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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출산행 기분으로.. - 청태산 (횡성) - 2013.11.16 본문

산행기-국내/강원

일출산행 기분으로.. - 청태산 (횡성) - 2013.11.16

삼포친구 2013. 11. 16. 22: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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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출산행 기분으로.. - 청태산 (2013.11.16)


ㅇ 산행지 : 청태산 (1,200m) (횡성)
ㅇ 산행코스 및 시간 : 청태산 휴양림 주차장(08:00) -> 1등산로 -> 정상(09:00) -> 2등산로 -> 주차장(09:50) (총 1시간 50분)

언제부턴가 우리사회에는 힐링(치유)이라는 단어가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
가끔은 인생을 얼마 살지도 않은 20대 젊은 연예인들이 나와서 당황스럽기도 하지만..
방송에도 힐링캠프라는 코너가 있고..
한 스님의 힐링과 관련한 책은 베스트셀러가 되기도 했다.
그 만큼 현대인들은 많은 고민을 안고 힘들게 사는 증거일 것이다.

산꾼도 힐링을 핑게 삼아 전날 늦은 시간에 청태산 휴양림에 도착하여 휴식을 취하고..
다음날 아침 이른 시간에 아침식사도 잠시 미루고.. 빈 속으로 산행을 시작한다.
부지런한 사람들은 벌써 일어나 산장 주위를 산책하고 있다.
일기예보와 달리 날씨가 좋다.
청태산 산행 후에 이웃한 태기산 산행을 해야 하므로 1등산로인 능선을 따라 올라서 2등산로인 바로 옆의 계곡으로 하산하는 짧은 코스를 택한다.

어느덧 겨울이 성큼 다가와 있다.
능선을 따라 오름길에 서릿발이 기둥을 세우고 서있다가 산꾼의 발끝에서 바삭바삭 소리를 내며 부서진다.
가을에 화려함을 자랑하던 단풍나무 잎은 갈색으로 초라하게 변한 채 불안하게 매달려 있다.
겨울에 단풍잎에 눈이 내리면 이번엔 하얀색으로 다시 한번 화려함을 자랑할 것이다.


↑휴양림 주차장


↑자작나무숲


↑잣나무숲 야영장


↑오름길


↑단풍나무 - 화려함은 가고..


↑오름길


급경사의 오름길이 지나고.. 완만한 경사의 주능선에 이른다.
산행의 목적도 여러가지다.
어떤이는 야망을 이루기 위해 고난과 도전을 극복하는 심정으로 산을 올랐고..
예전의 선조들을 나라를 빼앗기거나 유배를 가거나 했을 때 울분을 참거나 슬픔을 달래기 위해 산을 올랐다.
그렇지만 아무런 이유없이 그냥 산이 좋아서 오른 이들도 있을 것이다.
산꾼은 산이 좋아서 오른다.
예전에는 도전을 극복하는 심정으로.. 요즘은 마음을 달래고.. 욕심을 버리는 심정으로 산행을 한다.
어깨의 짐이 가벼워야 산행이 힘들지 않듯이.. 마음속의 짐이 가벼워야 인생길이 힘들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이다.

주능선에 오르고 나서야 오늘도 변함없는 붉은 태양이 산너머로 얼굴을 내밀고 햇빛이 능선에 비친다.
일출산행을 하는 기분이다.
서리가 녹아 촉촉히 젖은 산죽이 햇빛을 받아 반짝거린다.
아침 공기가 너무 차가워서 숨을 크게 쉬기 어려울 정도로 콧속을 자극하지만 기분은 아주 상쾌하다.
헬기장을 지나고.. 정상이 가까워진다.


↑주능선


↑산죽이 햇빛에 반짝거린다.


↑능선에서 정상


↑헬기장


↑정상에서


정상에 이른다.
청태산 1,200m 라 쓰여진 이정목이 산꾼을 맞는다.
동남쪽으로 시원하게 시야가 트이는데..
동쪽으로 대미산이.. 남쪽으로 지난 5월달에 갔었던 백덕산이 눈에 들어온다.
아래로는 안개가 자욱하고 그 위로 백덕산이 뾰족한 봉우리를 드러내고 있다.


↑정상에서 동으로 대미산


↑남으로 백덕산


정상에서 되돌아 헬기장에서 2등산로로 하산한다.
오름길과는 달리 계곡길이다.
북쪽으로는 나뭇가지 사이로 다음 산행지인 태기산의 풍력발전 바람개비가 가물가물 눈에 들어온다.
청태산에는 벌써 겨울이 다가와 있다.
음지의 내리막길 군데 군데 얼음이 얼어있다.
조심스럽게 휴양림까지 하산한다.
휴양림 근처에는 울창한 잣나무숲 아래에 나무데크가 설치되어 있어 숲을 즐기도록 꾸며놓았다.
나무데크를 지나고.. 주차장에 도착하여 2시간의 짧은 산행을 마친다.


↑하산길에 북으로 태기산쪽


↑하산길.. 겨울이 눈앞에..


↑하산길


↑하산길에 산죽


↑너덜지대


↑잣나무숲과 나무데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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