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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불산에 이어서 - 영축산 (울주) - 2015.10.02 본문

산행기-국내/경상

신불산에 이어서 - 영축산 (울주) - 2015.10.02

삼포친구 2015. 10. 3. 1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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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불산에 이어서 - 영축산 (2015.10.02)


ㅇ 영남알프스 : 배내고개(09:40) -> 배내봉(10:30) -> 간월산(12:00) -> 신불산(13:50) -> 영축산(15:30) -> 청수골입구(18:20) (총 8시간 40분)
ㅇ 산행지 : 영축산(1,081m) (울주)
ㅇ 산행코스 및 시간 : 신불재(14:10) -> 영축산(15:30) -> 채이등(16:50) -> 청수중앙능선 -> 청수골입구(18:20) (총 4시간 10분)

신불재를 지나 영축산으로 오름길에 억새밭이 이어진다.
오늘 영남알프스 산행의 절반정도를 걸어온 셈이다.
억새밭을 보호하기 위해서 갈 수 있는 길은 나무데크로 한정되어 있지만..
산꾼의 마음은 어느새 고삐 풀린 망아지 모양으로.. 또는 눈밭에서 강아지 모양으로.. 억새밭을 뛰어 다니고 있다.
앞으로 나가는 것은 억새와의 이별을 의미하는 것이니.. 더 이상 앞으로 나가고 싶지 않다.
자기 키만큼이나 큰 베낭에 한가득 무거운 짐을 지고.. 하룻밤 비박을 위해 오르는 이들의 마음을 알것 같다.
오늘만큼은 산꾼도 하산하지 않고 억새밭에서 억새의 숨결을 느끼면서 비박을 하고 싶은 마음이 간절하다.
어린시절 억새에 대한 추억은 없지만.. 산꾼도 아내도 어린시절로 돌아간 느낌이다.
마음껏 억새를 즐기며 천천히 이동한다.


↑신불재에서 영축산으로


↑억새


↑뒤돌아 본 신불재와 신불산


↑신불평전


↑길


영축산으로 향하는 길.. 가을로 향하는 길이다.
단풍의 색은 화려하고 따뜻하지만..
햇빛을 받아 하얀색으로 일렁이는 억새도 화려하지만..
곧 추운 겨울이 다가오고 단풍잎도 억새꽃도 떨어버릴 것을 알기에..
황량한 느낌이 드는 것을 어쩔수 없다.


↑신불평전과 영축산


↑영축능선


↑억새


계속해서 억새가 이어진다.
영축산 정상이 가까워 지고.. 서서히 억새가 사라진다.
정상으로 오르는 길은 많은 산꾼들의 발길을 견디지 못해 황폐해져 있다.
평탄한 능선을 따라 걷는 길이다 보니 간월재에서의 휴식을 제외하고는 쉬지않고 걷는다.
정상을 눈앞에 두고 오름길 한쪽의 평평한 바위에 앉아 잠시 휴식을 취한다.
하늘은 맑고.. 바람은 시원하고.. 흔들리는 억새도 좋고..
아내와 함께 오르길 정말 잘했다는 생각이다.


↑뒤돌아 본 신불산


↑정상으로..


휴식을 마치고 영축산 정상에 이른다.
역시 커다란 정상표지석.. 기념촬영을 한다.
정상에서는 남서쪽으로 가야할 함박등과 영축능선이 눈에 들어온다.
서쪽으로는 재약, 천황산이.. 북으로는 가지산과 지나온 신불산이 눈에 들어온다.
시간은 15시 30분.. 2시간정도의 하산을 예상하며 함박등으로 향한다.


↑정상에서


↑가야할 함박등과 죽바우등


↑재약, 천황산 앞으로 코끼리봉 능선


↑신불산 뒤로 가지산


영축산 정상에서 잠시 평탄한 길이 이어지다 함박등에 가까워 지면서 암릉으로 변한다.
험한 길에 시간이 걸린다.
아내도 조금 지쳐있고.. 이제 하산길을 찾아야 한다.
청수좌골은 사유지로 막혀있다고 하니 청수좌골과 우골사이의 능선으로 하산하기로 한다.
함박등은 오르지 않고 우회한다.
근처에 채이등이라는 이정표가 있어 순간적으로 채이등인 것으로 착각한다.
청수능선으로 하산길을 찾아 보지만 길인지 아닌지 구분이 안되는 희미한 길이 있을 뿐이다.
조금 더 가보기로 한다.
청수능선을 찾지 못하면.. 청수우골로 하산하는 대안이 있으니.. 조금 더 나간다.
이어 함박재를 알리는 이정표가 나오고 채이등 0.3km 라 쓰여 있다.
이런.. 함박등 근처의 이정표가 잘못된 것이다.
조금 더 나가니 청수골 갈림길을 알리는 부서진 이정표가 나타난다.


↑뒤돌아 본 영축산


↑너덜지대 돌탑


↑죽바우등(좌), 채이등(중), 함박등(우)


↑뒤로 영축산


↑함박등 근처 잘못된 이정표 - 채이등 아님


↑함박등과 영축산


↑함박재 - 채이등 0.3km


↑채이등 근처에서 청수능선 갈림길


이별의 아쉬움에 마지막으로 영남알프스를 한번 더 눈에 담고.. 청수능선으로 하산한다.
청수능선으로의 하산길은 급경사가 대부분이지만 길은 험하지 않은 편이다.
해가 떨어지기 전에 하산을 마치려고 부지런히 걷는다.
채이등에서 1시간 30분 정도를 걸어 청수골 합수점으로 하산을 마친다.
그런데 이곳에서 배내골로 나가는 것이 문제.. 사유지라는 이유로 산장에서 철조망을 쳐놓아서 갈길을 찾지 못하고 시간을 소비한다.
어두워지던 하늘은 금방 깜깜해지고.. 우회길을 찾아 산을 올라보지만.. 청수좌골에서 영축산으로 오르는 길이다.
어둠속에서 랜턴불빛에 의지해 길을 찾다가 아내는 정강이를 다치고.. 산꾼도 무릎을 조금 다치고..
119에 도움을 요청하니 계곡을 따라 내려오라고 한다.
조심조심 길없는 계곡을 따라 간신히 하산을 마친다.
고약한 사람들.. 계곡입구를 막고 계곡 전체를 사유화하는 권리는 도대체 누구에게서 받은 것인가..
길이 있던 곳에 사유지라고 철조망을 쳤으면 최소한의 우회길은 내주어야 할 것이 아닌가..
우마차가 지나는 것도 아니고 단지 사람이 지나가는 것인데..
마지막이 힘들었지만.. 즐거운 억새산행을 기억하며 아내와 함께 1,2,3차의 영남알프스 종주산행을 마친다.


↑좌로부터 재약, 천황, 운문, 가지, 능동산까지..


↑좌로부터 가지, 간월, 신불산까지..


↑좌로부터 간월, 신불산까지..


↑청수능선 하산길


↑청수골


↑다음날 파래소폭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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