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따라 구름따라

동행 - 설악산(2) (인제) - 2016.02.11-12 본문

산행기-국내/강원

동행 - 설악산(2) (인제) - 2016.02.11-12

삼포친구 2016. 2. 12. 20:03
728x90


동행 - 설악산(2) - 2016.02.11-12


ㅇ 산행지 : 설악산(1,708m) (인제)
ㅇ 산행코스 및 시간 :
첫째날 : 한계령탐방지원센타(11:20) -> 한계령삼거리(13:40) -> 대청 3.2km(15:30) -> 끝청(16:20) -> 중청(17:10) -> 대청(17:50) -> 중청(18:10) (6시간 50분)
둘째날 : 중청(08:10) -> 대청(08:30) -> 오색탐방지원센타(12:20) (4시간 10분) (총 11시간)

(2) 대청 3.2km(15:30) -> 끝청(16:20) -> 대청(17:50) -> 중청(18:10) - 다음날 중청(08:10) -> 대청(08:30) -> 오색탐방지원센타(12:20) (6시간 50분)

끝청을 향해 걷는다.
고요한 눈길.. 가끔 까마귀 소리만이 살아있는 생명체의 소리를 들려준다.
우리 부부외에는 아무도 없다.
설악에서 이렇게 고요함을 즐긴 적이 있었던가..
힘든 산길을 서로 돌아보며 앞서가고 뒤서가고 하듯이.. 인생도 그렇게 함께 살아갈 일이다.


↑가리봉, 주억봉, 귀때기청


↑귀때기청


서서히 다리가 무거워짐을 느끼며.. 완만한 경사의 오르막을 올라.. 끝청에 이른다.
동서남북으로 시원하게 조망이 트인다.
남으로 언제 갈 수 있을지 모르지만 아직은 미답지인 점봉산과 주변의 산군들이 눈에 들어온다.
이어 오른쪽으로 고개를 돌리면 가리봉과 주걱봉이..
마치 파노라마 사진을 찍듯이.. 이번에는 몸까지 오른쪽으로 돌리면..
높이를 자랑하다 대청, 중청, 소청에게 귀때기를 맞았다는 귀때기청이..
계속해서 몸을 돌리면 용아능선과 공룡능선이.. 그리고 능선을 따라가면 그 끝에 대청과 대청 아래로 중청이 이어진다.
무슨 말이 필요한가.. 아니 무슨 말로 이 아름다움과 웅장함을 표현할 수 있을까..
그냥 말없이 즐기는 수밖에.. 한마디로 멋있다.
한계령에서부터 7.7km 의 중청까지 서북능선 산행이 끝나간다.


↑끝청에서 남으로 점봉산


↑서로 가리봉, 주걱봉


↑서북으로 귀때기청


↑동북으로 용아능선, 공룡능선


↑동으로 중청


↑대청


↑중청 오름길에 뒤돌아 보니


끝청을 지나고.. 잠깐 걸어서 중청에 이른다.
기상관측소를 눈앞에 두고 길은 오른쪽 옆으로 중청을 끼고 돈다.
눈앞에는 대청이 우뚝 솟아있고..
대청 아래로는 오늘의 쉼터인 중청대피소가 눈에 들어온다.

중청에 이른다.
발아래로 공룡능선이 가까이 다가와 있다.
동쪽으로 화채능선도 눈에 들어온다.
우선 중청대피소에 등록을 하고.. 담요를 두장 받아 놓는다.
시간은 17시.. 해는 아직 중천과 석양의 중간쯤에 떠 있다.
허기가 몰려오고.. 몸은 피곤한데..
내일은 비소식이 있고.. 아내가 의지를 보인다.
오늘은 즐거움이고 내일은 불확실함이니.. 대청을 오르기로 한다.


↑중청


↑중청에서 대청


↑중청대피소에서 공룡능선


↑공룡능선과 화채능선


대청을 오른다.
중청대피소에 베낭을 놓고 맨몸으로 오르니 날아가는 느낌이다.
네려놓는다는 느낌이 이런 것인가.. 대청봉에 오른다.
항상 수많은 인파에 정상사진조차 제대로 찍을 수 없었던 대청봉인데..
오늘은 날씨가 좋아서 바람도 없고.. 사람도 없다.
여유를 즐긴다.
내일 일기예보가 맞으려는지.. 서쪽에서 구름이 몰려오고.. 어느새 태양은 구름사이로 숨어서 노란 석양빛으로 변해있다.
석양이 비친 공룡능선과 중청, 귀때기청이 멋지다.
한계령에서 6시간이상을 걸어 온 보람이 있다.
대청에서의 여유를 마치고.. 중청으로 하산한다.


↑대청으로..


↑대청으로..


↑석양의 공룡능선


↑석양의 귀때기청과 중청


↑정상(대청)에서


↑중청으로 하산길에..


중청대피소에서 하룻밤..
대피소에서의 숙박은 처음이다.
오늘이 평일이라 산꾼들이 별로없어 특별히 잠자리로 두칸씩을 사용해도 된단다.
코펠과 버너로 야영하는 기분을 내며.. 오곡밥과 김치-베이컨구이로 맛있게 저녁만찬을 즐긴다.
거기에 막걸리 한잔.. 좋다.
별 다른 이야기없이.. 인생의 동반자와 함께 동행하고 한자리에서 이시간을 즐기는 것이 행복이다.
막걸리 몇잔에 기분이 좋아지고.. 잠을 설치기는 하지만 즐겁게 하루를 보낸다.

다음날..

6시경에 일어난다.
날씨가 궁금하여 밖에 나가보니 눈보라가 치며 바람이 쌩쌩분다.
고생문이 열리는 것인가.. 백담사로 하산할까 했는데 가능할지..
시간은 넉넉하니 다른 산꾼들의 의견도 듣고.. 국립공원 직원의 얘기도 듣고.. 천천히 아침을 먹으며 생각하기로 한다.
1시간이 지나고.. 산속의 기상이란.. 눈보라가 어느새 비바람으로 바뀌어 있다.
백담사는 셔틀버스가 들어오지 않는다고 하고.. 날씨는 춥지 않지만 겨울 비바람속에서 10시간 이상을 산행한다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다.
오색으로 하산하기로 한다.

아침식사를 마치고.. 비바람속에 대청봉을 다시 오른다.
비옷을 입고 오르는데.. 콩볶듯이 비옷을 때리는 빗소리가 장난이 아니다.
맨 볼떼기에 맞으면 따끔따끔하다.
정상사진 찍기도 쉽지 않은데.. 다시 한번 올랐으니 기념사진을 남긴다.
이어 오색으로 하산길..
잠깐 민둥벌판의 내리막을 내려오고.. 나무들이 나타나면서 숲속이 아늑해진다.
이어서 해발 400m 까지 1,300m 를 이어지는 계단과 급경사의 내리막..
숲속은 운무가 자욱하여 몽환적인 분위기가 난다.
비는 내리듯 말듯 잦아들고.. 이 정도라면 백담사로의 하산도 어렵지는 않았겠지만..
대청에서 오색까지의 5km 거리는 백담사에서 백담마을까지의 6.5km 보다도 가까운 거리이다.
대청에서 오색까지 예전의 제1,2쉼터는 없어지고 다른 쉼터들이 많이 설치되어 있다.
하산길도 많이 정비를 한 느낌이다.
그래도 급경사길이 오르는 사람이나 내리는 사람이나 힘들기는 마찬가지.. 4시간여를 걸어 하산을 완료한다.


↑다시 대청에..


↑오색으로 하산길..


↑몽환적인..


↑계단


↑설악폭포


↑한계령과 같은 높이에..


↑눈이 없다.


↑계곡


↑오색탐방지원센타


한겨울에 눈산을 아내와 함께 오르고.. 성공적인 산행을 하고.. 하산을 완료한다.
비는 그치지 않고.. 운무가 바닥까지 자욱하게 깔려있다.
오색에서 택시를 타고.. 애마가 있는 한계령으로 돌아온다.
온몸이 땀에 젖어 찬기운을 느끼는데.. 뜨거운 황태해장국으로 몸을 녹인다.
가끔은 산꾼이 철인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다시 애마를 몰고.. 무사히 보금자리로 돌아온다.

728x9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