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따라 구름따라

2015년 안전산행을 빌며 - 회문산 (순창) - 2015.03.07 본문

산행기-국내/전라

2015년 안전산행을 빌며 - 회문산 (순창) - 2015.03.07

삼포친구 2015. 3. 7. 22:11
728x90

2015년 안전산행을 빌며 - 회문산 (2015.03.07)


ㅇ 산행지 : 회문산 (830m) (순창)
ㅇ 산행코스 및 시간 : 회문산휴양림(10:50) -> 돌곳봉(11:35) -> 시루봉 -> 헬기장(12:10) -> 시산제 -> 작은지붕 -> 큰지붕(정상)(14:20) -> 서어나무갈림길(15:10) -> 휴양림(15:50) (총 5시간)

간만에 회사 산우회를 따라 나선다.
순창 회문산.. 시산제가 있는 날이다.
산이름이 생소한데.. 전국 5대 명당중의 하나이고.. 예전에 빨치산이 주둔했던 곳으로 유명한 산이다.
회문산휴양림에 이르러 산행을 시작한다.
왼쪽 능선을 올라 시계방향으로 돌아 내려오는 원점회귀 산행이다.
며칠 춥던 날씨가 오늘은 많이 풀려서 완연한 봄날씨다.
산행시작부터 방풍자켓을 벗고 돌곳봉까지의 급경사를 오른다.
입구에서 돌탑들을 보고 잠시 사찰에 들른듯한 착각에 빠진다.
군데 군데 커다란 바위들이 있는 너덜지대와 같은 오름길을 오른다.
금새 땀이 나고.. 며칠째 몸살기운이 있어 평소와 다르게 더 힘이든다.
돌곳봉에 이른다.
돌곳봉 지난 바위전망대에서 장군봉, 작은지붕, 큰지붕이 눈에 들어온다.
작은지붕과 큰지붕이 전체적으로 기와지붕과 같은 풍경을 만들어낸다.
이제부터 능선길이다.
명당으로 소문난 산이다 보니.. 능선길로 종종 산소가 나타난다.
둥그런 모양의 바위들이 있는 곳에는 어김없이 바위를 의지하여 산소가 자리하고 있다.
능선의 길 한가운데를 차지하고 있으니.. 지나는 산꾼들 때문에 사후에도 안식을 취하지 못하는 것은 아닌지..
산소가 있는 곳에서 전체 풍광을 보니.. 회문산 남쪽으로 많은 산들이 시원하게 들어온다.
산에서는 보이지 않지만 섬진강이 포근하게 감싸고 흘러가는 형국이라 명당이라는 건지..


↑돌탑


↑돌곳봉


↑바위전망대에서 장군봉, 작은지붕, 큰지붕


↑능선에 산소


↑시루봉 갈림길


능선을 따라 암봉의 시루봉에 이른다.
두 연인이 먼곳을 응시하는 듯한 모양의 암봉이다.
이곳에서도 조망이 시원하다.
시루봉을 지나서 운동장과 같이 넓직한 헬기장..
시산제 장소로 안성맞춤이다.
산아래에서부터 무겁게 지고 올라온 제물들을 진열하고..
촛불과 향을 피우고..
회문산 산신령님께 올 한해의 안전산행을 기원하는 제를 올린다.
특별히 산신령님께 용돈도 드리고.. 아내와 함께 잔을 드린다.
시산제을 할때는 대부분 날씨가 추워서 쫓기듯이 급하게 끝내는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오늘은 예년과 달리 날씨가 따뜻해서 여유있게 시산제를 즐긴다.
음복을 한다고 막걸리가 서너잔 돌고.. 취기가 오르며..
시산제는 1시간이나 이어진다.


↑시루봉 - 먼곳을 바라보는 연인들처럼..


↑헬기장에서 시산제


↑육지송


시산제를 마치고.. 작은지붕으로 향한다.
능선에서 삼연봉과 휴양림계곡이 눈에 들어온다.
소나무도 해학적인 모양을 할 수가 있나..
육지송과 여근목을 지나고 작은지붕에 이른다.
장군봉으로 능선이 눈에 들어온다.
음양의 조화를 나타내는 천근월굴(天根月窟)..
글은 그럴듯한데.. 굴은 너무 미약하다.
계속해서 큰지붕으로 향한다.
취기가 오르며 점점 힘들어진다.
모두를 앞으로 보내고 아내와 둘이서 맨뒤에서 오른다.


↑능선에서 삼연봉과 휴양림 계곡


↑지나온 돌곳봉과 능선


↑여근목


↑작은지붕


↑작은지붕에서 장군봉


↑천근월굴(天根月窟)


큰지붕.. 작은지붕도 그렇고 봉우리 이름으로 특이하다.
동서남북으로 조망이 트이며 이름모를 많은 산들이 눈에 들어온다.
큰지붕을 내려오는 길은 아직 겨울이다.
녹지않은 눈도 있고.. 낙엽속으로는 얼음이 숨겨져있다.
조심 조심 서어나무 갈림길까지 하산을 한다.


↑큰지붕(정상)에서


↑큰지붕에서 동남으로 삼연봉과 휴양림 계곡


↑큰지붕에서 남서쪽


↑서쪽으로 장군봉 능선


서어나무 갈림길.. 졸음이 쏟아진다.
눕기에 적당하게 몇개의 넓적한 바위가 이어져있다.
몰려오는 잠의 유혹을 이기지 못한다.
삼연봉을 1.3km 남겨놓고.. 더이상의 산행 대신에 잠을 선택한다.
집에서도 막걸리 한병이면 쓰러지는데.. 산에서 그렇게 마셨으니..
아내는 망을 보듯이 옆에서 산꾼을 지키고.. 산꾼은 모로 누워 짧은 잠에 빠져든다.
한참을 잔것 같은데.. 20분도 지나지 않았다. 이제 좀 살 것 같다.
몸이 많이 가벼워졌다.
서어나무 갈림길에서 휴양림으로 하산한다.


↑서어나무 갈림길


↑기암


↑서어나무 - 수령 100년


↑휴양림


↑구룡폭포


↑휴양림입구


회문산 역사박물관에 잠깐 들르고.. 6.25양민희생자위령탑을 지난다.
밤낮으로 적과 아군이 바뀌던 상황에서 적을 도왔던 아군을 도왔던 간에 양민들이 희생된 것은 불행한 일이다.
전쟁중에 억울하지 않은 죽음이 어디 있겠는가.. 이는 전쟁을 일으킨 전범들이 배상할 일이지 대한민국이 배상할 일은 아니다.
더군다나 우리의 적은 엄연히 존재하는데.. 내부에서 서로를 상대로 투쟁을 내세우는 것을 보면 안타깝다.
과거사를 재해석하고.. 과거의 사건을 다시 법정으로 불러내서 현재의 큰목소리 잣대로 재판을 하는 세상이니..
지금의 범죄가 후세에선 또 어떤 선함으로 탈바꿈을 할지.. 요지경속이다.

728x9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