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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 첫 산행 - 민주지산 (영동) - 2014.01.04 본문

산행기-국내/충청

2014 첫 산행 - 민주지산 (영동) - 2014.01.04

삼포친구 2014. 1. 5. 0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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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 첫 산행 - 각호산-민주지산 (2014.01.04)


ㅇ 산행지 : 각호산(1,176m), 민주지산(1,241m) (영동)
ㅇ 산행코스 및 시간 : 도마령(10:40) -> 각호산(11:30) -> 대피소(12:50) -> 민주지산(13:30) -> 석기봉(14:40) -> 삼도봉(15:20) -> 삼마골재(15:40) -> 물한계곡 주차장(16:40) (총 6시간)

2014년 첫 산행이다.
충북 영동의 민주지산..
연초에 동호인 산악회를 따라 나서는데.. 대부분이 태백산, 함백산, 덕유산 등 눈이 좋은 산으로 떠난다.
모두가 최근에 다녀온 산이라 고민인데.. 그 중 하나 미답지인 민주지산이 끼어 있어 민주지산으로 향한다.
민주지산(岷周之山)이라.. 별 의미없어 보이는 산이름이 특이한데.. 민주주의와 관련된 것은 아니고..
민드룸산의 일본식 가차식표기가 민주지산이 되었다는 설이 있다.

고속도로를 빠져나와 영동에 들어섰는데.. 푸근한 날씨 때문에 눈이 모두 녹아버린 것 같다.
버스는 도마령을 향해 계곡을 따라 고도를 높이고.. 눈이 조금씩 보인다.
산행은 도마령에서 시작해서 각호산, 민주지산, 석기봉, 삼도봉, 물한계곡으로 하산하는 총 14km 정도의 산행거리..
6시간의 산행시간이 주어진다.
도마령에서 산행을 시작하는데.. 해발 700m 이상은 되는 것 같다.
각호산까지는 능선을 따라 계속 오르막길..
2014년 첫 산행이라 그런가? 웬지 발걸음이 무겁다.
예정된 코스를 다 돌 수가 있을까.. 중간 중간에 탈출로가 산꾼을 유혹할 것 같다.
각호산 근처에 이르자.. 약하게 피어있는 상고대가 햇빛을 받아 반짝거린다.


↑도마령 들머리


↑상고대가 약하게


뿔달린 호랑이가 살았었다는 각호산에 이른다.
바위봉이다.
멀리 앞쪽으로 민주지산까지의 능선이 시원하게 보인다.
각호산 바로 앞의 봉우리는 상고대가 하얗게 피어있다.
정상에서 내려오는 길은 암봉의 밧줄을 잡고 내려와야 하는 위험한 길이다.
아이젠을 신었으니 발바닥이 바위에 붙지 않아서 더 미끄럽다.
조심스레 내려와 민주지산으로 향한다.


↑각호산 정상 직전에 민주지산(우)까지 능선


↑각호산


↑각호산 정상


↑정상 앞봉에 상고대가..


민주지산으로 향하는 길은 특징없는 능선길이다.
눈꽃이 피면 환상적일 것 같은데.. 눈꽃이 없으니 볼거리가 없다.
산꾼도 아무런 생각없이 일행에서 조금 떨어져서 걷는다.
앞으로 내달릴 정도의 튼튼한 다리는 아니고.. 그렇다고 쫓기듯 걷기도 싫으니.. 발빠른 이들은 먼저 보내고 여유있게 걷는 것이 좋다.
오르락 내리락.. 작은 봉우리들이 반복된다.
민주지산을 0.4km 남겨놓고.. 무인 대피소에 이른다.
능선아래 아늑하게 자리잡고 있어 한겨울 강풍을 피해 몸을 녹이고 쉬어 가기에는 좋을 것 같다.
눈꽃을 찾아 온 많은 이들이 이곳에서 점심식사를 하고 있다.
산꾼도 한쪽 귀퉁이에 자리를 잡고 휴식을 취하며 컵라면으로 가벼운 식사를 마친다.


↑뒤돌아 본 각호산


↑대피소


대피소에서 잠깐 올라 민주지산 정상에 이른다.
민드룸산 이름처럼 정상은 바위가 없는 둥그스름한 부드러운 봉우리다.
뒤(북쪽)로는 지나 온 각호산까지의 능선이.. 앞(남동쪽)으로는 가야 할 석기봉과 삼도봉까지의 능선이 시원하게 보인다.
석기봉은 정상부근이 뾰족한 것이 용문산의 백운봉을 연상시킨다.
오늘 총 산행거리는 14km 이고 도마령에서 민주지산까지 이제 5km 를 걸었으니.. 갈길이 멀다.
기념사진을 찍고 부지런히 발걸음을 옮긴다.


↑정상 근처에서 각호산부터 지나온 능선


↑민주지산 정상


↑정상에서 석기봉(우)-삼도봉(좌)까지 가야할 능선


↑뒤돌아 본 정상


민주지산에서 석기봉까지는 2.9km..
눈꽃이 없는 능선길은 오르락 내리락을 반복하는 특징없는 능선길이다.
능선에서 보는 석기봉이 위압적이다.
날씨가 푸근해서 온 몸이 땀으로 젖는다.
석기봉을 오르는 중에 뒤돌아 보니 지나 온 민주지산과 각호산으로 이어지는 능선이 한눈에 들어온다.


↑석기봉


↑뒤돌아 본 민주지산(좌)-각호산(우) 능선


↑석기봉 정상부근


석기봉은 청계산의 석기봉처럼 바위봉이다.
바위 위로 늘어진 밧줄을 잡고 힘들게 오른다.
발 아래로는 물한계곡이 눈에 들어오고..
앞(동)으로는 가야할 삼도봉과.. 삼도봉에서 남쪽으로 이어지는 백두대간이 눈에 들어온다.
요즘 한창 문제가 되고 있는 중국발 미세먼지가 오늘도 시야를 가리고 있다.
백두대간을 따라가니 덕유산이 보일듯 말듯 신기루처럼 희미하게 보인다.
석기봉에 3시 이후에 도착하게 되면 삼도봉으로 가지말고 중간에 하산하라 했는데..
아직 20분 전이다.
그나마 삼도봉까지 능선이 부드러워 보이고.. 거리도 가깝게 느껴지는 것이 다행이다.


↑물한계곡


↑석기봉


↑석기봉에서 삼도봉


↑멀리 덕유산


↑뒤돌아 본 석기봉(좌)과 민주지산(우)


삼도봉으로 향한다.
중간에 물한계곡으로 하산하는 갈림길을 못 본듯이 지나치고.. 부지런히 걷는다.
삼도봉에 이른다.
세마리의 용이 거대한 여의주를 받치고 있는 모양의 화합탑이 눈길을 끈다.

충북 영동, 전북 무주, 경북 김천이 경계를 맞대고 있는 곳이다.
이 좁은 땅덩어리에 무슨 지역감정이 그리 심하길래 충청도, 전라도, 경상도의 화합탑이 필요한가..
국가주의가 약해지고.. 민주주의가 강해지다 보니..
묵묵한 다수를 따르지 않고 소수들이 목소리를 키우고 잘못된 민주주의를 맘껏 누리며 세상을 흔들려한다.
모두가 자기들만의 이익을 향해 뿔뿔이 흩어진다.


↑삼도봉에서 남쪽으로 덕유산까지의 백두대간 능선


↑삼도봉


삼도봉을 지나 전망이 좋은 바위봉이 있어 잠시 휴식을 취한다.
시간에 쫓기는 산행을 하다보니 항상 여유있는 휴식이 아쉽다.
삼도봉에서 삼마골재까지 0.9km 구간..
잠시 20여분간 백두대간을 걷는다.
백두대간 길을 만날 때마다 산꾼은 언제나 백두대간 670km 를 걸어보나.. 웬지 밀린 숙제가 남아서 머릿속이 복잡한 기분이다.
삼마골재에서 물한계곡으로 방향을 바꾸어 백두대간을 벗어난다.
물한계곡을 따라 1시간정도 하산길.. 산책로처럼 걷기 편하다.
계곡 하류는 제법 물도 많은데.. 산행로와 계곡사이는 계곡수를 보호한다는 표지와 함께 녹색 철조망으로 나뉘어 있다.
계곡물을 어떻게 보호하겠다는 건지.. 누구를 위해 보호하겠다는 건지.. 애매하다.
상수원이 있는 것도 아닌데.. 자연도 소통을 해야 하는데..
5시까지의 하산시간을 20분 남겨놓고.. 특별한 희망의 다짐도 없이 2014년의 첫 산행을 마친다.


↑삼마골재


↑물한계곡


↑계곡을 막은 철조망에 흔적


↑물한계곡 주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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