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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 29주년 눈 산행 - 성인봉 (울릉) - 2022.02.28 본문

산행기-국내/경상

결혼 29주년 눈 산행 - 성인봉 (울릉) - 2022.02.28

삼포친구 2022. 3. 1. 2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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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 29주년 눈 산행 - 성인봉 (2022.02.28)


ㅇ 산행지 : 성인봉(986m) (울릉)
ㅇ 산행코스 및 시간 : KBS중계탑(12:20) -> 팔각정(14:10) -> 바람등대(14:40) -> 정상(15:30) -> KBS중계탑(18:40) (총 6시간 20분)

결혼 29주년..
코로나 일일 확진자가 17만명 시대.. 20대 대선은 열흘이 채 남지않고..
복잡하다.
내로남불 문주주의 정권이 또 무슨 짓을 할 지.. 코로나 창궐을 핑계로 대선투표도 못하는 것 아닌가??

10년전에 궂은 날 빗속에 올랐다가 아무것도 보지 못하고.. 비바람속에 정상사진만 찍고 내려왔던 성인봉..
그 성인봉으로 다시 간다.
후포항에서 출발하는 페리를 예약했는데.. 하필 동해상에 풍랑경보..
페리는 출발을 못하고.. 포항신항에 연락하니 크루즈선은 출발할 수도 있단다.
인터넷예약은 이미 마감되고 현장예약이 남아있는데.. 부랴부랴 애마를 몰아 포항으로 향한다.
현장 예약을 마치고.. 0시에 출발하는 크루즈는 풍랑경보로 2시 40분에 출발..
배는 어찌나 출렁거리던지.. 풍랑을 뚫고 8시 30분에 도착해야 하지만.. 항로를 변경해 가며 10시에 사동항에 도착한다.
놀란 가슴을 쓸어 내리고.. 첫날은 울릉도 관광을 하고.. 두번째날 성인봉을 찾는다.

산행을 힘들어하는 마눌을 배려한다고.. 10년전의 기억을 되살려 안평전에서 오르는데..
예전에 올랐던 길은 통제되고.. 새로운 길이.. 안평전에서 가파른 오르막을 지나 능선에 오른다.
눈이 쌓인 길.. 능선을 따라 올라야 할 것 같은데.. 유일한 발자국은 비뚤이길을 따라간다.
잠깐 따라가다가 이상해서.. 발걸음을 돌리는데.. 설피를 들고 오르는 울릉 주민을 만난다.
능선 따라 오르는 게 성인봉을 오르는 길이라는데..
능선길은 발자국이 없으니.. 발걸음을 되돌려 안평전으로 하산해서 KBS 중계탑으로 향한다.

KBS 중계탑에 도착.. 시간은 이미 12시.. 잠시 고민.. 늦어도 6시간이면 하산할 수 있겠지..
부랴부랴 산행을 시작한다.
안평전에서 오르막을 한시간이나 걸었으니.. 이미 다리가 무겁다.
천천히 오른다.
잠시 오르니.. 눈세상이 펼쳐진다.
머리위에 눈꽃은 없지만.. 발아래는 온통 하얀 눈이다.
잠시 오르고.. 비뚤이길이 이어진다.
나무데크에도 눈이 쌓여있고.. 계곡에도 눈이 쌓여있고..


↑KBS중계탑 들머리


↑뒤돌아 본 독도 전망대


↑눈산행 시작


↑울창한 고로쇠나무 숲


↑고로쇠 채취


↑비뚤이 눈길


↑데크에도 눈이


↑데크에서 말잔등


계속되는 비뚤이길.. 눈이 쌓여있지만 녹는 눈이라 조금만 옆으로 벗어나 밟으면 푹푹 빠진다.
앞서 간 발자국에 믿음을 주고.. 한걸음 한걸음이 조심스럽다.
데크를 지나서 비뚤이길이 끝나고.. 가파른 오르막이 시작된다.
팔각정까지 30도 이상의 경사길이 이어진다.
바람에 날린 눈이 팔각정 안에도 쌓여있다.
팔각정에서 잠시 숨을 돌리고.. 눈쌓인 급경사길은 바람등대 암봉까지 이어진다.


↑계곡에도 눈


↑팔각정


↑팔각정에서 저동


↑능선길


등대처럼 뾰족한 암봉의 바람등대에서 남쪽으로 조망이 트인다.
희뿌연 날씨에.. 바다와 하늘이 구분되지 않는다.
바람등대를 지나고.. 평탄한 능선길이 이어진다.
울창한 고로쇠나무 숲에 눈쌓인 능선길.. 눈높이에 있어야 할 이정표는 발높이까지 내려와 있다.


↑바람등대


↑바람등대에서 사동


↑나무들이 봄 준비


↑평탄한 능선길


↑나뭇가지 사이로 성인봉


↑말잔등


↑능선길


↑이정표가 발높이에..


정상에 오른다.
동서남북 조망이 트인다.
나리분지 전망대에서는 나리분지가 한눈에 들어온다.
화산으로 생겨난 분지라.. 물이 없는 것을 빼고는 사방이 울퉁불퉁 암봉에 둘러싸인 모습이 백두산의 천지를 닮아있다.
정상에는 아무도 없다.
잠시 휴식을 취하며 정상을 즐긴다.
결혼생활 29년을 함께 잘 살아오고.. 성인봉도 힘들게 함께 올랐으니.. 앞날도 잘 헤쳐나갈 수 있겠지..


↑정상이 눈앞에


↑동으로 말잔등


↑남쪽 조망


↑남서쪽 조망


↑서쪽조망


↑북쪽 형제봉과 송곳봉


↑나리분지


↑정상에서


오후 4시를 지나서 하산길..
나리분지로 하산할까 하다가.. 그쪽 상황을 모르니.. 올라 온 길로 되돌아 하산한다.
신기하게도 육지의 눈과 다르게 울릉도의 눈은 달라붙지 않는다.
평탄한 능선을 지나.. 팔각정까지.. 팔각정을 지나서 비뚤이길까지 급경사의 내리막..
마눌은 오를때 만큼이나 내려오는 것도 힘들어 한다.
결혼 29주년 기념으로 찾은 성인봉.. 몸은 힘들어도 만족스런 산행이다.
오름길 3시간 10분.. 내림길 3시간 10분.. 해가 떨어지고 어둑어둑한 무렵에 6시간 20분의 산행을 마친다.


↑전망대에서 나리분지


↑하산길에


↑공생


↑하산길에 도동항과 독도전망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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