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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의 의미를 생각하게 하는 산 - 구봉대산 (영월) - 2009.02.28 본문

산행기-국내/강원

인생의 의미를 생각하게 하는 산 - 구봉대산 (영월) - 2009.02.28

삼포친구 2009. 2. 28. 2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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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의 의미를 생각하게 하는 산 - 구봉대산 (2009.02.28)


ㅇ 산행지 : 구봉대산 (영월, 870m)
ㅇ 산행코스 및 시간 : 법흥사(10:30) -> 1봉, 2봉, 3봉(11:30), 4봉, 5봉, 6봉(12:10), 7봉, 8봉, 9봉(13:00) -> 법흥사 일주문(15:00) (총 4시간 30분)

회사 산우회와 함께한다. 지난 1월의 부서 산우회에서의 시산제에 이어 회사 산우회의 시산제까지 두번째 시산제에 참여한다.
영월의 구봉대산(九峯臺山).. 백덕산을 가려다 산불감시 기간이라 근처의 구봉대산으로 바뀌었다.
큰 육산의 백덕산 보다는 암봉이 아기자기한 구봉대산이 오히려 산꾼의 마음을 끌어 당긴다.

아침 이른 시간에 출발했음에도 고속도로 휴게소는 만원이다.
사방에서 경기가 나쁘고 난리들인데.. 고속도로 만은 불경기가 없이 어디로 향하는 지 모를 차량들로 빽빽하다.
물론 산꾼도 그중에 끼어 고속도로 정체에 일조한다.


↑오름길에서 나뭇가지 사이로 구봉대산


법흥사 입구에서 산행을 시작한다.
계곡엔 아직도 겨울 얼음이 남아 있지만.. 하늘이 맑고 날씨가 따뜻하여 봄날 소풍나온 기분으로 산을 오른다.

구봉대산은 산이름에서 보듯이 9개봉우리의 전망대가 있는 산이다.
제1봉에서 제9봉까지가 인간의 잉태(양이봉)에서 부터 태어나고(아이봉), 자라고(장생봉), 벼슬길에 나가고(관대봉), 권세를 누리고(대왕봉), 휴식을 취하고(관망봉), 늙어가고(쇠봉), 죽고(북망봉), 다시 태어나기(윤회봉)까지를 의미하는 이름으로 되어있다.

법흥사에서 평탄하고 넓은 참나무 숲길을 한동안 오르고.. 조금 가파른 길이 이어진다.
가파른 길을 쉬지않고 오르니 곧 구봉대산 주능선에 도달하고.. 이어 봉우리라고 보기에는 조금 약한 제1봉에 도달한다.
아기를 잉태하는 어미의 기쁨에 비한다면 봉우리가 너무 초라하다.
제1봉을 지나면 곧바로 제2봉이다. 제2봉도 봉우리라고 하기엔 조금 부족한 모습이다.
들머리부터 2봉을 지나기까지는 부드러운 육산의 모습이다.


↑제2봉(아이봉)


↑2봉지나 헬기장 뒤로 3,4,5봉


헬기장을 지나고.. 제3봉에 이르면서 아이가 자라듯이 봉우리가 점점 더 커지고.. 능선은 바위암릉으로 바뀐다.
1봉부터 9봉까지가 북에서 남쪽으로 거의 일직선상에 있다. 동쪽으로 백덕산의 쌍봉우리가 시원하게 눈에 들어온다.
암릉으로 바뀌면서 볼거리도 차츰 많아진다.


↑제3봉에서 동쪽으로 백덕산과 신선바위봉


↑제3봉(장생봉)


벼슬길로 나아가는 4봉을 지나고 권세의 자리에 앉는 5봉을 향한다. 몇개의 바위봉을 올랐지만 5봉의 표지판을 찾지 못한다.
지금 내인생에서 나는 4봉에 와있는 것인가.. 5봉에 와 있는 것인가.. 아니면 5봉에는 와 보지도 못하고 6봉으로 향하는 것인가...
초라하기 그지없다.
6봉까지는 계속해서 오르락 내리락 험한길이 이어진다.


↑제4봉(관대봉)


↑암봉


↑제5봉(대왕봉)인가?


↑6봉 방향


지나온 인생길을 뒤돌아 보며 휴식을 취하는 봉우리.. 제6봉에 오른다.
구봉대산에서 가장 경치가 좋은 곳이다.
산이 낮은 편이라 사방의 산들이 구봉대산을 내려다 보고 있다. 산에 오른 것인지.. 산속에 들어와 있는 것인지 혼란스럽다.
산꾼도 잠시 주변의 경치를 즐기며 휴식을 취한다. 6봉에 정상표지석이 있어 이곳에서 기념촬영을 한다.

산행을 열심히 하듯이 인생도 열심히 살아서.. 산행후의 즐거운 휴식을 취하듯이 인생에서도 즐겁고 편안한 휴식기를 맞이할 수 있어야 할텐데..


↑6봉전 암봉


↑제6봉(관망봉)(정상)


↑제6봉에서


↑6봉에서 7,8,9봉


6봉을 지나고 제7봉과 제8봉은 쇠봉과 북망봉이다.
생로병사에서 병과 사에 해당하는 봉우리다. 그래서인지.. 봉우리도 뚜렷하지 않다.
어떤이들은 북망봉이 죽음의 봉우리라며 일부러 피해 가기도 한다. 죽음이 지금 닥친것도 아니건만 죽음의 의미조차도 피하려고 한다.
죽음이 피한다고 피할수 있다면 좋겠지만.. 누구나 닥치면 받아 들여야 하는 것이 죽음이다.
그럴바에야 그 순간에 기쁘게 받아 들이는 것이 좋겠지... 아직은 가야할 길이 구만리고.. 죽음이 멀리만 느껴지는데..


↑제7봉(쇠봉)


↑제8봉(북망봉)


구봉대산의 마지막 봉우리인 제9봉에 오른다.
이곳에도 제6봉과 동일하게 870m 라고 쓰여진 정상표지석이 있다.
이곳에서 회사 산우회원들이 모두 모여 준비한 제물들을 꺼내놓고 시산제를 지낸다.
모두가 올해 산행에서의 안전을 기원하며..
870m 의 산이라고는 믿을 수 없을 정도로 낮고 작게 느껴지는 산이다.
9봉까지 오는데 2시간 30분.. 시간은 이제 오후 1시.. 하산길은 길어야 1시간이면 충분하고...
시산제을 일부러 길게 한다. 점심식사도 천천히 하고..
항상 시산제하면 추위에 떨고 그래서 더욱 시간에 쫓기던 기억밖에 없는데.. 오늘의 시산제는 정반대다.
9봉에서의 하산길은 다시 암릉으로 이어진다. 자연성릉 모양으로 길 양쪽이 모두 험하다. 조심 조심.. 1시간만에 하산을 완료한다.


↑제9봉(윤회봉)(또하나의 정상)


↑하산길에 구봉대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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