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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뜻한 봄날 - 칠갑산 (청양) - 2015.03.28 본문

산행기-국내/충청

따뜻한 봄날 - 칠갑산 (청양) - 2015.03.28

삼포친구 2015. 3. 28. 2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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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뜻한 봄날 - 칠갑산 (2015.03.28)


ㅇ 산행지 : 칠갑산(561m) (청양)
ㅇ 산행코스 및 시간 : 천장호(09:50) -> 정상(11:30) -> 장곡사(13:10) -> 도립공원 주차장(13:40) (총 3시간 50분)

산행이 400회를 넘다 보니.. 이름있는 산들은 대부분 가 본 곳이다.
산악회를 따라 다니지만 산악회에서도 흥행성을 고려해서 대부분 이름있는 산으로 향하니 이 또한 대부분 가 본 산들이다.
이제는 매주 새로운 산을 찾는 다는 것이 고민이 되었다.
2003년부터 본격적인 산행을 했으니 벌써 12년이 지났고.. 10여년 전에 다닌 명산들도 많이 있는데 기억이 가물가물하다.
새로운 산을 찾기가 어려울 때.. 과거의 기억도 되살릴겸.. 예전에 올랐던 산들을 다시 찾는 것도 또 다른 즐거움이 되지 않을까..

10여년 전에 올랐던 칠갑산을 다시 찾는다.
예전에는 장곡사에서 올라 다시 장곡사로 하산했으나 오늘은 동쪽의 천장호에서 올라 서쪽의 장곡사로 하산할 계획이다.
10시가 채 안되어 천장호에 도착.. 산행을 시작한다.
어디선가 콩~밭~매~는~~ 칠갑산 음악이 흘러나오는데.. 한손에 호미를 든 채 땀을 닦는 콩밭매는 아낙네상이 산꾼을 반긴다.
천장호를 가로 지르는 출렁다리를 건너 본격적인 산행을 시작한다.
급경사를 잠깐 오르고 전망대.. 천장호가 시원하게 들어온다.
이어 정상까지 특징없는 평탄한 육산의 능선길이 이어진다.
군데 군데 진달래가 피어있어 봄을 알린다.
정상근처의 오름길에는 가마니 같은 것을 깔아놓아 길도 패이지 않고 걷는 느낌도 좋다.
육산의 능선.. 눈을 씻고 찾아도 바위는 볼 수가 없다.


↑콩밭매는 아낙네상


↑천장호 출렁다리


↑출렁다리와 전망대


↑전망대에서 천장호


↑정상이 보인다.


↑비단길..


중간 중간 짧은 휴식을 취하며 정상에 이른다.
11시 30분.. 점심을 먹기조차 애매한 너무 이른 시간에 정상에 올랐다.
넓직한 헬기장 주변으로 휴식하기 좋은 나무데크가 설치되어 있고.. 10여년 전의 정상표지석은 지금도 그대로이다.
콩밭도 없고.. 콩밭매는 아낙네도 없었지만.. 대신에 막걸리 파는 아낙네가 있다.
충무김밥을 안주 삼아 시원한 막걸리 한잔으로 목을 축인다.
차량으로 이동시간도 짧고.. 산행시간도 짧은 간만의 여유있는 산행이다.
잠시 휴식을 취하며 정상의 조망을 감상하고.. 장곡사 방향으로 하산한다.

산에서 항상 느낀다.
출발점에서는 많은 사람들이 있는데.. 산속에서 걷다보면 항상 혼자다.
다행인가? 오늘은 아내와 함께 둘이다.
인생길에 잠깐 잠깐 함께 여행하는 사람들은 있지만.. 결국 인생의 여행길은 나 혼자서 가는 길이다.
그나마 오랫동안 함께 여행하는 사람이 아내다.
인간은 외로움의 동물이다.
여행길에 많은 사람들을 만나면서 외로움을 느낀다.
오히려 혼자서 산길을 걸을 때가 훨씬 더 안정감을 느낄 때도 있다.
그 외로움은 세상에서 내 인생길이 끝나는 날까지 계속될 것 같다.


↑정상에서


↑남으로 삼형제봉


↑북으로 한치고개 방향


↑장곡사방향으로..


오름길과 달리 장곡사 방향으로의 하산길은 작은 암릉도 있고.. 경사도 심하다.
10여년 전의 기억이 날듯 말듯한 소나무숲 사이로 경사진 길을 따라 하산한다.
중간에 자식의 출세와 장수를 기원하는 전설이 있는 거북바위를 만난다.
설명에는 아랫쪽에 거북알 바위가 있다고 하나 찾지 못하고.. 정상에서 1시간 정도를 걸어 장곡사에 이른다.
장곡사에는 특이하게 상대웅전과 하대웅전으로 대웅전이 둘이 있다.
각각 신라시대 불상과 고려시대 불상을 모시고 있다.
상대웅전 아래로는 900년 되었다는 아름드리 느티나무가 세월을 느끼게 한다.
아내는 오늘도 예외없이 대웅전에 들른다.
장곡사를 지나고 주차장으로 하산완료.. 잠시 장승공원을 둘러보고.. 시간은 13시 40분..
준비한 점심은 먹지도 못한 채.. 산행이 끝나버린다.
근처 음식점에서 맛있는 비빔밥에 청국장으로 허기를 채우니..
세상에 부러울 것이 없고.. 따뜻한 봄날의 산행을 마친다.


↑암릉


↑거북바위


↑장곡사


↑일주문 - 칠갑산 장곡사


↑장승


↑장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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