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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도의 끝자락 - 두륜산 (해남) - 2014.11.08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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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도의 끝자락 - 두륜산 (해남) - 2014.11.08

삼포친구 2014. 11. 9. 0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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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도의 끝자락 - 두륜산 (2014.11.08)


ㅇ 산행지 : 두륜산(703m) (해남)
ㅇ 산행코스 및 시간 : 오소재(11:30) -> 오심재(12:00) -> 정상(가련봉)(13:20) -> 만일재(13:50) -> 두륜봉(14:30) -> 대흥사(15:50) (총 4시간 20분)

남도의 끝자락 해남의 두륜산을 찾는다.
그 이름이 중국대륙의 천산인 곤륜산과 한반도의 천산인 백두산에서 유래되었다고 하는데..
넓은 대륙과 한반도를 달려 온 곤륜산과 백두산의 기가 이곳 두륜산에서 마지막 용트림을 하고 남해바다로 사라진다.
20년전에 젊어서 찾았는데.. 정상부의 바위봉만이 기억에서 가물가물하다.
결혼한 지 1년이 지나고.. 세상에 나온지 1년이 안된 딸을 데리고 해남과 보길도 여행을 하던 중에 혼자서 두륜산에 올랐다.
이번에는 아내와 함께 오른다.

오소재에서 산행을 시작한다.
동북쪽으로 오르면 올해 4월에 찾았다가 바위암릉과 진달래의 조화에 감동 받았던 주작-덕룡산이고..
남서쪽으로 오르면 두륜산이다.
오소재에서 오심재까지는 걷기 좋은 평탄한 오름길이다.
길바닥에는 낙엽들이 뒹굴고 있지만.. 길옆의 동백나무와 같은 상록수들은 초록색잎을 자랑한다.
날씨가 흐린다고 했는데.. 빗방울이 조금씩 떨어진다.
암릉산행을 해야 하는데.. 달마산에서의 고생한 기억이 떠오르며.. 더 이상 굵어지지 않았으면 하는 바램으로 오른다.
오름길 왼쪽으로 노승봉 아래의 바위절벽이 나뭇가지 사이로 눈에 들어온다.
절벽위로는 눈썹바위까지 있어 비바람으로부터 절벽을 보호하는 형상이다.
나뭇가지 때문에 카메라에 담지 못하는 것이 아쉽다.
최첨단이라고 하는 인간들의 기술력이란..
인간의 눈에는 보이지 않는 것을 천만배 확대하는 기술은 있지만..
정작 인간의 눈에 보이는 것을 그만큼 생생하게 재생하는 기술은 아직도 부족하다.
인간의 눈으로 보면 나뭇가지 사이로 잘 보이는 것들도 카메라에 담으면 모두 가려서 보이지 않는다.
인간의 눈처럼 렌즈가 두개인 카메라를 만들면 가능해지려나?
쓸데없는 생각이다.
평탄한 오름길에 쉬지않고 50분을 걸어서 넓은 헬기장이 있는 오심재에 이른다.
숲속에 가려있던 시야가 트인다.
왼쪽으로는 올라야 할 노승봉이고.. 오른쪽으로는 케이블카가 있는 고계봉이다.
잠깐 휴식을 취하고 노승봉으로 향한다.


↑오소재 들머리


↑오름길 동백나무


↑오심재에서 노승봉


↑오심재에서 고계봉


↑소사나무숲


산죽과 소사나무가 울창한 숲길 오르막을 지나고..
암봉이 가까워 지면서 본격적인 암릉산행이 이어진다.
쇠밧줄과 계단.. 가파른 경사.. 노승봉 통천문 아래 험한 오름길에서 잠깐 지체가 된다.
조심조심..
이런 길에는 철계단을 설치해주면 위험하지 않을텐데.. 아쉬움이 남는다.
운악산에서 험한 붙박이 철받침을 오르며 담력을 키우고 암릉타기 실력을 닦은 덕분인가..
아내가 당황하지 않고 잘 오른다.
역시 경험이 중요하다.
노승봉에 이르니 동서남북으로 시야가 확 트인다.
동북으로 주작-덕룡산이.. 남으로는 남해바다가..
남서로는 가야할 가련봉의 험한 네개 암봉이.. 그리고, 그 뒤로 도솔봉이 눈에 들어온다.


↑노승봉


↑노승봉 오름길에 동북으로 주작-덕룡 능선


↑노승봉 오름길


↑노승봉에서 가련봉


↑가련봉


↑두륜봉(앞)과 도솔봉(뒤)


노승봉을 내려오는 길도 오름길과 같이 험하긴 마찬가지다.
20여명이 줄을 서서 기다리며 붙박이 철받침과 쇠밧줄을 잡고.. 또는 손, 발, 엉덩이까지 다섯개의 발을 이용하여 곡예하듯이 조심조심..
차라리 앞만보고 오르는 오르막이 더 쉽다.
내리막은 앞을 보고 가자니 발아래가 절벽이라 무섭고.. 뒤로 내려가자니 시야가 확보되지 않아 불안하다.
가련봉에 이른다.
노인봉과 마찬가지로 조망이 뛰어나다.
정상표지석 뒤는 아찔한 절벽.. 줄을 서서 차례를 기다려 조심스런 자세로 인증사진을 찍는다.
정상에서의 조망을 즐기고.. 험한 암봉을 내려간다.
다행히 비는 더 이상 오지않고.. 암릉길도 그리 미끄럽지는 않다.


↑정상(가련봉)에서 노승봉과 뒤로 고계봉


↑암릉과 도솔봉


↑대흥사


↑정상에서 - 뒤로 노승봉


↑뒤돌아 본 가련봉


만일재까지 하산.. 날씨는 흐렸지만 바람이 전혀없다.
어떻게 저길 내려왔을까.. 뒤돌아 본 가련봉의 험한 암봉이 아찔하다.
바람이 있었다면 땀에 젖은 몸이 조금 추울 수도 있는데.. 바람이 없으니 아늑하다.
넓직한 공터에서 풀위에 자리를 잡고.. 아내와 함께 진수성찬의 만찬을 즐긴다.
밥과 미역국.. 미끄러지라고 미역국을 준비했냐고 하니까.. 험한 암릉길에 농담하지 말란다.
휴식을 마치고.. 마치 성처럼 보이는 두륜봉을 향한다.


↑만일재 뒤로 두륜봉과 도솔봉


↑만일재에서 두륜봉


↑두륜봉 오름길에 뒤돌아 본 가련봉


두륜봉 오름길.. 두륜산 명물 구름다리가 있다.
금방이라도 무너져 내릴듯이 불안한 모양으로 바위가 다리를 만들고 있다.
철계단을 올라 행여나 무너질까 재빠르게 구름다리 아래를 통과한다.
그리고, 평탄한 길을 잠깐.. 두륜봉에 이른다.
두륜산은 고계봉, 노승봉, 가련봉, 두륜봉, 도솔봉, 연화봉, 혈망봉, 향로봉.. 이렇게 여덟개의 봉으로 이루어진 산이다.
오늘은 그 중 노승봉, 가련봉, 두륜봉을 오른다.


↑두륜봉에서 가련봉과 멀리 고계봉


↑구름다리


↑구름다리 암벽사이로 남해


↑구름다리 상부


하산길..
두륜봉에서 하산하는 길은 큰 돌들이 아무렇게나 놓여있는 너덜길..
다른이들은 모르겠지만.. 산꾼이 가장 힘들어하는 길이 사실은 험한 오르막이나 암릉이 아닌 너덜길이다.
이런길에 비가 내려서 돌이 미끄러우면 그야말로 난코스가 된다.
넘어지거나 발목을 다칠 위험이 가장 큰 곳도 이런 너덜길이다.
너덜길이 지나고.. 진불암을 지나서.. 산책길이 이어진다.
길옆으로 성질 급한 동백꽃들이 겨울을 지나 봄까지 기다리지 못하고 군데 군데 피어있다.
하긴 요즘 날씨가 초봄 날씨와 비슷할테니.. 나무나 꽃들이 헷갈릴 만도 하다.
대흥사에 이른다.
시간에 쫓기며 내부는 자세히 둘러보지 못하고 지나친다.
대흥사에서 바라 본 두륜산의 모습이 부처님이 누워있는 모습이란다.
두륜봉은 머리, 노승봉과 가련봉은 손, 고계봉은 발로 보인다.
대흥사 지나서 주차장까지는 삼나무숲이 울창한 산책로가 있으나 시간절약을 위해서 포장도로를 따라 급하게 걷는다.
참았던 하늘이 다시 비를 뿌린다.
빗방울이 굵어진다.
버스정류장을 잠깐 빌려서 막걸리 두잔과 따끈따끈 선지국으로 뒷풀이를 하며 산행을 마친다.


↑하산 너덜길


↑동백나무숲


↑단풍


↑계곡


↑대흥사에서 두륜산(부처님 머리(우), 손(중), 발(좌))


↑일주문 - 두륜산 대흥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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