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정버스킹 - 삼도봉 (김천) - 2024.09.29

산정버스킹 - 삼도봉 (2024.09.29)

ㅇ 산행지 : 삼도봉(1,176m) (김천) ㅇ 산행코스 및 시간 : 삼도봉 주차장(10:00) -> 정상(11:10) -> 산정버스킹(3시간) -> 주차장(14:30) (총 4시간 30분) 퇴직후 무료한 시간을 달래기 위해 색소폰에 푹 빠져있다. 여러명과 화음을 맞추는 앙상블도 하고.. 유래없는 기록적인 폭염이 지나가고 해가 떨어지면 야외공원에서 버스킹도 하고.. 처음 색소폰을 시작할 때는 악기를 들고 다른 이들 앞에 선다는 생각을 전혀 하지 않았는데.. 현실은 어느새 남들 앞에서 자연스럽게 연주를 한다. 버스킹을 함께하는 동호인 중에서 한분이 제안을 한다. 삼도봉 정상에서 버스킹을 해보는 것이 어떻겠냐고.. 며칠을 망설이다 산정버스킹을 하기로 한다. 그렇지않아도 날씨에 산행을 할 생각에 몸이 근질근질하던 참에 잘되었다. 한동안 주로 테너를 불었는데.. 산을 올라야 하니 조금 가벼운 알토를 챙긴다. 김천쪽에서 오르는 삼도봉은 850고지까지 애마가 올라갈 수 있다. 삼도봉 주차장에 이르러 동호인 3인이 산행을 시작한다. 베낭에 알토색소폰과 캔맥주 3개, 생수 3개, 사과 2개, 빵 3개.. 베낭의 무게가 느껴진다. 능선까지 오르는 급경사의 길을 천천히 오른다. 구름이 잔뜩 낀 날씨.. 일기예보에서는 12시부터 맑음이라고 했는데.. 맑은 날씨를 기대하며 오른다.

↑부항천 발원지

↑오름길

↑서어나무

↑참취

어깨를 짓누르는 베낭의 무게에 발걸음이 느려지고.. 천천히 오른다. 나무데크 옆으로 참나무들이 나타나는데.. 대부분 부러져있다. 지난 2월 황악산 눈산행때 두껍게 쌓인 눈에 소나무가지들이 부러지는 것을 보았는데.. 당시 삼도봉에도 눈이 많이 내린 모양이다. 능선이 가까워지는데.. 전망대에 이른다. 남동쪽으로 부항면이 눈에 들어오는데.. 구름이 마을까지 내려와 있다. 삼도봉도 마찬가지다. 힘들었던 폭염이 물러간 후 성큼 다가온 가을.. 시원해서 산행하기에는 좋은 날씨다.

↑오름길

↑부러진 참나무들

↑참나무와 산죽

↑전망대

전망대를 지나 능선에 오른다. 이제 거의 다 올랐다는 안도감에 발걸음이 조금 가벼워진다. 길옆으로는 구절초가 가을을 알리고.. 몸은 이미 구름속에 들어와 있다.

↑전망대에서 부항면쪽

↑능선 갈림길

↑능선길

↑구절초

정상에 이른다. 김천쪽에서 오른 산꾼들 몇명이 이미 정상에 올라있다. 정상에 자리를 잡고.. 휴식을 취하고.. 캔맥주와 빵으로 간단히 배를 채우고.. 따스한 햇볕이 그리울 정도로 찬기를 느낀다. 구름속에서 조망은 없고.. 정상 주변의 헬기장과 암봉을 잠시 돌아보고.. 악기들을 꺼낸다. 1176고지에서 산정버스킹.. 3인이 돌아가며 이곡 저곡을 연주한다. 추위때문인지.. 남들앞에 선 때문인지.. 입술이 떨리고.. 자연스럽게 비브라토가 섞인다. 저분들은 우리를 어찌 생각할지.. 고요한 산의 적막을 깬다고 불쾌하지는 않을지.. 어쨋든 박수를 쳐주기도 하고.. 삑사리 났다고 농담반 훈계반 하는 분도 있고.. 불며.. 쉬며.. 그렇게 3시간을 보낸다. 햇님은 나올 생각이 없고.. 구름속에서 모두가 한기를 느끼고.. 산정버스킹을 접는다.

↑정상에서

↑석기봉방향 헬기장

↑다시 정상

↑정상 근처 암봉

↑산정버스킹

↑하산길 부러진 참나무

오름길을 되돌아 하산에 나선다. 전망대에 이르니 구름이 조금 올라가서 멀리 가야-수도산 능선이 눈에 들어온다. 오름길은 베낭무게에 힘들었는데.. 내림길은 가파라서 후들거린다. 오름길에는 힘들어서 땀이 났는데.. 내림길에는 후들거림에 땀이 난다. 그래도 내려오는 길이 훨씬 쉽다. 30여분을 걸어 주차장까지 하산한다. 어느새 하늘을 꽉 채우고 있던 구름이 중간 중간 사라지고 따뜻해진다. 산정버스킹이라는 또 다른 추억을 만든 즐거운 산행이다.

↑남동으로 멀리 가야-수도 능선

↑기암

↑부러지지못해 쓰러진

↑주차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