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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은 이른 봄 - 지리산(2) (함양) - 2014.05.02 본문

산행기-국내/경상

아직은 이른 봄 - 지리산(2) (함양) - 2014.05.02

삼포친구 2014. 5. 3. 19: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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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은 이른 봄 - 지리산 (2014.05.02)


ㅇ 산행지 : 지리산(1,915m) (함양)
ㅇ 산행코스 및 시간 : 백무동(07:50) -> 가내소폭포(08:50) -> 마지막폭포(10:45) -> 세석평전(11:40) -> 촛대봉(12:10) -> 장터목(13:50) -> 제석봉(15:10) -> 천왕봉(16:00) -> 장터목(17:20) -> 참샘(19:00) -> 백무동(20:20) (총 12시간 30분)

(2) 장터목 - 천왕봉 - 장터목 - 백무동


↑장터목에서 천왕봉 1.7 km


장터목에서 50분의 휴식.. 시간은 오후 2시 40분..
천왕봉을 향해 출발한다.
고사목이 많은 제석봉은 지금 복원이 한창이다.
자연상태의 고사목이 아니라 화재로 인한 고사목이라 마음이 아픈데..
새로 심은 구상나무들이 잘 자라고 있다.
저 나무들이 수십년간 잘 자라준다면 고사목지대는 지리산의 또 다른 옛이야기로 남을 것이다.
고도가 높은 탓에 아직까지 구상나무 만이 녹색을 유지하고 있다.
천왕봉이 눈앞에 성큼 다가와 있다.
길옆으로 간간이 보이는 얼레지군락이 눈길을 끈다.


↑제석봉 고사목지대


↑고사목지대 - 구상나무로 복원중


↑제석봉에서 천왕봉


↑바위


↑구상나무 숲


↑얼레지 군락지


천왕봉을 눈앞에 두고.. 마지막 힘을 낸다.
방법이 없다.
그저 한걸음 한걸음 오르는 수 밖에..
잠시후에 천왕봉에서의 기쁨을 미리 상상하니 발걸음이 가벼워지고..
4명의 일행이 모두 오를 수 있어서 더 좋다.
우뚝 솟은 암봉이 더욱 가까워지고.. 암봉을 조금 올라 천왕봉의 관문인 통천문을 지난다.
통천문 아래에는 아직 녹지않은 얼음덩어리가 남아있다.
천왕봉 바로 아래에는 큰 돌들로 평평하게 만든 넓은 공터가 있다.
과장하면 어린이들이 축구를 해도 될만한 크기인데.. 천왕봉 마당이나 광장이라고 불러도 될 듯하다.
정상에 오른다.
언제나 변함없는 정상표지석이 산꾼을 맞는다.
입산금지에서 풀린지 이틀 밖에 되지 않아서 인지.. 오늘은 정상에도 산꾼들이 별로 없다.
여유있게 기념촬영을 하고.. 사방의 경치도 즐기고.. 날씨는 조금 흐리고.. 바람이 강하지만.. 이 정도면 지리산 정상에서 만나는 최상의 날씨다.
땀이 났다가도 시원한 바람에 금새 말라 버린다.
3번째 오르는 지리산 정상이다.
그리고 오늘은 50번째 맞이하는 산꾼의 생일이기도 하다.
50번째 생일에 하늘과 제일 가까운 곳에 서 있으니.. 천명을 알 수 있을까..


↑천왕봉


↑통천문


↑천왕봉(I)


↑천왕봉(II)


↑정상에서


↑하산길에..


↑제석봉의 뒷모습


언제 그랬는지.. 모든 피로가 사라졌다.
정상에서의 기쁨을 누리고..
바람을 피해 천왕봉 바로 아래에서 생일상을 받는다.
부서진 초코파이와 마시다 남은 막걸리..
그리고 과일이 전부인 푸짐한 생일상이다.
친구부부와 아내에게 생일을 축하하는 노래선물도 받고..
두고 두고 잊혀지지 않을 소중한 추억을 쌓는다.


↑제석봉에서 촛대봉(좌)과 연하봉(중)


↑기암


↑하산길 - 아직도 봄이 이르다..


즐거운 시간이 지나고.. 하산을 한다.
하산은 장터목을 지나 백무동으로..
다시 장터목에 이르니 시간은 오후 5시 20분.. 산행 10시간이 되어간다.
하산을 완료해야 할 시간인데.. 백무동까지는 5.8km..
빨리 걸어도 2시간 이상은 걸릴텐데..
예전의 기억으로 길이 험한 것은 아니었고.. 부지런히 하산한다.
한신계곡으로 오름길과는 정반대다.
능선길을 걷는 듯이 고도가 쉽사리 낮아지지 않는다.
산죽이 많은 길을 걸어 참샘에 도착한다.
시간은 오후 7시.. 어두워지기 시작한다.


↑산죽길


↑참샘


백무동까지는 아직도 2km 이상 남아있을 것 같은데..
더군다나 아내는 내리막에서 약한데.. 어두워지기까지.. 희미한 랜턴불빛에 의지해서..
한걸음 한걸음 징검다리 건너듯이 하산을 한다.
혼자였다면 깜깜한 밤에 어디서 반달곰이라도 나타날까 두려웠을 텐데.. 서로 의지하니 두려움이 없어진다.
인생살이도 마찬가지 아닌가..
어떤 일이 일어날지 모르는 깜깜한 세상을 둘이 손잡고 조심조심 헤쳐나가는 것..
앞으로 서로 어려운 일이 있을 때.. 오늘을 생각한다면 극복하는데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백무동으로 어렵게 하산하여 산행을 마친다.
시간은 오후 8시가 넘어서 12시간의 산행..
힘들고.. 지치지만.. 천왕봉의 감동과 하산후의 산채비빔밥 한그릇으로 모든 피로를 잊는다.


↑하동바위


↑백무동 날머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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