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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은 산인데.. - 발왕산 (평창) - 2013.12.21 본문

산행기-국내/강원

산은 산인데.. - 발왕산 (평창) - 2013.12.21

삼포친구 2013. 12. 22. 2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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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은 산인데.. - 발왕산 (2013.12.21)


ㅇ 산행지 : 발왕산 (1,459m) (평창)
ㅇ 산행코스 및 시간 : 용평리조트 레인보우 주차장(11:50) -> 루시하우스(12:30) -> 레인보우 슬로프 -> 드레곤피크(14:20) -> 정상(14:40) -> 곤돌라 -> 주차장(15:50) (총 4시간)

발왕산을 찾는다.
산의 높이로는 국내에서 열손가락 안에 들 정도로 높은 산이지만.. 산의 절반은 스키장으로 내어 주고 있는 산이다.
가족들에게 겨울산을 보여주고 싶은데.. 산행을 어려워하니.. 만만한 것이 발왕산이다.
스키어들을 위한 곤돌라가 있어 산꼭대기까지 힘들이지 않고 오를 수 있고..
높이가 있으니 운이 좋으면 상고대나 눈꽃도 볼 수 있는 산이다.

용평리조트에 도착.. 레인보우 주차장에 애마를 세우고..
가족들은 곤돌라를 타고.. 산꾼은 걸어서.. 산위에서 만나기로 한다.
윗곧은골을 지나 발왕재로 올라 능선을 타고 정상에 오를 계획이었으나..
포장도로를 따라 계곡을 걸어야 한다는 것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

레인보우 주차장에서 레인보우 슬로프쪽으로 비포장도로를 따라 오른다.
40분정도를 도로를 따라 걸어서 레인보우 슬로프의 종착역인 루시하우스에 도착한다.
슬로프가 세개정도 있는데.. 최상급코스로 경사가 아주 심하다.


↑레인보우 주차장에서 멀리 드래곤피크와 스키장


↑레인보우 슬로프로 가는 길


↑레인보우 슬로프


↑루시하우스에서 레인보우 슬로프


산행로를 찾을 수 없어 관리인에게 물으니 겨울에는 폐쇄해서 없다고 한다.
되돌아서 갈 수도 없는 노릇이고.. 난감하다.
리프트라도 태워달라고 하니.. 스키어들만 탈수 있단다.
정상이 슬로프를 지나 바로 위에 보이는데.. 에라 모르겠다.
세개의 슬로프중에서 아직 개장하지 않은 슬로프가 있어.. 무작정 슬로프의 한쪽 옆을 따라 오르기 시작한다.
관리인이 불러도 못들은 체 하기로 하고.. 한발짝 한발짝 오른다.

고도가 서서히 높아지고.. 경사도 서서히 심해지고.. 거의 45도는 되는 것 같다.
잠시 숨을 고르며 뒤돌아 보니 계방산, 오대산, 선자령이 시원하게 들어온다.
슬로프라 눈에 걸리는 것이 없다.
이런 조망이 슬로프가 아니고 산행로 중간에 있는 전망대에서 보이는 조망이라면 더 이상 바랄것이 없을텐데..
경사가 급하고 눈까지 쌓여있어.. 눈으로 보기에는 바로 코앞인 것 같은 드래곤피크까지 오르는데 제법 시간이 걸린다.

드래곤피크가 가까워지고.. 슬로프가 개장한 다른 슬로프와 합쳐진다.
스키어들을 피해서 한쪽옆으로 오른다.
산꾼은 숨을 헐떡이며 위로 한발짝 한발짝 느리게 오르고.. 옆으로는 스키어들이 바람을 가르며 아래로 쌩쌩 달린다.
묘하게 대조가 된다.
한쪽은 느림을 즐기고.. 한쪽은 빠름을 즐긴다.

고도가 높아지고.. 주목이 군데 군데 보인다.
슬로프 부근의 나무들은 대부분 고사목이 되어 눈대신 얼음을 뒤집어 쓰고 있다.


↑레인보우 슬로프 - 급경사였는데..


↑자연의 예술품


↑뒤돌아 보니 - 멀리 계방산능선


↑뒤돌아 보니 - 멀리 선자령


↑북쪽으로 선자령


↑북동쪽으로 고루포기산


↑왼쪽 철조망을 따라 드래곤피크를 향해..


↑고사목


↑드래곤피크 (큰광장)


산행후 2시간 30분 만에 드래곤피크(큰광장)에 도착한다.
슬로프를 오르는데만 거의 2시간이 걸렸다.
큰광장에서 곤돌라를 타고 올라온 가족들을 만난다.
광장은 스키어들로 붐빈다.
수령이 제법 되어 보이는 주목이 몇그루 있는데.. 거의 죽어가고 있다.
정상이 눈앞에 보인다.
광장에는 스키어들이 붐비지만.. 빠름을 즐기는 사람들에게 정상은 관심의 대상이 아닌 모양이다.
왕복 1km 밖에 안되는 거리지만 정상으로 가는 사람은 드물다.


↑석탑


↑드래곤피크의 곤돌라 타는곳


↑정상으로


↑눈꽃


큰광장을 지나.. 헬기장을 지나고.. 정상에 이른다.
해발 1,400m 의 높이면 제법 바람이 있을 텐데.. 바람이 없는 아주 좋은 날씨다.
기대했던 환상적인 눈꽃은 보이지 않고.. 정상에서는 작은 돌탑이 산꾼 가족을 맞는다.
조망은 슬로프에서 본 것보다 못하다.
기념촬영을 하고.. 되돌아서 헬기장에서 컵라면으로 간단한 식사를 한다.
간편한 차림으로 정상에 오른 사람들이 지나가면서 부러워한다.


↑정상에서


↑정상에서 헬기장과 큰광장


↑하산후 주차장


하산은 가족들과 함께 곤돌라를 타고.. 이동하는 거리가 17분이라니..
발끝아래로 산의 능선과 슬로프가 보이는데.. 저 길로 힘들게 올라온 것을 생각하니 절로 숨을 몰아쉬게 된다.
쉽고 빠른 길이 있지만 산꾼은 힘들고 느린 길을 즐기고 싶다.
쉽고 빠른 만큼 기억은 쉽게 사라지고.. 힘들고 느린 만큼 기억은 추억이 되어 오래도록 남을테니..
나무도 없는 스키 슬로프를 올라 산행의 참맛을 느끼기는 부족했지만.. 그래도 또 다른 느낌의 즐거운 산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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