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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꽃을 찾아서.. - 무등산 (광주) - 2014.01.11 본문

산행기-국내/전라

눈꽃을 찾아서.. - 무등산 (광주) - 2014.01.11

삼포친구 2014. 1. 12. 0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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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꽃을 찾아서.. - 무등산 (2014.01.11)


ㅇ 산행지 : 무등산(1,187m) (광주)
ㅇ 산행코스 및 시간 : 증심사지구(11:50) -> 새인봉(13:00) -> 중머리재(13:40) -> 장불재(14:30) -> 입석대(15:00) -> 서석대(15:20) -> 장불재 -> 중머리재(16:30) -> 증심사계곡 -> 증심사지구(17:30) (총 5시간 40분)

눈꽃을 찾아서 무등산을 가려는데.. 간만에 아내가 따라 나선다.
부부산행하는 이들을 보면서 가끔 부러워했던 일이라 기쁘기도 하지만..
아내는 한동안 산행을 하지 않았던 터라 무난히 오를 수 있을까 걱정이 또한 반이다.
눈꽃을 기대하는데.. 남쪽으로 내려올수록 눈이 내린 흔적조차 보이지 않고..
무등산 아래에 도착해서도 마찬가지다.

멀리서 보이는 무등산 정상부근이 하얗게 보이기는 하는데.. 약하다.
날을 잘못 택했다.

무등산이 얼마전에 국립공원으로 지정되어서인지.. 주차관리가 까다로운 모양이다.
버스가 산행들머리 가까운 곳까지 접근하지 못하고 멀리 떨어진 임시주차장에 주차를 한다.
주차장에서 20여분을 걸어.. 증심사지구에서 산행을 시작한다.
산행시간을 줄이기 위해 증심사계곡을 거쳐 중머리재로 바로 오르기로 했는데..
상가를 가로질러 오르다보니 새인봉 능선으로 오르는 들머리가 나타난다.
아내가 오르막은 자신있어 하고... 그래 힘들어야 얼마나 더 힘들겠어.. 능선을 따라 오른다.
능선길을 30분 정도 올랐을까.. 아내가 서서히 뒤로 처지기 시작한다.
육산으로 생각했는데.. 예상외로 새인봉 능선은 아기자기한 암릉이다.
주상절리가 되려다 만 듯한 아찔한 절벽의 암봉이 눈길을 끈다.


↑기암


↑암봉 오름길


↑기암


↑기암


↑뒤돌아 본 선두암 (뱃머리모양)


새인봉에 이른다.
발 아래는 수십미터의 낭떠러지다.
기대도 안했는데.. 무등산에서 이런 멋진 암봉을 보게 될 줄이야..
멀리 무등산 정상부근이 눈에 들어온다.
음지쪽으로는 눈이 녹지않은 채 그대로 있고..
나무에는 눈꽃인지 상고대인지 모르게 하얗게 물들어 있다.


↑새인봉에서 중봉과 정상부근


↑새인봉에서 서인봉, 중머리재, 장불재


새인봉을 지나 내리막..
뒤돌아 보니 새인봉이 마치 왕관같기도 하고.. 이탈리아에서 본 중세시대 고성같기도 하다.
내리막이 끝나고 서인봉으로 오르막이 시작된다.
아내가 다시 뒤로 처진다.
천천히 따라 갈테니 산꾼보고 자꾸 먼저 가라고 손짓이다.
빨리 가자하고.. 먼저 가라하고.. 6.25 피난행렬도 아닌데.. 이 무슨 상황인지..
그렇게해서 6.25 때 이산가족이 된 사람들이 수천이다.
피난길이었다면 어땠을까.. 지금이야 전쟁도 아니니.. 아내에게 조심해서 천천히 오르라 하고 먼저 떠난다.

서인봉을 지나.. 중머리재에 도착..
맨살을 드러낸 땅이 얼었다가 녹아서 질퍽질퍽하다.
산꾼들이 한마디씩 한다. 항상 바람이 많은 곳인데.. 웬일인지 오늘따라 잠잠하다고..
서둘러 장불재로 향한다.
부드러운 오르막에 넓직한 길이다. 음지라 눈이 녹지않은 채 그대로 있다.


↑뒤돌아 본 새인봉 - 왕관같다.


↑중머리재 직전 서인봉에서 장불재와 정상부근


↑장불재로 향하는 길


↑너덜지대


장불재에 이른다.
북서쪽으로 무등산의 정상부위가.. 남으로는 낙타봉과 안양산으로 이어지는 백마능선이 시원하게 들어온다.
아내에게 전화를 해보니 중머리재에서 식사중이란다.
장불재 대피소에서 휴식을 취하며 컵라면으로 간단한 점심식사를 한다.
3시가 되어간다.
이제는 서서히 하산을 시작해야 할 시간인데..
아내에게는 장불재까지 천천히 올라오라 하고.. 산꾼은 서석대로 향한다.


↑장불재에서 서석대(좌)와 입석대(우)


↑장불재에서 낙타봉


↑입석대


장불재에서 광석대가 있는 규봉암까지 갔다와서 입석대와 서석대를 오르고 싶은데..
시간이 부족할 것 같아 과감히 포기한다.
무등산의 백미.. 입석대와 서석대를 향해 오른다.
2년전 봄철에 왔을 때는 나뭇잎에 가려서 잘 보이지 않았는데.. 입석대가 멀리서도 잘 보인다.
멋있다.
거대한 돌기둥을 블럭쌓기 놀이를 하듯이.. 아슬아슬하게 차곡차곡 쌓아놓은 자연의 솜씨에 탄성이 나온다.
아랫쪽을 내려다보니 예전에 올랐던 낙타봉과 안양산이 뚜렷하다.
낙타봉에 이르는 백마능선의 곳곳에도 주상절리 바위기둥이 있었다.


↑입석대


↑입석대


↑입석대


↑입석대


↑입석대에서 남으로 안양산(좌)과 낙타봉(우)


입석대에서 서석대로 오르는 길도 주상절리 바위의 윗부분인 것 같다.
승천암을 지나고.. 발 아래는 계속 자연 암반으로 이루어진 계단이 이어진다.
모르긴 해도 암반 아랫쪽을 파 볼 수만 있다면 모두가 주상절리의 돌기둥일 것이다.
다른 산에서는 볼 수없는 이국적인 모습이다.


↑정상부근 I


↑정상부근 II


↑서석대 오름길


↑자연석 계단 오름길


서석대에 이른다.
사방으로 조망이 트인다.
눈앞으로는 정상부근의 천왕봉으로 이어지는 능선길이 계속 진행하라고 손짓하는데..
2년전 봄에는 잠시 개방되어 수많은 인파때문에 오르지 못했고.. 오늘은 군시설로 막혀 있으니 오르지 못하고..
이 정도로 만족해야 한다.
서석대에서 능선 반대쪽으로 넘어가니 아직 녹지않은 약한 상고대가 피어있다.
전날 눈이 내렸던지.. 날씨가 조금 더 추웠으면 좋았을 걸.. 아쉽다.
정상을 배경으로 기념촬영을 한다.


↑서석대


↑서석대 근처에 눈꽃


↑오를 수 없는 정상을 배경으로


↑서석대에서 장불재


시간은 3시 20분.. 5시까지 하산하기는 이미 물건너 갔다.
서석대에서 되돌아서 장불재 방향으로 하산..
아내에게 다시 전화를 걸어본다. 중도에 포기할 줄 알았는데.. 장불재에 거의 올라 왔단다.
기운이 남았으면 입석대까지만이라도 올라오라 했더니 더 이상은 무리란다.
입석대를 지나 장불재에 도착.. 아내와 만난다.

대피소에 들어가서 따뜻한 커피한잔 마시며 휴식을 취하고.. 하산을 서두른다.
중머리재에 이르니 4시 30분.. 증심사계곡으로 하산한다.
완만한 너덜지대 하산길을 30분정도 걸으니.. 증심사에 도착한다.
증심사에서 증심사지구까지도 30분.. 주차장에 도착하니 대부분이 하산을 마치고 뒷풀이 중이다.
김칫국에 밥한그릇 후다닥 해치우고.. 막걸리 두어잔으로 피로를 푼다.
시간에 쫓기고.. 초반에 아내가 힘들어해서 당황하기도 했지만..
산꾼은 정상까지 올랐고.. 아내도 장불재까지 올라서 멀리서나마 입석대와 서석대를 볼수 있었으니.. 어쨋든 성공한 산행이다.
간만에 아내와의 산행.. 좋았다.


↑다시 중머리재에서 장불재 방향


↑증심사계곡으로 하산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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