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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선들의 놀이터 - 금산 (남해) - 2005.07.31 본문

산행기-국내/경상

신선들의 놀이터 - 금산 (남해) - 2005.07.31

삼포친구 2005. 8. 3. 2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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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선들의 놀이터 - 금산 (2005.07.31)


여름휴가를 남해로 왔다.
3박4일의 번개불에 콩 구워 먹는 듯하는 휴가지만.. 빠듯한 일정에서도 산은 빠질 수 없다.
오후 11시경에 상주해수욕장에 도착해서 민박을 찾아보지만 여의치 않다. 웬 사람들이 이렇게 많이 왔는지...
간신히 좁은 공간에 텐트를 치고 야영을...
잠을 자려는데 밤새도록 폭죽소리에.. 새벽에야 조용해져서 한숨자고.. 라면으로 아침을 때운다.
산행지는 남해시의 자랑.. 금산.. 간만에 아내와 딸과 함께 산행을 나선다.

산행코스 및 시간은 상주면 매표소(10:00) -> 쌍홍문(11:40) -> 보리암(12:00) -> 정상(12:20) -> 상사바위(13:20) -> 보리암 -> 상주면(15:50)


10시에 산행을 시작한다.
날씨는 후덥지근 하면서.. 안개가 잔뜩 낀 것이 정상에서의 조망은 기대하기 힘들 것 같다.
그렇다고 멀리까지 힘들게 와서 아니 오를 수도 없고.. 산행로는 바위산 치고는 그리 가파른 편이 아니다.
땀을 흘리며 아내와 딸을 이끌고 오른다.
거리상으로는 3시간이면 충분할 것 같은데.. 거북이 산꾼 둘과 함께 올라야 하니.. 장담할 수가 없다.
어차피 오늘은 금산 산행만 무사히 마치면 성공하는 하루가 될 터이니.. 마음을 느긋하게 먹는다.

정상까지는 2.25km.. 중간지점까지는 계속 오르막이다. 약수터가 있으나 수질검사에서 불합격 판정을 받아 먹지 못한다고 한다.
평소 산을 타지 않는 아내와 딸이 힘들어 한다.
그래도 여기까지 흔쾌히 따라와 준 걸 고맙게 생각하며.. 쉬자면 쉬고.. 가자면 가고..

1시간 30분여를 올랐을까.. 급경사의 오름길이 나타나고.. 멀리 쌍홍문이 보인다. 그리고 왼쪽으로는 네 선녀가 놀았다는 사선대가 안개에 쌓인 모습으로 나타난다.


산행로입구


사선대


사선대를 지나면 쌍홍문이 나타난다. 언듯 보기에는 해골처럼 보이기도 하고.. 어찌보면 콧구멍처럼 보이기도 하고..
마음이 깨끗하지 못해서인가..

쌍홍문 안으로 들어서니 후덥지근한 바깥세상과는 다르게 시원한 바람이 불어온다.
쌍홍문에서 본 바깥세상은 안개바다이다.


쌍홍문


쌍홍문에서 본 바깥세상


보리암


쌍홍문을 지나 조금 오르면 상사바위 방향과 보리암 방향의 갈림길이 나오고.. 보리암을 택한다.
보리암은 원효대사가 초당을 지었다는 오랜 사찰이며.. 우리나라 3대 기도도량 중의 하나일 정도로 경관이 빼어나다.
보리암에서 약수를 마시고.. 다 떨어져가는 물병에 물을 채운다.

그리고는 잠깐 쉬고.. 정상으로...
정상으로 가는 길은 대나무숲길을 거쳐.. 전망좋은 바위능선을 지나.. 고려시대 봉수대가 있는 망대에 오른다.


정상근처 바위


보리암과 대장봉


정상에 오른다.
산행을 시작한 지.. 2시간 20분 만에 이룬 쾌거(?)이다.
예상했던 대로 정상에서의 시야는 안개로 인하여 매우 좁다.
정상에서 기념촬영을 한 후.. 정상 근처의 문장암 넓은 마당바위를 찾아 점심식사를 한다.
점심이라야.. 쵸코파이 2개씩하고 물 한모금.. 정상에는 사람들이 많다.
차림새도 슬리퍼에.. 반바지에.. 대부분이 산행을 한 것이 아니라.. 반대편에서 차를 타고 관광을 온 사람들이다.


정상(망대)에서


정상에서


정상에서 휴식을 취한 후 상사바위가 있는 곳으로 향한다.
중간에 단군을 모시는 단군성전이 있어 들러본다. 지은 지 얼마 안되는 듯한 건물과 건물 옆에 단군 입상이 있고.. 그 앞으로는 제단이 마련되어 있다.
우리 민족의 시조라 익숙한데 막상 입상을 보니 웬지거리감이 느껴진다.
되돌아 나와 상사바위로 향한다.
상사바위까지는 내리막 능선길이다. 정상에서 30~40분을 걸어 상사바위에 도착한다.

멀리 보리암쪽을 바라보니.. 안개때문에 가물가물 보일듯 말듯 한다.
날씨만 좋았다면 정말이지 장관이었을 것 같다.
아쉬움에 한숨짓고 있는데.. 하늘이 무심치 않은 지 잠깐 안개가 걷히며 보리암과 주변 바위들이 모습을 드러낸다.

나도 모르게 저절로 탄성이 나오고..
정말 명산이다. 이성계가 개국을 하면 비단으로 산을 덮겠다고 했다지만.. 비단에 산수화를 멋지게 그린 형상이다.


상사바위


상사바위에서 본 금산과 보리암


상사바위에서 되돌아 보리암으로 향한다. 보리암까지는 능선길을 피해 촛대바위와 좌선봉이 있는 비뚤이길을 택한다.
중간의 촛대바위와 향로봉도 장관이다.
조금 지나 원효대사가 좌선을 했다는 좌선대도 지나고.. 산장식당을 지나 다시 보리암에 들어선다.


촛대바위(가운데)와 향로봉(위)


좌선대


하산 후의 금산


보리암에서 다시 휴식을 취하고.. 목을 축이고.. 아내가 언제 또 내려가나 한숨을 짓는다.
금산의 38경을 모두 보지는 못했지만.. 어쨋든 오늘 산행은 성공이니.. 내려가는 거야 1시간이든 2시간이든 즐겁게 내려갈 수 있다.

다시 쌍홍문을 거쳐 올랐던 길로 하산한다.
하산 후 매표소 근처의 음식점에서 파전과 도토리묵으로 허기를 채우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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