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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해와 공룡에 빠지다. - 설악산(2) (인제) - 2014.10.11 본문

산행기-국내/강원

운해와 공룡에 빠지다. - 설악산(2) (인제) - 2014.10.11

삼포친구 2014. 10. 12. 0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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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해와 공룡에 빠지다. - 설악산 (2014.10.11)


ㅇ 산행지 : 설악산(1,708m) (인제)
ㅇ 산행코스 및 시간 : 오색(03:00) -> 제1,2쉼터 -> 대청봉(07:10) -> 소청(08:00) -> 휘운각(09:00) -> 신선대(09:45) -> 1275봉(10:20) -> 나한봉(12:40) -> 마등령(13:00) -> 비선대(15:20) -> 설악동(16:10) (총 13시간 10분)

(2) 휘운각에서 -> 공룡능선 -> 설악동까지.. (7시간 10분)

휘운각에서 잠시 갈등을 한다.
오색에서 4시간 대청봉을 오르느라 체력도 많이 소진되었고.. 공룡을 탈 것인가.. 천불동으로 내려갈 것인가..
구름낀 날씨에 공룡을 모습을 제대로 볼수 있을까..
갈등도 잠시.. 지금 오르지 않으면 언제 또 다시 기회가 있을까.. 공룡을 향해 출발한다.
휘운각 근처 전망대에 이른다. 공룡의 시작을 알리는 암릉이 멋지다.
신선대로의 오름길이 시작된다.
조금만 오르막을 올라도 숨이 차오르고 다리에 통증이 몰려온다.
머리의 의지만으로 산을 오르기에는 몸이 너무 괴롭다.
새벽에 오색에 모여있던 그 많은 산꾼들은 다 어디로 갔는지.. 공룡은 예상보다는 한산한 편이다.
아직은 이른 시간이라 반대편에서 넘어오는 산꾼이 거의 없다.
이제 시작.. 잡념을 애써 버리고.. 오로지 걷는 일에 집중한다.


↑휘운각전망대에서 중청, 소청


↑소청


↑휘운각 전망대에서 암봉


↑암봉


↑신선대 암릉


신선대에 이른다.
설악공룡 중에서도 신선대에서 바라보는 1275봉 암릉이 가장 멋지다는데..
구름속에서 1275봉 능선이 모습을 드러낸다.
여러 폭의 동양화 병풍을 펼쳐놓은 듯이 웅장하고.. 화려하고.. 그래서 천화대라는 이름이 붙어있는 모양이다.
10년전에는 반대쪽에서 올라서인지.. 기억이 새롭다.
병풍 뒤에는 또 어떤 모습이 숨어 있는가..
신선대에 오르기까지의 고통은 사라지고.. 1275봉을 향해 나간다.


↑신선대에서 1275봉 암릉


↑1275봉, 범봉, 천화대


↑1275봉 능선의 범봉


↑1275봉 능선


한참을 내리막이후에 다시 오르막.. 뒤돌아 본 신선대가 첨탑처럼 아찔하다.
1275봉이 점점 더 다가오고.. 왼쪽으로는 귀떼기청과 용아장성도 눈에 들어온다.
그동안 10번 이상 설악을 찾다보니 이제서야 어느정도 설악의 모습이 눈에 익어간다.
기둥과 같은 암봉 두개를 사이로 1275봉을 넘어간다.


↑뒤돌아 본 신선대


↑1275봉 능선


↑귀떼기청과 용아장성


↑용아장성


↑1275봉이 눈앞에..


↑암릉


1275봉을 지나고.. 공룡을 반쯤 지났다는 안도감이 드는데.. 나한봉까지는 오르락 내리락이 이어진다.
가장 힘든 구간이다. 몸은 지칠대로 지치고.. 한걸음 한걸음이 고통이다.
지나온 거리가 가야할 거리를 넘어섰다는 사실에.. 한걸음 한걸음이 공룡의 끝을 향하고 있음에 힘을 얻는다.
살짝 살짝 공룡을 보여주던 구름은 어느새 점점 더 짙어지고.. 빗방울이 떨어지지 않는 것이 다행이다.
예전에도 이렇게 힘들었던가?
아니면 오색에서 오르는 것이 더 힘든가.. 예전의 고통은 잊혀지는 것인가..
설악동보다 오색에서 공룡을 오르는 것이 서너배는 더 힘들다는 생각이다.

나한봉에 이른다.
구름이 없다면 지나온 1275봉과 공룡의 암봉들이 한눈에 들어올 곳이지만..
구름에 가려서 보이는 것이 없으니.. 그저 몸으로 느끼며 올라온 높이만으로 나한봉임을 짐작할 뿐이다.


↑뒤돌아 본 1275봉


↑공룡 2/3통과 기암


↑기암


↑나한봉


↑마등령 지나서..


나한봉을 지나 마등령에 이르러 공룡이 끝난다.
군데 군데 휴식을 취하는 산꾼들이 여유롭다.
산꾼도 여유를 부리며 막걸리도 한잔하고.. 남은 음식을 모두 먹어 치운다.
이제 하산길.. 발걸음도 가볍게.. 비선대까지는 3.5km.. 설악동까지 다시 2km..
주변 단풍과 천불동 건너편으로 설악의 암릉을 즐기며 하산하는데.. 그 길도 쉬운 길은 아니다.
금강문 근처의 급경사 너덜 돌계단길은 왜 그렇게 길게 느껴지는지..
비선대를 지나 천불동 계곡물에 몸을 식히고.. 10년만에 설악공룡과의 만남.. 13시간의 산행을 마친다.


↑천불동 건너 암릉


↑기암 - 저 뒤로 공룡이 보여야 하는데..


↑기암과 단풍


↑기암


↑금강굴


↑비선대에서 장군봉


↑비선대에서 계곡


↑일주문 - 설악산신흥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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