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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꽃산행 - 공작산 (홍천) - 2014.12.20 본문

산행기-국내/강원

눈꽃산행 - 공작산 (홍천) - 2014.12.20

삼포친구 2014. 12. 21. 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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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꽃산행 - 공작산 (2014.12.20)


ㅇ 산행지 : 공작산(887m) (홍천)
ㅇ 산행코스 및 시간 : 노천 공작골(11:40) -> 공작릉 -> 정상(14:00) -> 안공작재(14:50) -> 공작산휴양림(14:00) -> 공작골(15:20) (총 3시간 40분)

올 한해도 이제 2주정도를 남겨놓고 있다.
덕항산(삼척), 태화산(영월), 황장산(문경).. 100명산 중 3곳을 미등지로 내년으로 넘겨놓고..
눈내린 겨울 눈꽃을 찾아서 고향의 산을 찾는다.
10년전에 친구와 함께 노천리의 공작골에서 올랐다가 아무생각없이 정반대인 군업리로 하산한 기억이 있다.
고향의 산이라고 만만하게 보고 올랐다가 제대로 고생한 산이었다.
오늘은 친구들과의 모임에 참석할 겸 혼자서 다시 찾는다.
지난 밤에 눈이 많이 내려서 환상적인 눈꽃을 기대하고.. 노천리 공작골입구에 도착..
들머리에서 올려다보니 정상부근에 하얗게 눈꽃이 피어있다.
공작릉을 따라 오른다.


↑공작골에서 공작산 - 들머리는 오른쪽


↑공작릉-문바위골 갈림길


단순한 능선길.. 날씨도 좋다.
가끔 부는 바람소리 외에 너무 조용하다.
이 산속에 산꾼 혼자다.
나뭇가지 사이로 정상부근이 눈에 들어오는데.. 눈꽃이 하얗게 피어있다.
마음이 급해진다.
잠깐 잠깐의 휴식을 빼고는 꾸준히 오른다.


↑나무사이로 정상


↑능선 오름길


↑노천저수지


↑오름길


고도가 서서히 높아지고.. 능선길이 조금씩 가파라지는데.. 눈꽃속으로 빠져 들어간다.
눈꽃이 제대로 피기 위해서는 강한 바람이 있어야 한다.
환상적인 눈꽃을 보기 위해서는 찬바람을 감수해야 한다.
눈이 바람에 날리면서 나무에 달라붙어야 제대로 된 눈꽃이 생긴다.
작은 나뭇가지 하나하나 빠지지 않고 눈꽃이 피어있다.
머리 위로는 유난히 파란하늘과 유난히 하얀눈꽃이 멋진 그림을 만들어낸다.
눈꽃에 취해서.. 누가 본다면 미쳤다 소리를 듣겠지만.. 혼자서 엄홍길 흉내를 내가며 동영상을 찍는다.
"와.. 어마어마 합니다.. 눈꽃이 정말 아릅답습니다.. 산 아래서는 상상할 수도 없는 풍경입니다."


↑눈꽃


↑눈꽃


↑눈꽃


↑눈꽃


공작릉을 올라 주능선에 이른다.
당무골과 정상 갈림길.. 정상으로 향하는데..
무슨 나무인지 구분이 되지않는 작은 나무들에 눈부실 정도로 눈꽃이 피어있다.
혼자서 보기에 너무나 아까운 자연의 예술작품이다.
갈림길에서 0.24km.. 정상직전의 험한 암봉을 오른다.
정상쪽으로 내려가자니 위험할 것 같고.. 뒤돌아 다시 내려와서 우회하여 정상봉으로 오른다.
정상근처에서 단체 산꾼 한팀을 만난다.


↑능선 (당무골-정상 갈림길)


↑눈꽃


↑정상직전


↑절벽


↑정상에서


정상에 이른다.
가슴이 탁 트이는 풍경.. 동서남북 시원하게 겨울산이 펼쳐진다.
북으로 굴운리 계곡과 멀리 가리산.. 동으로 이름모를 많은 산들.. 남으로 발교산..
산꾼이 태어나고 어린시절을 보냈던 작은 마을도 눈에 들어온다.
산꾼이 태어난 마을에서는 가리산과 공작산이 다 보였다.
어린시절 눈내린 가리산과 공작산을 보며 저산에 한번 올랐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했었는데.. 이것도 꿈을 이루었다고 해야하나?


↑북으로 가리산


↑북동으로 또다른 정상


↑동으로 산하


↑남으로 발교산


↑뒤돌아 본 정상


겨울산행의 단점.. 날씨가 쌀쌀하고.. 바람이 부니.. 먹는 것이 귀찮아진다.
베낭에는 먹거리가 있지만.. 짐을 풀기도 귀찮고.. 앉기도 귀찮고..
초코렛 두개로 대충 당이 떨어지는 것만 방지하고.. 서둘러 하산한다.
공작릉으로 다시 가야하나.. 안공작재로 가야하나.. 안공작재 방향으로 선답자의 발자국이 있다.
예전의 기억은 깜깜이고.. 발자국을 따라 안공작재로 향한다.
공작릉과는 다르게.. 초반에 급경사의 내리막이 이어진다.
처음보는 듯한 공작산의 대슬랩을 지나고.. 안공작재에 이른다.
공작골로 하산을 해야 하는데.. 이정표에는 수타사방향만 표시가 되어있고.. 공작골방향은 표시가 없다.
발자국은 공작골로 이어지고 있는데..


↑공작산 슬랩


↑안공작재 - 왼쪽 하산로를 막아놓았다.


지그재그 내리막이 이어진다.
경사길이 모두 지나고.. 공작골로 무사히 하산을 마친다.
산장을 지나고.. 넓은 비포장 계곡길을 따라 내려온다.
계곡을 벗어나며 뒤돌아보니 출입을 막는 온갖 경고문이 눈에 띤다.
산꾼이 전국의 산을 다녀 보지만.. 이렇게 계곡 전체를 막아 버리고.. 출입을 금지하는 것을 본적이 없다.
공작산 계곡입구가 사유지라는 이유로.. 지도에도 분명히 표시되어 있는.. 예전부터 있어 왔던 길을 막아버리고..
공작산까지 사유화를 하겠다는 생각인지.. 낯선 이들의 출입이 싫다면 차라리 울타리를 치고 옆으로 길을 내주는 것이 좋지 않겠는가..


↑사나운 인심


↑하산후 공작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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