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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무속에 - 수도산 (김천) - 2015.07.18 본문

산행기-국내/경상

운무속에 - 수도산 (김천) - 2015.07.18

삼포친구 2015. 7. 18. 1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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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무속에 도를 닦는 기분으로 - 수도산 (2015.07.18)


ㅇ 산행지 : 수도산(1,317m) (김천)
ㅇ 산행코스 및 시간 : 증산면 수도리 주차장(11:10) -> 수도암(12:00) -> 정상(13:30) -> 수도암(15:20) -> 수도리(16:00) (총 4시간 50분)

홀아비생활 2주차..
조금씩 익숙해져 가는 듯 하지만..
앞으로 이곳에서 생활할 날들은 얼마나 될까.. 5년? 10년?
현재에 익숙해 지는 것과 앞으로의 어려움을 생각하는 것과는 또 다른 문제이다.
앞날을 생각하면 깊은 산속의 짙은 안개속을 헤메듯이 답답하다.
생활터전이 바뀐 후에 두번째 산행이다.
이번에도 아내와 함께 한다.
남편이 주말에 가족들에게 오지않고 산으로 간다고 하니 베낭을 메고 500리길을 달려온다.
비소식은 없는데.. 산꾼의 마음처럼.. 오리무중.. 날씨가 잔뜩 흐려있다.
도를 닦는 마음으로 수도산으로 향한다.
덕유산과 가야산의 중간쯤에 위치하여.. 날씨가 좋은 날에는 두 산을 볼 수있는 산이다.
구름낀 흐린 날씨에 조망을 포기해야 하지만.. 그렇다고 다른 마땅한 산을 찾을 수도 없다.


↑수도암 갈림길


양옆으로 온통 자두과수원을 지나고..
2차선 포장도로가 1차선 포장도로로 바뀌고..
애마를 몰아 수도산 들머리까지 무흘계곡을 따르는 길이 오지중에 오지이다.
민가는 보이지 않는 외진 길을 애마로 오르니..
영화에서 본 동막골이 이곳인가 싶을 정도로 산속에서 작은 마을이 나타난다.
수도리.. 애마를 세운다.
마을에는 인현왕후 산책길의 안내문이 있다.
장희빈에 밀린 인현왕후가 이곳 근처까지 내려와서 마음을 다스렸다고 한다.
해발 700m 정도의 고지대에서 산행을 시작한다.
이곳에서 해발 900m 정도의 수도사까지 포장도로를 따라 오르고..
신라말의 석불이 있는 수도사에서 본격적인 산행을 시작한다.


↑수도암 오름길


↑수도암


능선으로 오름길.. 양옆으로 산죽이 있는 기을 따라 오르는데..
이상하게 산죽이 모두 말라있다.
대나무는 꽃이피면 죽는다더니.. 자세히 보니 산죽 위로 작은 열매가 맺혀있다.
꽃이 피었다는 증거 아닌가.. 아니면 올 지독한 가뭄 때문에 꽃을 피우고 말라죽은 것인지..
잠깐 올라 능선에 이르고.. 평탄한 능선 오르막이 이어진다.
멋진 노송이 있는 쉼터에 이른다.
과일로 간단히 요기를 하고 다시 오른다.


↑말라버린 산죽


↑정상-청암사 갈림길


↑노송 쉼터


↑헬기장


헬기장을 지나고.. 하늘은 맑아질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
정상이 가까워지니 암릉이 시작된다.
둥글넓적한 바위들이 작은 나무숲 사이로 솟아있어 맑은 날이라면 조망이 아주 좋을 것 같다.
오늘은 사방이 온통 운무에 가려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다.
바위틈에 자란 철쭉과 단풍이 벌써 가을로 착각하는 듯이 붉게 물들어 있다.


↑암릉


↑능선길 바위


↑암릉


↑벌써 가을인가..


짙은 운무로 바로 앞의 봉우리도 보이지 않으니.. 작은 암봉에 오를때마다 정상으로 착각한다.
서너번 암봉을 오른후에 정상에 도착한다.
우뚝솟은 봉우리에 커다란 돌탑이 산의 높이를 더한다.
해발 1,317m.. 가야산과 덕유산에 가려 있지만.. 낮은 산이 아니다.
남동으로 단지봉과 가야산으로 이어지는 멋진 능선과.. 서북으로 멀리 가물가물 덕유산을 상상해 본다.
다음을 기약해야 하나..
휴식을 취하고.. 오른 길을 되돌아 하산한다.


↑산꿩의다리


↑정상


↑정상에서..


↑정상부근


하산길.. 중간에 바위전망대에서 점심식사를 한다.
하늘이 조금 맑아지는 듯 하더니 다시 구름이 몰려온다.
10분정도라도 구름이 몰려가 주길 바라며.. 일부러 식사를 천천히 하고 기다려 보는데.. 그냥 바람으로 끝난다.
길옆으로 지나는 야생화에 눈길을 주고.. 수도암으로 하산한다.
어느새 견고해 보이던 구름벽이 군데 군데 뚫리고.. 하늘이 열린다.
수도암에서 보는 단지봉과 가야산으로 이어지는 능선이 시원하다.
날씨가 좋으면 가야산이 연꽃모양으로 보인다는데.. .오늘은 볼 수가 없다.
다음 기회를 노리는 수밖에.. 진한 아쉬움을 남기는 산행이다.


↑되돌아 하산길


↑까치수염(수영)


↑암릉


↑노송쉼터에서 뒤돌아 보니..


↑능선길


↑수도암에서 단지봉(우)과 가야산으로 이어지는 능선(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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