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따라 구름따라

대간의 한자락.. 조망은 없고 - 백화산 (문경) - 2018.09.29 본문

산행기-국내/경상

대간의 한자락.. 조망은 없고 - 백화산 (문경) - 2018.09.29

삼포친구 2018. 9. 30. 19:36
728x90


대간의 한자락.. 조망은 없고 - 백화산 (2018.09.29)


ㅇ 산행지 : 백화산(1,064m) (문경)
ㅇ 산행코스 및 시간 : 마원성지(11:40) -> 백화산-황학산 갈림길(13:20) -> 옥녀봉-백화산 갈림길(15:10) -> 정상(16:10) -> 황학산 정상(17:15) -> 황계산 -> 보현정사(19:30) (총 7시간 50분)


한달여 만의 산행.. 백두대간의 중간에 있는 백화산을 찾는다.
지리산에서 시작한 대간이 북으로 힘차게 달리다가 속리산에 이르러 숨을 고르고..
희양산에 이르러 잠시 방향을 남으로 돌렸다가 백화산에서 다시 북으로 방향을 틀며..
소백산을 지나 태백산에 이르기까지 동북으로 달린다.
마치 백화산에서 다시 기를 모으고 북으로 달릴 준비를 하는 형상이다.

문경에 들어서니 주흘산이 멋지게 반기고.. 백화산에 오르며 멋진 조망 있으려나? 기대하며..
마원리 마원성지에 도착하여 애마를 세우고 오서골을 따라 산행을 시작한다.
계곡에 들기 전 사과나무에는 사과가 주렁주렁.. 계곡으로 들어가니 길바닥에 임자없는 밤이 떨어져 있다.
풍요로운 가을 풍경이다.
콩밤의 맛을 기억하는 산꾼.. 베낭을 내려놓고 아내와 함께 밤을 줍기 시작한다.
시간가는 줄 모르고 주워담기 시작하니 금새 먹을 만큼 줍는다.


↑마원성지 지나서 백화산


무거워진 베낭.. 계곡을 따라 오른다.
백화산-황학산 갈림길까지 1.5km 의 평탄한 길을 1시간 20분에 도착한다.
밤 줍는 재미에 빠져 1시간은 소비한 느낌이다.
갈림길을 지나고 능선으로의 오름길이 시작된다.
가파른 너덜 오름길.. 오름길에 키가 큰 단풍나무들이 울창하다.
아직은 초록의 빛으로 하늘을 가리고 있다.
능선에 오르기도 전에 시간은 2시를 넘기고..
허기를 채우고 3시가 넘어서야 능선에 오른다.


↑백화산-황학산 갈림길


↑너덜


↑초록단풍이 하늘을 가리고..


↑너덜 오름길


계곡과는 다르게 1,000고지 능선에서는 이미 단풍이 시작되고 있다.
능선에서 백화산 정상까지 암릉을 따라 오른다.
주변을 살피지만 조망이 트이는 곳이 없다.


↑능선 옥녀봉-백화산 갈림길


↑암릉 시작


↑능선에는 단풍이..


↑암봉


암릉에 쑥부쟁이와 구절초가 사이좋게 피어있다.
꽃이 비슷해서 따로따로 있을 때는 헛갈리는데.. 산꾼은 잎으로 구분한다.
쑥잎과 닮아 있으면 쑥부쟁이? 아니다. 구절초.. 쑥잎과 닮지 않았으면 쑥부쟁이..
꽃잎은 쑥부쟁이는 보라색에 가까우며 작고.. 구절초는 흰색에 가깝고 크다.
정상에 오른다.
동남으로 시원하지는 않지만 조망이 트이는데.. 익숙하지 않은 산들이라 이름은 정확히 모르겠고..
잠시 휴식을 취하고 능선을 따라 걷는다.
이제부터 황학산까지는 숨을 고르고 다시 북진하는 백두대간 능선길이다.


↑암봉에 쑥부쟁이와 구절초


↑백화산 정상


↑정상에서 동으로 봉명산


↑동남으로 오정산인가?


↑남으로..


↑대간 능선을 따라..


↑암봉 사이로..


정상을 지나 험한 암릉이 이어지고..
이름없는 암봉에 오르니 지나온 희양산에서 백화산으로 남진하는 대간의 능선길이 눈에 들어온다.
아쉽지만 백화산에서 이화령으로 북진하는 능선은 눈에 들어오지 않는다.
평탄한 능선길을 따라 황학산에 이른다.


↑암봉


↑암봉에서 남으로 백화산 정상


↑서북쪽으로 이어지는 대간


↑이만봉, 시루봉, 희양산, 은티계곡


↑대간 능선길


↑황학산 정상


황학산 정상에서도 조망은 없다.
계속 가면 이화령.. 마원리로 하산할 생각으로 대간길과 작별을 한다.
시간은 5시가 지나고.. 부지런히 하산길에 접어든다.
평탄한 능선길을 따라 30분.. 성을 쌓고 군사들이 주둔해도 될 정도의 사초가 울창한 넒은 평원지대가 나타난다.
평원지대를 지나고.. 경사가 50도는 되어 보이는 급경사의 내리막이 이어진다.
계속에서 급경사의 능선길을 따라 하산하는데.. 이정표가 없고.. 길도 뚜렷하지 않다.
급경사 길에 유난히 약한 아내가 거북이 걸음을 하느라 시간이 지체되고.. 산속에는 서서히 어둠이 찾아온다.
마원리로의 갈림길은 나타나지 않고.. 능선을 따라 계속 직진하며 하산한다.
지나고 보니 황계산 같은데.. 잠깐 오르막을 지나고 다시 급경사.. 벌목작업을 한 지역에 이르러서는 어둠속에서 길이 아예 사라져 버린다.
마음은 점점 초조해지고.. 반은 미끄러지면서.. 멀리 보이는 가로등 불빛을 향해 경사길을 내려온다.
산행한지 7시간 50분.. 황학산 정상에서부터는 2시간 10분만에 하산을 마친다.
하산후에 GPS로 확인하니 마원리에서 한참 떨어진 보현정사 근처이다.
황학산을 지나 능선에서 오른쪽으로 빠지는 마원리로의 갈림길을 찾지 못하고.. 계속 주능선을 타고 황계산을 지나 보현정사로 하산한 것이다.
하산후.. 혼미했던 정신을 차린 아내가 "참! 내 안경!!".. 최근에 장만한 것이라 무척 좋아 했는데..
어쨋든 무사히 하산을 마쳤으니 다행이다.
마원리까지는 4km 는 될 듯하고 어찌 갈까 고민인데.. 대한민국은 참 좋은 나라.. 콜택시를 불러 애마가 있는 곳까지 쉽게 돌아온다.
애마를 타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희망은 별로 없어 보이지만.. 내일 안경을 찾으러 다시 황학산을 오르기로 하며 아내를 위로한다.
백화산은 콩밤과 급경사 고생길로 기억속에 들어온다.


↑하산길 평원지대


↑하산 - 날은 저물고


↑다음날 황계산


다음날 안경을 찾기 위해 황학산을 다시 찾는다.
어제 하산한 길을 거꾸로 오르는데.. 이 길을 어찌 내려왔나..
한걸음 내딛기도 힘들 만큼.. 발아래 흙이 부서져 내리며 미끄럽고 경사가 심하다.
일단 안경을 찾을 때까지.. 찾지 못하면 황학산 정상까지 올라야 할 판이다.
지난 밤 사투를 벌인 흔적을 따라 10분정도 올랐을까.. 정말 신기하지만 안경을 찾는다.
짧은 산행을 마치고.. 다시 밤 줍기에 빠진다.

728x9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