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로를 찾을 수 없어 관리인에게 물으니 겨울에는 폐쇄해서 없다고 한다. 되돌아서 갈 수도 없는 노릇이고.. 난감하다. 리프트라도 태워달라고 하니.. 스키어들만 탈수 있단다. 정상이 슬로프를 지나 바로 위에 보이는데.. 에라 모르겠다. 세개의 슬로프중에서 아직 개장하지 않은 슬로프가 있어.. 무작정 슬로프의 한쪽 옆을 따라 오르기 시작한다. 관리인이 불러도 못들은 체 하기로 하고.. 한발짝 한발짝 오른다.
고도가 서서히 높아지고.. 경사도 서서히 심해지고.. 거의 45도는 되는 것 같다. 잠시 숨을 고르며 뒤돌아 보니 계방산, 오대산, 선자령이 시원하게 들어온다. 슬로프라 눈에 걸리는 것이 없다. 이런 조망이 슬로프가 아니고 산행로 중간에 있는 전망대에서 보이는 조망이라면 더 이상 바랄것이 없을텐데.. 경사가 급하고 눈까지 쌓여있어.. 눈으로 보기에는 바로 코앞인 것 같은 드래곤피크까지 오르는데 제법 시간이 걸린다.
드래곤피크가 가까워지고.. 슬로프가 개장한 다른 슬로프와 합쳐진다. 스키어들을 피해서 한쪽옆으로 오른다. 산꾼은 숨을 헐떡이며 위로 한발짝 한발짝 느리게 오르고.. 옆으로는 스키어들이 바람을 가르며 아래로 쌩쌩 달린다. 묘하게 대조가 된다. 한쪽은 느림을 즐기고.. 한쪽은 빠름을 즐긴다.
고도가 높아지고.. 주목이 군데 군데 보인다. 슬로프 부근의 나무들은 대부분 고사목이 되어 눈대신 얼음을 뒤집어 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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