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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신은 남벽을 열고 - 한라산(1) (제주) - 2014.11.22 본문

산행기-국내/제주

여신은 남벽을 열고 - 한라산(1) (제주) - 2014.11.22

삼포친구 2014. 11. 23. 1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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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신은 마음을 열고 - 한라산 남벽 (2014.11.22)


ㅇ 산행지 : 한라산 윗세오름(1,700m) (제주)
ㅇ 산행코스 및 시간 : 돈내코(09:40) -> 해발1000m(11:00) -> 평궤대피소(12:20) -> 남벽분기점(13:00) -> 윗세오름(14:30) -> 사제비동산(15:10) -> 어리목(16:10) (총 6시간 30분)

(1) 돈내코(09:40) -> 해발1000m(11:00) -> 평궤대피소(12:20) -> 남벽분기점(13:00) (3시간 20분)

꼭 1년만에 한라산을 다시 찾는다.
그리고.. 돈내코는 4년만에 다시 찾는다.
휴식년제를 벗어나 개방된 지 얼마 안되어 찾았지만.. 한라여신의 질투에 남벽을 앞에 두고도 보지 못하고 그냥 돌아가야 했던 기억이다.
두번째로 찾았으니.. 이번에는 여신이 남벽을 보여 주겠지..
아침 날씨가 아주 좋다.
제주시에서 본 한라산의 북벽은 중간중간 흰눈이 있으나.. 하늘엔 구름한점 없고 맑은 날씨다.
아내에게 멋진 한라산 남벽과 산죽을 보여주겠다고 장담을 했는데.. 그 약속을 지킬 수 있을지..

9시 40분쯤에 돈내코에 도착.. 산행을 시작한다.
10시 직전에 관리소앞을 지나는데.. 직원이 한마디 한다.
남벽분기점에서 오후 1시 30분부터 통제를 하므로 그 전에 올라야 어리목으로 넘어갈 수 있단다.
남벽분기점까지는 7km.. 산꾼은 그냥 흘려 들었는데.. 오름길에 자신없어하는 아내는 이내 마음이 급해지고.. 발걸음도 빨라지고..
한걸음 한걸음 오른다.
해발 500m에서 시작을 하니.. 해발 1600m인 남벽분기점까지는 1100m를 치고 올라가야 한다.
완만하게 오르는 경사길이지만.. 시간이 갈수록 몸이 반응을 하며 힘들어진다.

울창하게 자란 소사나무가 숲길이 걷기 좋다.
30분정도 산행을 했는데.. "자기 혼자 오르면 안되나?" 과속을 하던 아내가 마음 약한 소리를 하며 힘들어 한다.
예전에 산행경험을 들려주며 그 시간내에 충분히 오를 수 있으니 조급해하지 말라고 안심을 시키니 조금 안정을 찾는다.
산행길 옆으로 해발 100m 를 오를때 마다 해발을 알려주는 표지석이 있다.
잠깐 오르면 해발이 100m 씩 높아짐을 알려주니 심심치도 지루하지도 않게 오른다.
해발 1000m 를 지나면서는 성취감으로 오른다.


↑돈내코 들머리 - 멀리 남벽이 보인다.


↑뒤돌아 보니..


↑오름길


↑해발 1000m


시간은 11시.. 돈내코에서 남벽분기점까지의 중간지점에 이른다.
잠시 휴식을 취하고.. 이제부터는 지나온 거리보다 가야할 거리가 짧다.
산행을 하는 사람들은 잘 알지만.. 이제부터는 가면 갈 수록 점점 더 힘이 난다.
숲은 거의 변함이 없다.
육지의 소사나무와는 또 다르게.. 참나무처럼 키가 크고 울창한 소사나무 숲이 계속 이어진다.
물없는 계곡을 지나고.. 소사나무 숲이 끝나고.. 삼채기도를 지나면서 아름드리 소나무 숲이 이어진다.
오름길 경사도 조금 가파라진다.
아내는 몇걸음 떼지 못하고 휴식을 반복한다.
그렇게 그렇게.. 지쳐가는데.. 지나는 산꾼이 걸터앉아 휴식을 취하기 좋은 정육면체의 바위가 나타난다.
둔비바위다.
시간은 12시가 되어 간다.
산행 2시간이 지나고.. 잠시 두번째 휴식.. 신맛이 덜하고 달콤한 제주감귤로 목을 축이고..
다시 힘을 내서 출발..


↑돈내코-남벽 절반 지점


↑소사나무숲


↑물없는 계곡


↑가야할 거리가 짧다.


↑소나무지대


↑둔비바위


울창하고 키가 큰 나무들이 사라지고.. 서서히 키작은 나무들이 나타나더니.. 이내 맑은 하늘이 열린다.
이제 오를 만큼 올랐다.
평궤대피소에 이른다.
하늘을 가리던 나무들은 모두 사라지고.. 눈앞으로 산죽벌판이 펼쳐진다.
전망대에 올라 뒤돌아 보니.. 힘들게 올라온 길이 왜그리 가깝게 보이는지.. 제주 앞바다가 가깝게 들어온다.
앞으로는 남벽이 머리를 살짝 내밀고.. 하늘은 구름한점 없이 맑고.. 오늘은 마음껏 남벽을 볼 수 있겠다.
산죽으로 가득 채워진 벌판을 가로 지른다.
이제부터 눈이.. 마음이.. 즐거울 일만 남았다.
남벽이 점점 더 가까워진다.


↑평궤대피소


↑전망대에서 제주 남해바다


↑남벽이 보이고..


↑산죽벌판


↑남벽


↑남벽이 점점 더 가까워지고..


↑산죽사이로 산책길


↑남벽


↑남벽분기점에서..


13시.. 남벽분기점에 이른다.
눈앞을 가로막은 남벽이 손에 잡힐듯이 가까운데.. 4년전에는 전혀 보이지 않았던 남벽이다.
오늘은 기분좋은 여신이 전라의 모습을 다 보여준다.
4년전 짙은 안개속에서 잠깐 보았을 때는 지옥의 마왕처럼 보였었는데.. 지금은 커다란 검은 박쥐의 모습으로 웅장하다.
남벽분기점을 알리는 이정표에서 아내와 기념사진을 찍고.. 휴식을 취하며 허기를 채운다.


↑남벽(I)


↑남벽(I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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