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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엽을 밟으며 - 백우산 (홍천) - 2014.11.01 본문

산행기-국내/강원

낙엽을 밟으며 - 백우산 (홍천) - 2014.11.01

삼포친구 2014. 11. 2. 2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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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엽을 밟으며 - 백우산 (2014.11.01)


ㅇ 산행지 : 백우산(895m) (홍천)
ㅇ 산행코스 및 시간 : 가족고개(11:30) -> 정상(12:40) -> 굼넘이-매봉 갈림길(13:40) -> 용소계곡(14:30) -> 가족고개(15:50) (총 4시간 20분)

고향에서 친구들 모임이 있다.
지천명의 나이가 지나고..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자연스럽게 어릴적 친구들과의 모임이 많아진다.
오전에는 산행을 하고.. 오후에는 모임에 참석하고.. 좋다.
용소계곡으로 유명한 백우산..
산행후에 계곡물의 시원함을 즐길수 있어서 가을산행지 보다는 여름산행지로 많이 찾는 곳인데..


↑가족고개 들머리


가족고개에 애마를 세우고 산행을 시작한다.
친구들에게 공지를 했지만.. 아침에 이슬비가 내리고 흐린 날씨 탓인지..
호응이 전혀없다.
가을비에 우중산행도 즐길 각오를 했지만.. 비는 내리지 않는다.
나홀로산행이다.
고개에서 곧바로 능선길이 시작된다.
입구에서 노랗게 단풍이 든 전나무가 눈길을 끈다.


↑낙엽


↑길


인적이 느껴지지 않는 태고의 낙엽쌓인 능선길을 걷는다.
능선길은 잠깐 잠깐의 오르락 내리락을 반복하며 고도가 높아진다.
낙엽쌓인 길을 기분좋게 걷는다.

낙엽진 나무들을 보니.. 내인생을 보는 것 같다.
내인생은 지금 어디까지 와있나..
순탄한듯 보이던 길에서 의외의 복병을 만나고.. 복병과의 전투에서는 이겼지만..
그 상처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허우적대는 꼴이..
아름답고 정열적인 단풍을 채 피워보지도 못하고 늦가을 찬바람에 낙엽진 나무처럼 축늘어진 것은 아닌가..
나무야 봄날을 준비하는 희망을 품고 낙엽이 지는 것이지만 인생의 봄날은 단 한번뿐이고..
낙엽을 밟으며 이런저런 생각을 하며 걷는 중에 백우산에서 유일한 전망대에 이른다.
아랫쪽은 절벽인데.. 내촌 도관리쪽이 잘 보인다. 내촌에서 올려다 보이는 흰날개의 암벽이 이곳인 것 같다.


↑바위


↑전망대


↑전망대에서 내촌


↑정상


전망대를 지나서 안부까지 잠깐 내려갔다가 다시 올라 정상에 이른다.
정상주위에는 낙엽쌓인 넓은 공터가 있고 한분이 식사를 하고 있다.
물어보니 내촌에 사시는데.. 오늘 산행에서 만난 처음이자 마지막 산꾼이다.
정상에서는 조망이 별로없이 매봉이 나뭇가지 사이로 눈에 들어온다.
잠깐 휴식을 취하고 매봉방향으로 향한다.
오르막과 달리 매봉방향으로의 내리막은 커다란 바위들이 널부러지듯이 늘어져 있는 험한 길이다.
밧줄을 잡고 조심스레 내려오지만 결국은 낙엽에 가려진 나무뿌리를 잘못밟아 미끄러지며 엉덩방아를 찧는다.
이어 낙엽이 쌓여있는 조용한 쉼터에 이른다.
휴식을 취하며 점심식사를 한다.


↑뒤돌아 본 전망대봉


↑정상


↑정상에서


↑정상에서 매봉


↑뒤돌아 본 정상 내리막


↑쉼터


↑굼넘이-매봉 갈림길


식사후에 매봉방향으로 능선길을 따라서 굼넘이 갈림길에 이르러 용소계곡방향으로 하산을 한다.
경사가 없는 완만한 하산길이 이어진다.
하산길 양옆으로는 잣나무와 전나무가 빽빽하다.
잣나무 아래는 소나무처럼 작은 초목들이 살지 못하지만 전나무 아래는 작은 초목들이 살고 있는 것이 대조적이다.
고도가 낮아지고.. 청정계곡과 작은 폭포가 나타난다.
폭포에 낙엽이 쌓여서 조금은 쓸쓸해 보이는 멋진 가을풍광을 만들어낸다.


↑잣나무


↑전나무


↑계곡


↑폭포


↑계곡에 낙엽


↑용소계곡 날머리


↑용소계곡


용소계곡으로 하산을 마친다.
계곡물이 제법 많다.
왼쪽으로 가면 계곡 하류로 가는 것이고 오른쪽으로 가면 상류로 가는 것이다.
애마가 가족고개에 있으니.. 오른쪽을 방향을 바꿔 광암리 방향으로 계곡을 따라 간다.
초반에는 길옆으로 계곡이 보이지만.. 이어서 계곡은 시야에서 사라지고 물소리만 요란하다.
중간중간 공사하는 소음도 들려오고..
이어 도시인들의 것으로 보이는 현대식 주택들이 잔뜩 지어진 가족동을 지나고..
용소계곡 하산지점에서 가족고개까지 1시간 20분의 지리한 포장도로길을 걸어서 산행을 마친다.


↑용소계곡


↑가족동에서 백우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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