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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년고도의 동악 - 토함산 (경주) - 2015.10.28 본문

산행기-국내/경상

천년고도의 동악 - 토함산 (경주) - 2015.10.28

삼포친구 2015. 10. 30. 2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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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년고도의 동악 - 토함산 (2015.10.28)


ㅇ 산행지 : 토함산(746m) (경주)
ㅇ 산행코스 및 시간 : 탑골마을(08:40) -> 정상(10:00) -> 석굴암 일주문(10:30) -> 석굴암 -> 불국사(11:20) -> 탑골마을(11:40) (총 3시간)

천년고도의 동악을 찾는다.
토함산(吐含山).. 이름도 특이하다.
구름을 토한다는 것인지.. 한이 많은 민족이니 한을 토한다는 것은 아닌지..
오후에는 일정이 있으니.. 토함산에 오르려 새벽에 출발을 한다.
8시가 조금 넘어서 토함산 들머리인 탑골마을에 도착한다.
더 일찍 올라서 석굴암에서 일출을 본다면 그 감동을 상상할 수 있을까..
욕심이다.
해는 이미 중천에 올라있고..
토함산에 올랐어라~~ 해를 안고 앉았어라~~ 세월도 아픔도 품어 버렸어라~~
탑골마을 입구에서 흥얼거리며 산행을 시작한다.
탑골마을에 갈림길이 있어 오른쪽 작은 도랑을 따라 오르는데.. 이정표도 없고.. 길을 잘못 든 느낌이 든다.
시간의 여유도 별로 없고.. 계속 앞으로 나간다.
잠시 오르니 작은 암자가 나타난다.
입구에는 특이하게 돌로 만든 커다란 남근을 여인이 지탱하고 있는 조각상이 있다.
산행로가 아니라는 경고문이 있고.. 경고문이 있으니 많은 사람들이 이곳으로 왔다는 이야기고..
잘 살피니 왼쪽으로 산으로 향하는 우회길이 있다,
되돌아 가자니 시간의 여유도 별로 없고.. 계속 앞으로 나간다.
길은 능선을 따라 오르막으로 이어진다.
혹시나 정상으로 향하지 않으면 어쩌나.. 멧돼지라도 나올까 음악을 틀고 오르는데..
구세주 같이 부지런하신 한분이 내려온다,
정상으로 갈 수 있는가 물으니.. 갈 수는 있는데.. 조금 험하다고 한다.
바위산도 아니고.. 험해야 경사가 조금 급하다는 소리이고.. 정상에 오를 수 있다면 된다.
마음놓고 길을 따라 걷는다.


↑탑골마을 지나서..


↑암자


산속임에도 바람이 제법 강하게 분다.
조망은 없고.. 휴대폰의 음악을 따라 부르며 오른다.
고도가 높아지고.. 경사가 심해진다.
토양이 씻겨나가 아랫쪽으로는 뿌리를 반쯤 드러낸 나무들이 힘겹게 버티고 서있다.
길은 미끄럽고.. 급경사를 오르고.. 커다란 정상표지석이 눈에 들어오니 정상이다.


↑오름길에 쉼터


↑급경사


이른 시간이라 그런가.. 정상에는 아무도 없다.
잠시 천년전의 신라인이 되어 사방을 둘러본다.
서쪽으로는 경주시내와 예전에 오른적이 있는 고위산과 남산.. 그리고 아직은 미답지인 단석산이 눈에 들어온다.
북쪽으로는 내일 올라야 할 동대봉산과 함월산이 들어온다.
동쪽으로는 작은 산들과 그 너머로 동해바다가 눈에 들어온다.
정상 주변으로는 억새가 일렁이고.. 석굴암 방향으로 발걸음을 옮긴다.


↑정상


↑정상에서 서쪽으로 고위산, 남산, 단석산


↑북으로 동대봉산, 함월산


↑정상에서


↑동으로 산과 동해바다


↑남쪽 조망


조금 내려오니 성화채화지가 있다.
돌을 깎아 만든 성화채화대가 있고 그 앞의 작은 돌에는 여인이 기도를 하는 듯한 모양의 조각이 새겨져 있다.
주변의 바위에 오르니 경주시내와 정상부근이 눈에 들어온다.


↑석굴암 방향으로 하산길


↑성화채화지


↑성화채화지에서 경주시내


↑정상


오르막과 다르게 하산길은 걷기 좋은 넓고 평탄한 길.. 석굴암 일주문에 도착한다.
여기까지 와서 석굴암 부처님을 아니 뵐수는 없고.. 석굴암으로 향한다.
석굴암 부처님은 암자와 같은 건물의 유리벽안에 답답하게 숨어 계신다.
시원한 맑은 공기의 바람도 쐬고 따가운 아침햇살의 기운도 직접 느껴보고 싶지는 않으실까..
건물 안으로 들어가서 부처님을 만난다.
합장을 하고.. 잠시 소원을 빌어보고..
마침 스님들이 불공을 드리고 있어 내 소원까지 함께 빌어줄 것 같은 느낌이다.
이곳에서 일출을 본다면.. 세월도 아픔도 모두 품고 천년을 지나온 부처님의 마음을 느낄 수 있을까..
우리사회가 지금 필요한 것이 이런 것 아닐까..
분노조절이 안될 정도로 욕심과 아픔이 많은 이 사회를 부처님이 보신다면.. 지그시 눈을 감고 동해의 태양을 느껴보라고 말씀하실 것 같다.


↑일주문 - 토함산석굴암


↑석굴암


되돌아서 석굴암 일주문으로 나온다.
이어 불국사 방향으로 하산.. 걷기 좋은 계단길을 따라 걷는다.
오후에는 일정이 있으니.. 부지런히 빠른 걸음으로 걷는다.
불국사로 향하는 길.. 울창한 나무숲에 단풍이 들기 시작한다.
여유가 있으면 불국사에도 들어가 볼텐데.. 아쉽지만 오늘은 여기까지.. 다음 기회로 미룬다.
불국사 일주문만을 카메라에 담고 탑골마을로 발길을 돌린다.


↑다시 일주문으로..


↑불국사로..


↑불국사 하산길


↑일주문 - 불국사


↑탑골마을로 회귀중에 토함산


불국사 숲길과는 다르게 불국사 앞 넓은 숲의 벚나무들은 벌써 단풍이 지고 있다.
불국사를 지나 다시 탑골마을 입구로 돌아온다.
돌아오는 길에 저수지 골프장 뒤로 토함산이 보인다.
웅장하지도.. 그리 멋있지도 않은 산이지만..
천년고도의 동악으로 석굴암과 불국사를 품고 있는 토함산이다.
묵은 숙제를 하듯이 이렇게 또 하나의 산을 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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