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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 신년 산행 - 망산 (거제) - 2015.01.01 본문

산행기-국내/경상

2015 신년 산행 - 망산 (거제) - 2015.01.01

삼포친구 2015. 1. 2. 0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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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 신년 산행 - 망산 (2015.01.01)


ㅇ 산행지 : 망산(397m) (거제)
ㅇ 산행코스 및 시간 : 명사리(05:40) -> 정상(06:50) -> 내봉산(09:10) -> 저구삼거리(10:30) (총 4시간 50분)

2015년 첫 일출산행을 남도 끝의 거제도 망산으로 떠난다.
새해일출을 동네 뒷산에서 보든 거제도까지 멀리 와서 보든 떠오르는 태양이 무슨 차이가 있을까마는..
살아있는 생명의 축복을 마음껏 누리고 싶은 욕망이 작용한 것 같다.
어떤이는 죽기 전에 해야할 일이라며 버킷리스트를 적어놓고.. 그중에 여행이나 산행을 끼워넣는다.
요즘은 "죽기 전에 가봐야 할 곳"이라는 책도 있다.
살아서 가장 중요한 것은 여행이다.
모든 결론은 여행이다.
인류의 진화는 여행에서 이루어진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
아프리카에서 태어난 원시인류가 대한민국에서 진화된 인간들로 다시 태어날때 까지는
상상할 수 없는 많은 인류의 여행이 이어져왔다.
모두가 살아있음의 축복을 누리기 위해 여행을 하고 문화를 일구어냈다.
인생자체가 여행이 아니던가.. 어떤 운명이 펼쳐질지 모르는 길을 걸어가는 여행..

아무리 생명의 축복을 느낀다지만..
잠자리에 들어야 할 시간에 짐을 꾸리고.. 5시간의 버스를 타고 이동해야 한다는 것이 여간 귀찮은 일이 아니다.
예약은 해 놓았지만.. "가지말까??" 아내를 슬쩍 떠 보는데.. 그냥 가자고 한다.
오랫만에 아내와 딸과 함께 온가족이 산행에 나선다.
용인에서 0시 10분에 출발한 버스가 새벽길을 달려 망산 들머리에 도착한 시간은 5시 30분..
올해 첫 일출시간은 7시30분 정도인데..
너무 이른시간.. 날씨가 쌀쌀하고 바람이 있지만 참을 만 하다.
하늘엔 별이 총총.. 맑은 날씨.. 천천히 오른다.
사방이 깜깜하고.. 나뭇가지 사이로 해안의 불빛이 들어오는데..
급경사의 돌계단 오름길이 이어진다.
돌탑이 있는 전망대를 지나.. 일출을 40여분 남겨놓고 정상에 이른다.


↑명사리 들머리


↑전망대 돌탑


찬바람이 불고 사방이 깜깜하다.
우선 정상에서 기념사진을 찍고.. 일출시간이 30여분 남아있다.
정상에서 바람을 피해 나무숲속으로 내려온다.
추위를 이기려 발을 동동 구르며 시간이 조금 빨리 흐르기를 기대하는데.. 서서히 날이 밝아온다.
다시 정상으로 올라간다.
하늘은 맑은데.. 동쪽으로 내봉산 너머 바다위에는 검은 구름이 깔려있고.. 그 위로 하늘이 서서히 붉은 빛이 되어간다.
붉은 태양에 대한 간절함이 지금 같은 때가 얼마나 있었던가..
일출시간이 지나가고.. 안타깝게도 태양이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다.
10분이 지나고.. 20분이 지나고.. 드디어 눈부신 태양이 구름속에서 제 모습을 드러낸다.
지구가 태어난 45억년동안 하루도 빠짐없이 뜨고 지기를 반복하며 에너지와 생명을 주는 고마운 존재이다.
함성을 지르고.. 누군가 "대한민국 만세"를 외친다.
짧은 순간 가족의 건강과 행복을 기원하고.. 올 한해 삶에 대한 화두를 던진다.
"수류화개"(水流花開).. 꽃 피고 물 흐르듯이 그렇게.. 욕심부리지 않고.. 한해를 보낼 계획이다.
올해도 산은 열심히 찾을 것이다.
능선을 따라 산행을 계속한다.


↑정상에서


↑여명이..


↑점점 더..


↑태양은 어디에.. (7:24)


↑암흑속에 지나친 전망대와 멀리 가라산


↑동북쪽으로 내봉산


↑떠오른다 (7:40)


↑눈부신 태양 (7:52)


↑소사나무 숲길


거제 망산 산행코스는 명사리에서 올라 남, 동, 북으로 방향을 바꾸어 저구삼거리로 하산하는 말굽같은 코스이다.
정상에서 저구삼거리 방향으로 하산한다.
소사나무가 가득한 숲길이 이어진다.
계단을 오르는 암봉에 이른다.
조망이 좋다. 서쪽으로 뱀처럼 길죽한 장사도와 죽도가 보인다.
뒤돌아 보면 망산 정상이 우뚝 솟아있다.
발길을 계속하여 호연암봉에 이른다.
작은 암봉과 매물도가 잘 보인다.
암봉을 조금 내려와 조망이 좋은 곳에 자리를 잡고..
지난번 백운산 갔다오다 사 온 따뜻한 안흥찐빵으로 허기를 채우며 휴식을 취한다.


↑호연암 암봉 오름길


↑서쪽으로 장사도, 죽도..


↑뒤돌아 본 정상


↑북으로 가라산


↑가야할 내봉산과 능선


↑전망대에서 남쪽으로 암봉과 매물도


다시 출발.. 조망이 좋은 나무데크 전망대에 이른다.
거제 남쪽의 바다에 떠있는 섬들이 눈에 들어온다.
이어 내봉산에 이른다.
지나온 능선이 한눈에 들어온다.
망산에서 이어지는 능선이 펀치볼의 테두리같다.
서쪽으로는 저구리와 추봉도.. 동으로는 몽돌해변과 천장산이 들어온다.
모두가 산행중에 알지 못하고 산행기를 써가며 새롭게 알게되는 우리의 섬과 산이다.
이제 작은 봉우리 하나와 암봉 하나를 더 넘어가면 저구삼거리이다.


↑남으로 섬들 (쥐섬, 소병대도, 누렁섬, 대병대도, 매물도)


↑뒤돌아 보니..


↑지나온 능선


↑서쪽바다.. 저구리와 추봉도


↑몽돌해변과 천장산


↑가야할 능선과 가라산


계속 걷는다.
말굽형의 산행로를 따라 산행을 하다보니 하산이 다와 가는데.. 망산의 정상이 오히려 더 가까워져 있다.
산행길 내내 소사나무 숲이 울창하다.
기대한 만큼의 멋진 일출이 조금은 아쉽지만.. 맑고 그다지 춥지않은 날씨에 즐거운 일출산행에 감사하며 저구삼거리로 하산하여 산행을 마친다.
10시가 조금 넘은 시간에 하산을 했으니 남는 것은 시간뿐..
신년 첫날의 살생이 죄스러운데.. 통영항에서 푸짐하고 싱싱한 돔과 방어회로 배를 채운다.


↑돌아보니 망산 정상이 가까이에..


↑저구삼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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