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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핵의 날 - 북한산 (서울) - 2017.03.10 본문

산행기-국내/서울

탄핵의 날 - 북한산 (서울) - 2017.03.10

삼포친구 2017. 3. 11. 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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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핵의 날 - 북한산 (2017.03.10)


ㅇ 산행지 : 북한산(836m) (서울)
ㅇ 산행코스 및 시간 : 북한산생태공원(11:20) -> 탕춘대관리소(12:10) -> 비봉(13:30) -> 문수봉(15:20) -> 대남문 -> 구기동관리소(16:40) (총 5시간 20분)

대통령 탄핵선고일.. 국가의 혼란이 진정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북한산을 찾는다.
종로3가에 도착하는데.. 길 양옆으로 전국에서 시위를 위해 올라온 버스들이 눈에 들어온다.
태극기를 들고 시위장소로 이동하는 사람들의 탄핵반대를 위한 의지가 엿보인다.
저 행렬에 함께 해야하나 말아야하나 북한산입구에 이를 때까지 고민이 계속된다.
그동안 광화문에는 대통령을 처형하라는 단두대와 섬뜩한 구호.. 마녀처럼 그려진 그림들.. 이런게 민주주의인가 회의가 많다.
마치 인간이 아닌 전지전능한 신을 뽑은 것처럼 모든 책임을 대통령에게 돌리고..
사사건건 국가정책에 반대하는 세력들은 탄핵의 구호아래 하나로 뭉쳤다.
대통령이 탄핵되고 국가가 혼란한 사이에 미국은 FTA재협상을 외치고.. 일본은 소녀상에 반대하며 대사를 철수하고..
북한은 미사일을 쏴대고.. 중국은 사드보복에 나서고.. 이리저리 만신창이가 되어간다.


↑암자


불광역에서 하차하여 북한산 들머리를 찾지 못하고..
방황하다 북한산생태공원 근처에서 어렵게 길을 찾는다.
잠시 오르니 작은 암자에서 돌탑을 쌓고 있는 스님을 만난다.
산꾼에게 들으려고 하는 소린데.. 그렇게 하니까 탄핵을 당하지라며 중얼거린다.
이미 결론이 난 모양이다.
왜 탄핵이 되어야하느냐 물었더니.. 최순실 어쩌고 저쩌고..
신성한 산에 오르며 잠시 말다툼을 벌인다.
나중에 시간되면 차한잔 하러 오란다.
작은 능선에 오르니 북한산둘레길 중 옛성길과 만난다.
옛성길을 따라 걷는다.
중간에 바위전망대가 나타나고 북한산의 남쪽이 한눈에 들어온다.


↑전망대에서 비봉능선 - 족두리봉, 향로봉, 비봉


↑비봉, 문수봉, 보현봉


옛성길을 따라 걷는다.
족두리봉부터 비봉능선을 오르려고 했는데.. 이미 계획과 어긋나있다.
어디쯤에서 오름길을 만날수 있을까..
잠시 걸으니 탕춘대 성문이 나타나고 성문을 지나 향로봉을 알리는 이정표가 나타난다.
본격적인 산행길.. 성벽을 따라 능선을 오른다.
왼쪽으로는 족두리봉이 눈에 들어온다.
고도가 높아지고 눈앞에는 가파르게 우뚝솟은 향로봉이 시야를 가린다.
뒤돌아 보니 북악산과 인왕산이 눈에 들어온다.
북악산 아래 푸른기와집의 주인은 임기 5년중에 4년을 조금 더 채우고 오늘로 파면당한다.
대한민국의 역사란.. 자랑스러워야 할 현대사는 계속해서 부정당하고.. 벌써 두번째의 대통령 탄핵이다.
북은 3대 세습정권을 누리고 있고.. 어떻게 같은 민족인데 이렇게 살아가는 방식이 극과 극인지..
가파른 향로봉 오름길.. 정신이 약간 멍하고.. 다리에 힘도 없으니.. 가파른 봉을 정면에서 오를 용기도 없다.
우회하여 안전하게 오른다.


↑탕춘대 성문


↑성따라 오름길에 족두리봉


↑뒤돌아 보니 - 북악산(좌), 남산(중), 인왕산(우)


↑향로봉


↑문수봉과 사자능선


↑사자능선


향로봉.. 조망이 정말 좋다.
북한산의 정상과 남쪽에 있는 많은 봉우리들.. 백운대, 만경대, 노적봉, 나한봉, 문수봉.. 그리고 보현봉이 시원하게 한눈에 들어온다.
눈앞에는 비봉이 우뚝 솟아있고.. 가야할 문수봉이 멀다.

비봉에 오른다.
진흥왕순수비가 있는 암봉까지 올라야 하지만.. 오늘은 용기가 없다.
눈으로 확인만 하고 산행을 계속한다.


↑향로봉에서 정상 - 백운대, 만경대, 노적봉


↑나한봉, 문수봉, 보현봉


↑보현봉, 비봉


↑뒤돌아 본 향로봉


↑비봉


↑뒤돌아 본 비봉(좌)과 향로봉(우)


사모바위.. 넓직한 쉼터가 있다.
휴식을 취하며 간단히 허기를 채운다.
문수봉과 보현봉.. 산은 그대로 인데.. 오늘따라 산행의 즐거움이 별로 없다.
산행이 힘들고.. 가야할 길이 멀게만 느껴지고.. 어디로 하산할까를 먼저 생각하게 된다.
승가봉을 지나고.. 석문을 지나.. 문수봉으로 오름길..
우회하는 쉬운 길과 암릉을 오르는 어려운 길로 나뉜다.
쉬운 길을 따라 우회한다.
바위덩어리들의 애추지형이라는 말이 생소한데.. 너덜지대 생성과정을 알리는 표지판을 지나고..
계곡같은 너덜지대를 올라 성벽을 마주한다.
청수동암문.. 북한산성의 시작이다.
왼쪽으로 가면 의상능선이고 오른쪽으로 가면 문수봉과 백운대로 향한다.


↑사모바위


↑사모바위에서 나한봉(좌), 문수봉(중), 보현봉(우)


↑뒤돌아 본 비봉능선


↑문수봉과 보현봉


↑승가봉


↑석문


↑청수동암문


문수봉에 오른다.
동서남북으로 시야가 트인다.
서북으로 의상능선을 달리는 산성.. 북으로는 정상의 삼각봉이.. 남으로는 서울의 내사산 중 세개의 산이.. 그리고 가까이에 비봉능선이 눈에 들어온다.
서울의 수호신처럼 보이는 개구리바위는 오늘도 바위위에 앉아 시끄러운 서울시내를 내려다보고 있다.
저 멋진 암릉을 모두 걷지 못한 것이 조금 아쉽다.
아직까지 정신이 멍해서 방향감각이 별로 없다.
대남문에 이르러 용암문까지 더 갈까.. 바로 하산할까.. 잠시 고민.. 오늘은 하산이다.


↑문수봉에서 서북으로 산성


↑백운대, 인수봉, 만경대


↑남으로 북악산, 인왕산, 남산


↑비봉능선과 개구리바위


↑문수봉에서..


↑대남문


대남문에서 구기동방향으로 하산한다.
나무데크가 잘 갖추어진 걷기 편한 내리막이다.
계곡을 따라 구기동관리소로 하산한다.
탕춘대능선은 처음이고.. 비봉능선은 10여년만에 다시 오른 산행.. 즐거움이 있을 만 한데.. 오늘은..
광장시장에서 친구와의 막걸리 한잔을 기대하며 산행을 마친다.


↑계곡길


↑구기동관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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