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따라 구름따라

전입신고 - 운남산 (김천) - 2015.08.19 본문

산행기-국내/경상

전입신고 - 운남산 (김천) - 2015.08.19

삼포친구 2015. 8. 19. 20:45
728x90



전입신고 - 운남산 (2015.08.19)


ㅇ 산행지 : 운남산(376m) (김천)
ㅇ 산행코스 및 시간 : 남면사무소(15:50) -> 전망대(16:10) -> 노고봉(16:40) -> 정상(17:20) -> 노고봉(17:50) -> 남면사무소(18:10) (총 2시간 20분)

여름휴가가 끝이나고.. 아내와 딸은 다시 각자의 생활터전으로 돌아간다.
허전함에 막걸리를 한잔하고.. 김천혁신도시를 감싸고 있는 운남산을 오르기로 한다.
해발 300m 가 조금 넘는 낮은 산이다.
27층의 사무실에서 창밖으로 내다보면 악어등처럼 작은 봉우리들이 이어진 모습이 보이고..
그 너머로는 금오산이 부처님의 얼굴 모습으로 나타난다.
이곳 생활이 이미 한달하고도 반이 지나고 있지만.. 아직까지 이곳의 터줏대감인 산신령께 전입신고를 안했다.
오후의 반나절이 남아 있으니 오늘 산신령께 전입신고를 하기로 한다.


↑김천혁신도시에서 운남산 노고봉(가운데)


들머리를 찾지못해 잠시 헤메다가..
주민에게 물으니 남면사무소 안으로 들어가야 한단다.
동네주민들이야 모두 알겠지만..
면사무소 밖에 이정표 하나만 세워놓아도 쉽게 찾을 수 있을텐데..
남면사무소 안쪽 뒷편으로 돌아가니 들머리를 알리는 이정표가 나타난다.
능선을 따라 오른다.
바위하나 없는 육산이다.


↑남면사무소 들머리


↑능선길


작은 소나무들이 울창한 능선길을 잠깐 올라 전망대에 이른다.
시원하게 뻗은 고속철과 김천혁신도시가 눈에 들어온다.
도시라고 해봐야 아직까지는 가로세로 2.5km x 3.5km 의 초미니 도시이다.
변두리는 아직도 공터이거나 공사중인 곳이 많고.. 중앙의 다닥다닥 지어진 아파트숲 너머로 두개의 고층건물이 있다.
한전기술과 도로공사.. 김천혁신도시의 기반이 될 두 공기업이다.
오늘도 이별을 체험했지만.. 마치 고려인들이 중앙아시아로 이주당하듯이 하루아침에 가족들이 생이별을 당했다.
이 도시에 얼마나 더 정을 붙이고 살게 될지.. 5년을 살게 될지.. 10년을 살게 될지.. 확실한 것은 아무것도 없다.


↑마타리


↑전망대


↑전망대에서 김천혁신도시(I)


↑김천혁신도시(II) - 고층건물은 한전기술(좌)과 도로공사(우)


전망대를 지나고 노고봉으로 향한다.
완만한 경사의 오르막이 이어지다 노고봉 직전에서 가파른 오르막으로 변한다.
이곳이 정상으로 착각할 정도이다.
이정표가 노고봉임을 알리는데.. 나무에 가려서 조망은 없다.
면사무소에서 1.5km.. 운남산 정상까지 다시 1.5km.. 이제 절반을 걸었다.
햇살은 없는데.. 여전히 덥다.
정상으로 향한다.
대여섯개의 오르락 내리락 하는 작은 봉우리들이 산꾼의 힘을 뺀다.
사무실에서 악어등처럼 보이던 그곳인 모양이다. 오름길에 독특한 모양의 흰버섯이 눈길을 끈다.
흰가시광대버섯이란다.
마치 흰색의 도깨비방망이처럼 버섯 표면에 울퉁불퉁 가시가 솟아있다.


↑능선길 소나무숲


↑노고봉


↑쉼터


↑흰가시광대버섯


↑몇개의 오르막을 넘고..


↑능선길


↑정상


노고봉을 지나 몇번의 오르락 내리락 끝에 정상에 오른다.
해발 376m.. 노고봉의 364m 에 비해 10m 높지만 느낌은 오히려 낮아 보인다.
나무데크가 설치되어 있고.. 주변의 조망이 좋다.
남으로 금오산이 보이고.. 북으로는 김천혁신도시가..
동서로는 이름모를 다른 산들이 눈에 들어온다.
정상을 알리는 표지석과 이정표가 있는데..
UFC 의 링처럼 팔각형의 옥타곤은 아니지만..
6각형이니 헥사곤형태라 할까.. 나무데크 울타리안에 갇혀있다.
답답해 보인다.
기념촬영을 한다.
헥사곤의 울타리에 가려서 표지석이나 이정표의 알림내용을 카메라에 온전히 담기가 어렵다.
계속해서 앞으로 가면 오봉저수지.. 오늘은 여기까지..
오른길을 되돌아 하산한다.


↑남으로 금오산


↑북으로 김천혁신도시


↑정상에서


↑정상표지석은 헥사곤안에..


언제 힘들게 올랐나.. 기억은 사라지고.. 별다른 의식은 없지만.. 운남산 산신령님께 무사히 전입신고를 마친다.
그리고 빠른 걸음으로 하산한다.
다시 오르락 내리락.. 오름길인지 하산길인지 구분이 되지 않는다.
오후의 남은 시간을 알차게 사용한 산행이다.


↑하산길에..


↑다시 노고봉


↑산행 다음날.. 사무실에서 운남산


산행 다음날.. 회사의 27층에서 남쪽을 본다.
혁신도시 중앙의 공터를 지나 아파트숲을 지나고..
남면사무소 들머리에서 전망대, 노고봉, 그리고 정상까지..
악어등 같은 울퉁불퉁한 운남산 능선이 들어오고..
그 너머로 누워있는 부처님 얼굴모양의 금오산이 보인다.
구름이 걸려있는 남쪽의 산이라는 운남산의 이름처럼..
오늘도 운남산에는 구름이 걸려있다.

728x9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