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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꽃없는 산에 사람꽃만.. - 태백산 (태백) - 2015.01.24 본문

산행기-국내/강원

눈꽃없는 산에 사람꽃만.. - 태백산 (태백) - 2015.01.24

삼포친구 2015. 1. 24. 2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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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꽃없는 산에 사람꽃만.. - 태백산 (2015.01.24)


ㅇ 산행지 : 태백산(1,567m) (태백)
ㅇ 산행코스 및 시간 : 유일사매표소(12:20) -> 주목지대(13:30) -> 정상(장군봉)(14:30) -> 천제단(14:50) -> 망경사(15:40) -> 당골(16:50) (총 4시간 30분)

주중에 강원도에 눈소식이 있었다.
아직껏 태백산을 오르지 못했다는 아내에게 태백산 눈꽃을 보여주고 싶다.
출발전날까지 감기로 고생을 하면서도 태백산에 대한 의지를 꺾지 않는다.
2~3일전에 눈이 왔으니.. 지금쯤 성질 급한 사람들이 길은 다 뚫었을 테고.. 눈꽃이 활짝 피어 있겠지..
어제부터 태백은 눈꽃축제가 시작이다.
그동안 날씨가 따뜻하고 눈이 오지 않아서.. 눈을 기다리던 많은 사람들이 태백으로 몰릴 것을 예상하지만..
태백으로 향한다.
2년전에는 비슷한 시기에 올라서 멋진 눈꽃을 보았는데..
이른 아침 버스를 기다리는데.. 날씨가 푸근하고 바람도 없다.
산행하기에는 좋은 날씨다.
태백에 도착.. 태백산까지 얼마 남지 않았는데.. 태백시내부터 축제장인 당골까지 차가 막힌다.
시간은 12시를 넘어가고.. 다행히 당골을 지나서 유일사까지는 쉽게 접근한다.


↑유일사 매표소를 지나고..


유일사매표소에 도착.. 산행하기에 조금 늦은 시간.. 아직도 많은 사람들이 산행을 시작하고 있다.
넓직하고 평탄한 오름길.. 길고 넓게 늘어서서 많은 사람들이 오른다.
날씨가 너무 푸근하다.
유일사 갈림길에 이른다.
유일사에서 능선길이 조금 험하고 좁은 길임을 알기에..
초행길이지만 능선으로 향하지 않고 곧바로 천제단 방향으로 향한다.
출발지점이 높다보니 고도 1,000m를 쉽게 오르고.. 고도가 높아지면서 넓은 길이 좁아진다.
많은 사람들이 일렬로 늘어서서 오르다 보니 오름길이 지체가 된다.
한 걸음 오르고 숨 한번 쉬고.. 인내력을 발휘하며 천천히 오른다.
고도가 높아지고.. 나뭇가지 사이로 멀리 함백산이 보이는데.. 눈꽃은 보이지 않는다.


↑인산


↑나뭇가지 사이로 함백산


주목군락지에 이른다.
기대가 많이 무너진다.
태백산은 한두번이 아니니..
이번에는 산보다도 눈꽃이 피어있는 주목들을 카메라에 담아 볼 생각이었는데..
날씨가 푸근하고 바람이 없으니.. 산행하기에는 좋지만 눈꽃이 없다.
눈꽃을 찾아서 많은 사람들이 올랐다.
지나치는 주목들에 정신을 빼앗기며.. 정상을 향해 오른다.
장군봉 근처에 이르자 시원하게 조망이 트인다.
함백산과 주변의 모든 산들이 발 아래로 낮아진다.
발 아래는 온통 눈 뿐인데.. 머리 위로는 파란 하늘 뿐.. 눈이 없다.
주목에도 눈꽃이 없다.
아쉬움에.. 눈에 보이는 대로 주목을 카메라에 담는다.
천년의 세월이 느껴지는 주목.. 큰 줄기는 고사하고 있는데.. 작은 줄기는 마지막 남은 힘을 다해 초록을 피워내고 있다.
생명의 경외로움을 느낀다.
간간히 바람이 불고 눈발이 날리지만.. 눈꽃을 피우기에는 너무 약하다.
주목에 푹빠져 정신을 놓아버린 산꾼을 향해 천제단은 어디에 있느냐며 아내가 갈길을 재촉한다.


↑주목


↑주목


↑뒤돌아 보니.. 함백산


↑북으로 함백산


↑주목


↑주목


↑주목


↑주목 - 생명의 경외로움


장군봉에 이른다.
정상에도 눈꽃은 없다.
장군봉에서 천제단을 배경으로 기념촬영을 하고.. 곧바로 천제단으로 향한다.
천제단에 도착.. 많은 사람들이 천제단 안쪽을 꽉 채우고 있다.
하루에도 몇천명씩 많은 사람들이 오르내리니.. 무너지지나 않을까 걱정이다.
천제단에서는 부쇠봉과 문수봉으로 이어지는 태백의 능선이 시원하게 들어온다.
근처 조금 낮은 지대에 자리를 잡는다.
아무리 푸근한 날씨라지만 1,500m을 넘은 고도에 겨울이라.. 조금만 움직이지 않으면 춥고 떨린다.
그동안은 항상 컵라면으로 허기를 채웠는데.. 처음으로 코펠과 버너를 준비하여 라면을 끓이고..
뜨거운 라면국물로 속을 녹인다.
추위가 조금 사라진다.
태백의 칼바람을 제대로 만났더라면 상상할 수도 없는 광경이다.


↑장군봉


↑장군봉에서 천제단


↑정상(장군봉)에서 천제단을 배경으로..


↑천제단 - 눈꽃은 없고 사람꽃만..


↑천제단


↑천제단을 배경으로..


↑천제단에서 문수봉


↑부쇠봉


예정은 문수봉까지 돌아 내려가는 것이지만.. 이쯤에서 산행을 접는다.
망경사를 지나 당골로 하산하기로 한다.
완만하고 넓은 경사길에 눈이 완충제 역할을 하기에 알맞을 정도로 쌓여있다.
조금씩 미끄러지며 산책하듯이 하산을 한다.
백단사와 당골의 갈림길.. 반재에 이른다.
산꾼은 콧등이 시릴 정도로 시원한 막걸리 한잔을.. 아내는 따끈한 오뎅 한꼬치로 만족해 한다.
가파른 계단을 지나 계곡에 이른다.
계곡에서 당골까지 2km 구간은 경사가 거의 없는 넓은 산책길이다.
흙과 돌은 전혀 보이지않고 눈이 하얗게 쌓여 있으니 마치 하얀 양탄자 위를 걷는 느낌이다.
단군성전을 지나고.. 당골 눈축제행사장에 이른다.
그동안 날씨가 따뜻해서인지 눈조각들의 형체가 뚜렷하지 않고 조금 녹아있다.
저걸 보려고 그 많은 사람들이 왔을까..
하지만 사람들은 눈에 갈증이 났고.. 그 갈증을 채워줄 마땅한 곳이 없음을 어쩌겠는가..


↑망경사


↑계곡에서 기암


↑단군성전


↑당골 눈꽃축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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