는다.
산허리를 감싸고 도는 임도 옆으로는 아름드리 적송들이 울창하다.
이끼폭포에서 계곡을 따라 길이 나 있을 법도 한데.. 임도를 따라 걸어야 하는 것이 이상하다.
서서히 임도길에 지쳐갈 즈음.. 1시간 30분을 걸어서 석회석광산에 도착한다.
갱도가 몇개 있는데.. 상당한 거리가 떨어져 있음에도 갱도에서 나오는 시원한 바람이 느껴진다.

광산에서 고사리로 내려오는 길은 계곡을 따라 이어지는데..
지금은 포장도로와 돌가루가 계곡을 훼손했지만..
바위에 물이 흘렀던 흔적이 남아있는 것으로 보아 예전에는 제법 아름다운 계곡이었을 것으로 보인다.
이끼폭포에서 이어지는 계곡이라면 수량도 많아야 하는데.. 흐르는 물은 뿌옇고.. 계곡은 거의 말라가고 있다.
모두가 계곡 입구의 석회석광산 때문인 것 같다.
계곡도 살리고 광산도 살리는 길은 없었나?


↑임도 옆으로 적송지대


↑기암


↑기암 - 시간의 발자국


↑임도


↑광산 갱도 - 시원한 바람이 불어 나온다.


↑말라버린 계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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