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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해와 공룡에 빠지다. - 설악산(1) (인제) - 2014.10.11 본문

산행기-국내/강원

운해와 공룡에 빠지다. - 설악산(1) (인제) - 2014.10.11

삼포친구 2014. 10. 12. 08: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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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해와 공룡에 빠지다. - 설악산 (2014.10.11)


ㅇ 산행지 : 설악산(1,708m) (인제)
ㅇ 산행코스 및 시간 : 오색(03:00) -> 제1,2쉼터 -> 대청봉(07:10) -> 소청(08:00) -> 휘운각(09:00) -> 신선대(09:45) -> 1275봉(10:20) -> 나한봉(12:40) -> 마등령(13:00) -> 비선대(15:20) -> 설악동(16:10) (총 13시간 10분)

(1) 오색에서 -> 대청봉 -> 휘운각까지.. (6시간)

한글날 휴일.. 영남알프스 3차 산행을 마칠수 있는 기회이다.
10월 10일은 휴가를 내고.. 마음의 준비를 끝냈는데.. 인원미달로 산행이 취소된다.
머릿속은 이미 공황상태.. 어찌해야 되나..
산악회 이곳저곳을 기웃거려 보지만 한글날 뿐만 아니라.. 주말에도 영남알프스는 없고..
모두가 설악산.. 지리산이다.
최근 몇년간 설악의 이곳저곳을 올랐지만.. 설악공룡을 가 본지는 벌써 10년.. 세월이 참 빠르다.
힘들었다는 기억은 생생해서.. 부담감이 밀려오지만.. 오랫만에 공룡을 타기로 한다.

오색입구에 도착하니 2시 30분.. 3시가 되어야 입산이 가능하단다.
어디서 그렇게 많은 산꾼들이 모였는지.. 수백명이 통제소의 문이 열리기를 기다리고 있다.
3시.. 전쟁터에서 진격 앞으로 하듯이.. 와!! 하는 함성과 함께 산속으로 빠져 들어간다.


↑오색 들머리


앞사람을 밀고.. 뒷사람에 밀리며.. 대청봉까지 끝없는 오르막과 계단길이 이어진다.
조금 걸으니 몸이 바로 반응하며 땀이 나기 시작하고.. 새벽공기가 쌀쌀한 줄 모르겠다.
숨이 턱밑까지 차오를 즈음에 제1쉼터를 지나고..
소리만 요란한 설악폭포.. 이제 절반쯤 왔다.
제2쉼터를 지나고.. 대청봉을 500m 쯤 남겨놓고.. 먼동이 터온다.
어둠속에 오르다 보니 구름속을 뚫고 올라오는 지도 모르고 어느새 구름위에 서있다.
발아래로 멋진 운해가 펼쳐진다.
운해위로 태양이 떠오르고.. 아!!.. 이걸 어떻게 표현해야 하나..


↑한밤에 반딧불이


↑제1쉼터


↑한쪽엔 달이..


↑운해


↑나무사이로 일출


↑운해 위로 태양이..


4시간 동안 숨을 헐떡거리며 올라 대청봉에 이른다.
머리위는 구름 한점 없는 맑은 하늘이.. 발아래는 빈틈없는 운해가 꽉 차있다.
지상의 세계는 구름에 가려서 컴컴한 어둠속이겠지.. 천상의 세계에 들어와 있는 느낌이다.
구름이 걷히고.. 지상의 세계에도 밝음이 찾아가면.. 인간세계도 조금 밝아지려나..
사방을 둘러본다.
동해안에서 불어오는 바람을 타고.. 구름은 동쪽에서 서쪽으로 몰려간다.
서북쪽으로 귀떼기청, 끝청, 소청, 중청은 구름 위로 얼굴을 내밀어 햇빛을 받고 있다.
북쪽으로는 용아장성이 희미하고.. 공룡능선과 천불동계곡은 구름속에 숨어있다.
정상에서 인증사진을 찍고 싶지만.. 정상표지석에는 많은 인파로 접근조차 어렵다.
정상표지석 대신에 사람들을 배경으로 인증사진을 찍고.. 중청으로 향한다.


↑정상에서 서쪽으로 끝청과 귀떼기청


↑끝청, 귀떼기청, 중청, 대청 그림자, 그리고 운해


↑정상에서..


↑공룡과 천불동은 운해 아래..


서리가 내릴만도 한데.. 서리는 내리지 않았다.
대청봉 근처의 누운잣나무와 철쭉에 서리가 내리고.. 아침햇살을 받아 반짝거리던 풍경이 기억이 나는데..
오늘은 이슬이 내렸음에도 반짝거림이 없다.
며칠전 TV에서 보았던 중청부근의 단풍은 이미 낙엽이 되어 나뭇가지만 앙상하다.
중청대피소.. 많은 이들이 베낭을 내려놓고 허기를 채우고 있다.
바람이 쌀쌀하여 오래 머물고 싶지가 않다.
소청으로 향한다.


↑중청


↑뒤돌아 본 대청


↑중청에서 대청


↑소청으로 내려서다 대청


중청에서 소청으로 내려오는 동안에 서북능선에서 끝청으로 이어지는 능선의 운해가 멋지다.
그 앞으로는 지난해에 찾았던 용아장성도 보인다.
금방이라도 용아장성을 삼켜버릴듯이 구름파도가 동쪽에서 몰려온다.
용아장성은 잠시후에 구름속으로 사라진다.
용아장성의 최후와는 달리 대청, 중청은 아주 평온한 모습이다.


↑귀떼기청


↑용아장성


↑대청(좌), 중청(우)


↑중청


↑소청에서 대청, 중청


↑고사목


소청을 지나고.. 휘운각을 향해 급경사의 내리막을 내려간다.
돌에 물기가 많아서 아주 미끄럽다.
아직도 공룡은 운해속에 숨어있고..
공룡도 기다려 볼겸.. 휘운각에 도착하기 전에.. 햇빛이 잘드는 전망바위가 있어 자리를 잡는다.
벌써 산행 6시간이 되어 가는데.. 샌드위치를 먹어 보는데.. 저렴하게 구입한 것이라 그런가.. 별 맛이 없다.
컵라면으로 허기를 채우며 공룡이 나타나기를 기다린다.

휘운각에 내려서 힘들게 공룡의 등을 타고 가야 하는데.. 모습조차 보지 못하고 간다면..
상상조차 하기 싫다.
공룡은 나타날 기미가 안보이고.. 불안한 마음으로 휘운각으로 향한다.
휘운각에 도착..
시간은 9시.. 곧바로 공룡으로 향한다.


↑휘운각 방향


↑뒤돌아 본 소청


↑암봉


↑휘운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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